식품업계, 회사채 발행 늘린다…'자금조달' 고삐
CJ제일제당·대상, 수요예측 흥행 성공
신세계푸드, 700억 규모 회사채 발행 준비
업황 개선 불확실성에도 해외사업 등 긍정적 평가
2024-01-18 15:26:17 2024-01-18 18:04:15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주요 식품기업들이 연초부터 공모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에 나서고 있습니다. 수요 위축과 가격 인상 통제 등으로 업황 개선 여부가 불확실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수익 창출 전망에 힘입어 큰 어려움 없이 실탄을 확보하는 모습입니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기존 4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회사채 발행금액을 확대했습니다. 지난 12일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모집액의 3배가 넘는 1조2900억원의 주문을 받아 흥행에 성공했는데요. 3년물 2500억원, 5년물 1500억원을 각 4300억원, 1700억원으로 늘렸습니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하는 자금은 채무상환에 사용될 예정입니다. 당장 오는 22일 2000억원 규모의 기업어음 만기가 도래하며, 공모 회사채와 해외사채, 일반대출을 포함한 6547억원의 채무를 상환할 것으로 보입니다. 
 
대상은 지난 16일 2년물 200억원, 3년물 800억원 등 1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 실시했습니다. 그 결과, 총 8200억원의 자금이 몰렸습니다. 1300억원으로 증액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200억원은 ESG 채권(사회적 채권)으로 중소협력사 금융지원에, 800억원은 이달 만기일이 도래하는 채무상환에 활용할 예정입니다.
 
회사채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두 회사의 3대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은 CJ제일제당 'AA', 대상 'AA-'로 모두 AA급인 만큼 우량 회사채로 분류됩니다.
 
하지만 실적 전망은 밝지 않은데요.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집계를 보면, CJ제일제당의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2.9% 감소한 29조2203억원, 영업이익은 21.6% 줄어든 1조3050억원으로 추정됩니다.
 
대상의 작년 매출은 4조1125억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0.7% 증가하는 반면 영업이익은 9.6% 감소한 1265억원으로 예상됩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 설탕이 진열된 모습. (사진=뉴시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식품 업황 자체가 썩 좋다고 볼 수는 없지만, 생활 밀접 품목을 다루는 업계 특성상 실적 변동폭이 크지 않다"면서 "안정적 구조를 가지고 있어 채권시장에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현재 기관투자자들이 자금을 대거 집행하는 만큼 수요예측에 돈이 몰리는 연초 효과가 발생하는 시기이기도 하다"고 부연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신세계푸드는 오는 19일 7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위한 수요예측에 나섭니다.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1000억원까지 발행액을 늘릴 예정입니다.
 
신세계푸드는 3대 신평사로부터 'A+'의 신용등급을 받았는데요. AA급보다 투심은 약하지만 무리 없이 회사채 발행이 가능할 것이라는 게 IB업계 시각입니다.
 
식품기업들은 경기 침체로 인한 수요 위축과 물가 통제로 가격 인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요. 다만 식품 원재료 가격 수준이 하향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고, 해외사업 호조세를 보이는 점은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평가입니다.
 
송동환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국내 식품시장은 수요 위축에도 전반적인 외형성장세가 유지되고 있다"면서 "환율, 부대비용 증가로 인해 원가 부담이 잔존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생산·운영 효율화, 판가조정을 통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한국 식품 선호도가 높고 달러 매출비중이 높은 지역의 해외사업을 영위하는 일부 기업의 경우 해외 영업 실적이 전사 영업수익성을 지지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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