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돋보기)올해 분양시장은 '상저하고'…하반기 공급 쏠린다
"상반기 시장 위축 여파 지속"
총선·금리 변수 해소 후 물량공세
강남3구 분양 집중…14곳 준비 중
2024-01-08 06:00:00 2024-01-08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난해 반짝 회복세를 보였던 분양시장이 다시 위축된 가운데 이 여파는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총선 등 정치적 변수가 해소되고, 미국의 금리 인하 현실화로 국내 경제 상황 개선 가능성이 높은 하반기에 분양이 집중될 것이란 관측입니다.
 
8일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에서 26만5439가구의 분양이 계획돼 있습니다. 상반기 10만1286가구, 하반기 7만7469가구로 예정됐지만, 대략적인 분양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물량은 8만6684가구에 이릅니다.
 
상반기 공급을 앞둔 물량도 분양 일정 변동성이 큰 탓에 제때 분양이 어려울 수 있습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중견건설사의 워크아웃 신청으로 건설업계 자금 조달이 어려워져 새 분양사업 추진이 힘든 상황입니다. 1분기부터 선거로 온 관심이 집중되면 분양 홍보 효과가 떨어지는 점도 분양 시 고려해야 할 사안입니다.
 
총선 결과에 따라 부동산 정책에 변화가 발생할 수 있어 청약수요도 신중한 움직임을 보일 수 밖에 없죠. 미국의 금리 조정에 따라 하반기 국내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 수요 움직임은 상반기보다 하반기 더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분양이 일정대로 추진되는 경우는 잘 없다"면서 "인허가가 가장 우선이고, 시장 흐름과 수요 움직임, 선거가 있는 해에는 정치적 상황 등도 감안한다"고 말했습니다. 
 
전국 분양 계획 물량 중 53%인 14만1100가구는 수도권에서 공급됩니다. 지역별로 △서울 4만4252가구 △경기 7만4623가구 △인천 2만2225가구입니다.
 
 
(그래프=뉴스토마토)
 
특히 서울에서는 강남에 분양이 집중돼 있어 시장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도시정비사업 등을 통해 강남 3구에서만 14개 단지가 분양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단지는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입니다. 반포4지구를 재건축해 총 3307가구의 대단지로 지어지며, 바로 앞 지하철 3호선 잠원역이 위치한 노른자위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일반분양 물량은 162가구로, 분양가가 3.3㎡(1평)당 6705만원으로 책정돼 역대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강남구 대치동의 '디에이치대치에델루이', 도곡동 '래미안레벤투스'를 비롯해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펜타스',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 등 강남서 줄줄이 분양이 대기 중입니다.
 
이 단지들은 알짜 입지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강남 3구에서 나오는 만큼 시세 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높습니다. 이에 청약 열기도 거셀 것으로 점쳐집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수도권에서는 원주민 수요가 확보되고, 외부 수요까지 끌어들일 수 있는 정비사업장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질 것"이라며 "분양이 대거 몰린 강남에서는 만점짜리 청약통장도 나올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다만 정비사업장의 경우 분양 일정을 가늠하긴 더 어렵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정비사업에 있어 높은 일반분양가 산정이 유리하다. 이자를 감당할 수 있는 사업장의 경우 분양시기를 미루려는 경향이 강하다"면서 "부동산 시장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렸다가 더 나은 분양가를 받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공사비 증액 등의 문제를 두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도 있다 보니 분양 일정을 잡기 어렵다"면서 "정비사업장 분양은 건설사 소관이 아닌 조합 측에서 먼저 결정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 일대 재건축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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