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발 척척…운동권 카르텔 겨냥 '이념' 회귀
윤 대통령, 야권 겨냥 '86 운동권 심판론'
민주 "대통령이 편가르기에 나서 " 비판
2024-01-02 16:59:48 2024-01-02 18:54:3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서민경제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여권이 '이념'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여권은 어려워진 경제 상황 속에서도 총선을 앞두고 야권을 겨냥하며 '카르텔 타파', '운동권 청산' 등을 언급하고 나섰는데요. 차가워진 민심이 더욱 싸늘해진 모습인 가운데, 정치권에선 다시 강경보수로 회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윤 대통령 "패거리 카르텔 타파"…'운동권 청산' 한동훈 힘 실어주기
 
2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사에서 집권 3년 차를 맞아 국정의 중심을 민생에 두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도 지난해 10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잘 쓰지 않았던 '이념'과 '카르텔'이란 표현을 다시 꺼내들었습니다.
 
윤 대통령은 전날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구조개혁을 강조하면서도 "부패한 패거리 카르텔과 싸우지 않고는 진정 국민을 위한 개혁이 불가능하다"며 "자기들만의 이권과 이념에 기반을 둔 패거리 카르텔을 반드시 타파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이념을 강조했던 시기로 되돌아간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자신의 이익만 생각해 개혁을 방해하는 이권 카르텔을 타파해야 구조적 개혁이 가능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은 올해 4월 총선을 '86 운동권 특권 정치'와의 대결로 규정한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과 발맞춰 야권을 겨냥한 것이란 해석도 나옵니다. 앞서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달 26일 비대위원장 취임 연설에서 자신이 싸워야 할 대상으로 "이재명 대표의 민주당과, 그 뒤에 숨어 국민 위에 군림하려는 운동권 특권 세력"이라고 규정하며 '86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척결 대상으로 언급했는데요. 당 안팎에선 윤 대통령이 '운동권 청산'을 기치로 내건 한 비대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통령이 국내외적으로 편가르기에 나서고 있다"며 "이미 철 지난 이념 타령, 민생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해법도 제시하지 못하고, 대한민국의 구조적 위기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대통령이 또 다시 우리 사회의 구조적, 근본적 해결책은 제시하지 않고 정쟁으로만 올 한해를 몰고가 그것으로 4월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도인 것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