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핵관' 2선후퇴 가시화…빈자리는 '한동훈·원희룡'
한동훈, '원포인트' 개각으로 본격 등판
원희룡, '계양을'서 이재명과 정면 승부
2023-12-12 17:35:42 2023-12-12 18:13:1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의 불출마 선언으로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2선 후퇴가 가시화됐습니다. 기존 주류 세력이 물러나는 여권발 인적쇄신이 단행되면서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등 윤석열정부 내각의 간판이 전면에 나서게 되는 이른바 '권력의 추' 이동이 빨라질 전망인데요. '한·원 투톱' 체제가 총선 판을 뒤집는 '반전 카드'가 될지 주목됩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동훈 효과' 극대화로 뒤집기 노리는 여당
 
12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다음 주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총선 체제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관건은 공관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인데요. 법조인 출신을 공관위원장으로 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입니다. 복수의 여권 인사들은 "공관위원장은 사실상 내정된 상태"라고 입을 모았습니다.
 
정치권의 시선은 한동훈 장관에게 쏠리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연말·연초 '원 포인트' 개각을 통해 여의도에 등장할 전망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원 포인트 개각을 통해 한 장관의 총선 출마 길을 터주는 것은 이른바 '한동훈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포석으로 분석됩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자의 법적 사퇴 시한은 선거 90일 전까지입니다. 내년 4월10일 치러지는 제22대 총선에서는 1월11일 이전에 자리에서 물러나야 합니다.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출마할 땐 선거일 30일 전(3월11일)에만 사퇴하면 됩니다.
 
여의도가 총선 체제로 전환하자, 한 장관의 주가도 치솟고 있습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5∼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8일 공표)에 따르면 한 장관(16%)은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19%)를 3%포인트 차로 따라붙었습니다. 한 장관은 지난해 6월 같은 조사에서 선호도 4%로 처음 등장한 이후 1년 반 만에 자신의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습니다. 
 
특히 국민의힘 지지층의 41%가 한 장관을 차기 대선 주자로 꼽았는데요. 한 장관을 제외한 나머지 주자들의 선호도는 한 자릿수(홍준표 대구시장 7%, 오세훈 서울시장·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5%)에 그쳤습니다. 여권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한 장관이) 판을 흔들 카드"라고 말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공동 주택 층간 소음 해소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과 진검 승부 나서는 '원희룡'
 
국민의힘의 또 다른 회심의 카드는 '원희룡 장관'입니다. 지난 6일의 개각에서 신임 국토부 장관이 지명되면서 그의 총선 출마는 기정사실이 됐는데요. 원 장관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출마를 시사했습니다. 윤석열정부 출신 인사들에 대한 험지 출마 요구를 받아들이는 동시에 제1야당 대표와 정면 승부를 하는 그림을 만들어 손해볼 것이 없는 싸움을 하겠다는 구상입니다. 
 
계양을이 보수 정당의 험지로 꼽히는 탓에 아직까지는 '이재명 대 원희룡'이 원 장관에게 불리한 구도로 묘사됩니다. 본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9일부터 10일까지 이틀간 인천 계양을 거주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5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12일 공표, 이상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5%가 이 대표를, 39.3%가 원 장관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순 지지율만 보면, 원 장관에게 승산 없는 승부 같지만,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와 맞붙어 자신의 체급도 유사한 수준으로 키울 수 있고 총선 이후 국무총리 등으로 내각에 합류할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한동훈·원희룡'의 등판이 총선의 키로 급부상하면서 수도권 열세를 뒤집을 수 있을 지에 관심이 쏠립니다.
 
최근 국민의힘 사무처가 작성한 총선 판세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49개 지역구 중 국민의힘이 내년 총선에서 이길 수 있는 곳은 6곳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일각에서는 이보다 더 좋지 않은 결과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가 높아진 상탭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정량적 분석으로는 6석이 아니라 4석"이라며 "부울경(부산·울산·경남) 민심도 수도권만큼이나 심각하다"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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