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량 줄이더니 이번엔 가격 올린 '교촌'…"배달수수료 고공행진 탓"
서울 교촌치킨 90%, 순살 메뉴 배달앱 가격 2000원 ↑
이달 중량도 30% 줄인 데 이은 소식에 소비자 '분통'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플랫폼이"…제동 정책 필요
2025-09-29 15:46:17 2025-09-29 17:15:39
 
[뉴스토마토 이수정 기자] 앞서 순살 치킨 메뉴에 닭가슴살을 섞고 중량을 줄이는 '꼼수' 가격 상향 조정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은 교촌치킨이, 이번에는 '배달 수수료 인상'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서울 지역 교촌치킨 가맹점 대부분이 배달앱 판매가를 기존보다 2000원씩 올리면서 고객 불만이 고조되는 모양샙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교촌치킨 서울 가맹점주는 지난 19일부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서 △허니콤보 △레드콤보 △간장콤보 △반반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을 기존보다 2000원 올렸습니다. 인기 메뉴인 허니콤보 가격은 2만3000원에서 2만5000원으로 올렸습니다. 
 
교촌치킨 본사는 "가맹 본사가 모든 점포에 콤보 3종에 대한 자율가격제(배달 전용 가격)를 실시하라고 통보한 적은 없다"며 "가맹사업법에 따라 가맹점 상품이나 가격을 권장할 수 있지만, 강제적으로 구속할 수 없기 때문에 가맹점에서 배달 전용 가격을 전용하겠다고 하면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번 인상은 배달앱 수수료 부담이 날이 갈수록 커진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소상공인에게 필수가 된 배달앱의 포괄 수수료가 평균 30%에 달하는 가운데 교촌치킨 서울 가맹점주 90%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겁니다. 배달 수수료가 가격 상향 조정의 원인이기 때문에 교촌치킨 전용 앱 치킨값은 오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교촌치킨 뿐 아닌 bhc 등 대부분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배달 전용 가격제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배달앱에 지불하는 수수료가 날로 상승하면서 점주들의 매출에 타격이 커지자, bhc는 지난 6월부터 배달 치킨 가격을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게 했습니다. 그 결과 bhc 가맹점 상당수도 앱 판매가를 2000원가량 올렸습니다. 
 
(사진=chatGPT)
 
프랜차이즈 본사들은 배달 수수료로 부담을 겪는 점주들의 요구를 무시할 수도, 고객들의 불만을 두고 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말합니다. 교촌치킨 관계자는 "경기 불황에 따른 소비자 반응을 고려해 신중한 도입 검토를 하고 있는 가맹점도 있다"며 "같은 상권에서 배달 전용 가격제를 도입한 점주들이 주변 다른 점포도 도입을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고객 불만과 혼란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고객들의 반응 싸늘합니다. 이달 교촌치킨은 간장순살과 레드순살 등 순살 메뉴 중량을 기존 700g에서 500g으로 줄였습니다. 비율로 따지면 30%나 줄어든 셈입니다. 여기에 원재료 구성도 닭다리살 100%에서, 닭가슴살을 섞어 사용하기로 했습니다. 이러한 소식이 알려지자 소비자들은 사전 공지 없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교촌치킨을 질타했습니다.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제품 크기나 수량을 줄이는 방식의 일명 '슈링크플레이션'의 전형적인 행태라는 겁니다. 
 
업계는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은 날로 높아지는 배달 수수료라면서 한숨을 쉬었습니다.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플랫폼이 버는 시대"라며 "점주 매출의 30%가 배달앱 수수료로 나가면서 점주들은 최소한의 손실 방지를 위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점주들에게 손해를 강요하면서 가격 하락을 강요할 수 없기 때문에 최근 논의되고 있는 배달 수수료 상한 제도 등 정책적인 문제 해결이 필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수정 기자 lsj598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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