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돌연 일정 취소…장제원발 '불출마' 확산 기로
시선은 김기현·권성동으로…김기현, 당대표 퇴진 압박까지
2023-12-12 17:48:20 2023-12-12 18:21:03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핵심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이 12일 총선 불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또다른 윤핵관, 지도부, 중진 의원의 희생 결단이 뒤따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을 택한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에 대한 '사퇴 압박'은 연일 거세지고 있습니다. 김 대표가 불출마를 넘어 사퇴를 택할 경우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될 것으로 보입니다. '장제원발 인적쇄신'이 여권 내부 권력을 뒤흔들고 있는 셈입니다. 
 
자취 감춘 김기현…불명예 퇴진 땐 '비대위'   
 
김 대표는 12일 공식 일정을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갔습니다. 당초 김 대표는 이날 오후 강남구 구룡마을에서 윤재옥 원내대표, 이만희 사무총장 등 지도부와 함께 연탄 나눔 봉사활동 등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전날 불참한다고 공지했습니다. 그는 주변에 오는 13일까지 공식 일정을 잡지 않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때문에 13일 예정된 국민의힘 정책 의원총회도 취소됐습니다. 의총에서 정책에 대한 토론보단 김 대표를 향한 대표직 사퇴 촉구, 불출마 선언 등 용퇴 요구 목소리가 높아질 것을 고려한 결정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저를 비롯한 우리 당 구성원 모두는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사즉생의 각오와 민생 경제를 살리라는 국민 목소리에 답해 나갈 것"이라 언급한 이후 숙고 모드에 들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지난 3·8 전당대회에서 김 대표와 '김장(김기현·장제원) 연대'를 이뤘던 장 의원이 이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김 대표의 결단도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당내에서는 장 의원이 신호탄을 쏘아올린 만큼, 후속 선언을 통해 인적 쇄신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현재 김 대표의 결단으로는 총선 불출마, 수도권 험지 출마, 울산 내 험지 출마, 당 대표직 사퇴 등 다양한 설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중 김 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 후 당 대표직은 유지할 가능성에 가장 힘이 실립니다. 당 안팎에선 내주 공천관리위원회 출범 후 거취를 표명할 수 있다는 전망과 함께 이르면 이번 주에 결단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김 대표에게 공개 서한을 보내 "대표님의 진정성과 노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라면서도 "저의 소견으로는 대표님의 희생과 헌신이 불출마나 험지 출마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럴 책임도, 그럴 이유도 없다. 그저 지금 당대표로서 응답하는 정치적 책임일 뿐이므로 대표직을 내려놓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습니다.
 
최재형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당 쇄신을 국민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분명하고 확실한 방법이 당 지도부의 교체이고 당 대표의 희생과 결단을 통해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다"고 적었으며, 김병민 최고위위원은 YTN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김 대표도 비슷한 결단을 해야 한다. 이번 주가 사실 마지막 골든타임"이라고 꼬집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일정을 전격 취소하고 잠행에 들어간 가운데, 이날 국회 국민의힘 당대표실 문이 굳게 닫혀 있다. (사진=연합뉴스)
 
또다른 '윤핵관' 권선동·윤한홍·이철규 등도 거취 압박 
 
장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김 대표뿐 아니라 또 다른 '윤핵관' 권성동·윤한홍·이철규 의원 등의 결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더불어 친윤(친윤석열)계 그룹 중에서도 초선이지만 윤 대통령과 가깝고 영남이 지역구인 박수영·박성민 의원 등의 거취도 눈길을 끄는데요. 
 
강원 강릉이 지역구인 권 의원은 윤 대통령의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 때 자리를 맡지 않은 데다가, 집권 초 여당 원내사령탑을 잠깐 맡은 후 당직을 맡지 않은 채 지역구 활동에 매진해 왔습니다. 그는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자 무소속으로 출마해 자력으로 4선 고지에 오른 이력도 있습니다.
 
이 같은 이유로 장 의원과는 결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권 의원에게 불출마 결단을 요구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때문에 당 안팎에선 권 의원이 지역구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대다수입니다.
 
아울러 국민의힘 전체 의원 111명 중 31명을 차지하는 3선 이상 중진의 총선 불출마나 험지 출마 선언이 나올지도 관심사입니다. 현재까지는 부산 해운대갑 3선인 하태경 의원이 서울 종로구 출마를 선언한 게 전부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장 의원의 불출마는 정권 출범 후 지난 2년 동안 정국 운영에 대한 책임감으로 불출마했는데, 장 의원보다 훨씬 더 큰 책임감을 느껴야 할 사람들은 눈감고 뭉개면서 시간이 흘러가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파천황'(이제까지 아무도 하지 않은 일을 행함을 이르는 말)의 변화 없이는 총선이 어려울 건데, 되지도 않은 대안 부재론을 앞세워 시간 죽이기 하는 것은 참 안타깝다"며 "판을 뒤엎으면 대안이 보인다"고 했습니다.
 
안철수 의원도 페이스북에 "아직 민심을 되돌리기엔 부족한 상황"이라며 "장 의원 결심이 차가운 국민의 마음을 돌리는 기폭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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