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대표직 사퇴…'김장연대' 퇴장
용산이 세운 김기현, 용산이 버렸다
2023-12-13 18:01:58 2023-12-13 20:17:5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3일 당 대표직 사퇴를 전격 발표했습니다.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내년 총선 불출마 선언한 지 하루 만입니다. 김 대표는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 승리는 너무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어떤 일의 결과를 자신에게서 찾아야 한다)'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며 대표직을 내려놨습니다. 지난 3·8 전당대회로 당권을 거머쥔 지 9개월 만으로, 결국 '이대로는 안된다'라는 '윤심'(윤 대통령 의중)이 작용해 지도부가 사실상 와해 수순을 밟게 됐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이로써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뒤흔들었던 '김장(김기현·정제원)연대'는 총선을 앞두고 퇴장했습니다. 
 
이준석 만난 후 사퇴…9개월 만에 '지도부 와해'
 
김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오늘부로 국민의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며 전격 사퇴를 발표했습니다. 그는 지난 11일 최고위원회의를 마지막으로 이틀째 공식 일정을 취소한 채 거취 고민에 들어갔는데요. 이날 오전에는 이준석 전 대표와 비공개 회동을 갖고 거취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대표는 "지난 9개월 동안 켜켜이 쌓여온 신적폐를 청산하고 대한민국의 정상화와 국민의힘, 나아가 윤석열정부의 성공이라는 막중한 사명감을 안고 진심을 다해 일했지만 그 사명을 완수하지 못하고 소임을 내려놓게 돼 송구한 마음뿐이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분들이 만류했지만 윤석열정부의 성공과 국민의힘의 총선승리는 너무나 절박한 역사와 시대의 명령이기에 '행유부득 반구저기'의 심정으로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그는 "우리 당이 지금 처한 모든 상황에 대한 책임은 당 대표인 저의 몫이며 그에 따른 어떤 비판도 오롯이 저의 몫이다"며 "더 이상 저의 거취 문제로 당이 분열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어 "우리 당 구성원 모두가 통합과 포용의 마음으로 자중자애하며 국민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 힘을 더 모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 대표는 "이제 총선이 불과 119일밖에 남지 않았다. 윤재옥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당을 빠르게 안정시켜 후안무치한 민주당이 다시 의회 권력을 잡는 비극이 재연되지 않도록 저의 견마지로를 다하겠다"며 "이제 당원의 한사람으로서 우리 당의 안정과 총선승리를 위해 이바지하고자 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네덜란드를 국빈 방문하는 윤석열 대통령을 환송하기 위해 11일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 권한대행-후 비대위' 유력요동치는 총선판
 
김 대표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서 당내에선 어떤 지도체제로 총선을 이끌어야 할지를 두고 여러 논의가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당분간 윤재옥 원내대표의 권한 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입니다. 다만 안정기를 거친 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합니다. 윤 원내대표가 조기에 선거대책위원회를 띄울 가능성도 있습니다. 
 
당 안팎에선 "종국적으로는 비대위 체제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김 대표 사퇴 시 윤 원내대표가 그 즉시 당 대표 권한대행직을 맡게 됩니다. 윤 원내대표는 당헌에 따라 비대위 체제 전환을 결정을 결정할 수 있는데요.
 
당헌 제96조에 의하면, 당 대표 사퇴 등 궐위 시 당 대표 권한대행이 그 즉시 지도체제를 비대위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당헌에는 △당 대표 사퇴 등 궐위 △선출직 최고위원·청년 최고위원 중 4인 이상의 사퇴 등 궐위 △그 밖에 최고위원회의에서 전원 찬성으로 비대위의 설치를 의결한 경우 비대위를 구성할 수 있습니다. 즉, 당 대표 궐위 시 선출직 최고위원들의 사퇴 없이도 비대위 체제 전환이 가능합니다. 비대위원장은 전국위원회 의결을 거쳐 윤 원내대표가 임명합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만약 비대위 체제로 간다면 중도 확장을 할 수 있는 분, 예를 들면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같은 분이 충분히 (비대위원장)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두 분 모두 맡은 일을 충실히 하신 분들이지만 지지층 확장성에는 어느 정도 의문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13일 오전 국회 국민의힘 당 대표실 앞에 취재진이 기다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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