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0% "김건희 특검 '찬성', 거부권 '반대'"
민심 역행시 총선 다시 '심판론'
국힘 일부, 특검 재의 찬성시 '박근혜 판박이'
2023-11-28 06:00:00 2023-11-28 06:00:00
[뉴스토마토 김진양·박주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을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 도입 법안, 일명 '김건희 특검법'이 정국 태풍의 핵으로 부상했습니다. 민주당이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과 김건희 특검을 '쌍특검법'으로 묶어 정기국회 내 처리를 밀어붙이려는 가운데, 윤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 여부를 둘러싸고 외통수에 걸렸습니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진퇴양난"이라며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윤 대통령이 민심의 역린을 건드릴 경우 김건희 특검법은 연말 정국의 메가톤급 변수로 떠오를 전망입니다. 
 
'김건희 특검법' 카운트다운윤 대통령 '외통수'
 
여야는 27일 코앞으로 다가온 국회 본회의 개의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습니다. 앞서 여야가 합의한 국회 본회의는 오는 30일과 내달 1일인데요. '이동관(방송통신위원장) 탄핵'을 공언한 민주당은 내친김에 '쌍특검'까지 밀어붙일 태세입니다. 다만 국민의힘이 예산안 처리가 수반되지 않은 본회의 개의에 반대, 민주당이 '선 탄핵-후 쌍특검'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4월 김건희 특검법을 비롯한 쌍특검 법안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했습니다. 지난달 24일 국회 본회의에 부의된 특검법은 60일이 되는 다음 달 22일까지 상정되지 않으면 그 후 열리는 첫 본회의에 자동 상정이 되는데요. 민주당은 가급적이면 정기국회 회기 내에 법안 통과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이 지금껏 민주당 주도로 통과된 주요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만큼, 김건희 특검법 역시 같은 운명에 처할 가능성이 큽니다. 다만 이번만큼은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가족과 측근을 보호하려 한다는 인상을 줄 수 있어 결정이 쉽지 않은데요. 
 
지난 4월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5회국회(임시회) 제5차 본회의에서 '쌍특검 법안'에 대한 신속처리안건 지정 동의의 건이 통과되자 의원들이 박수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윤 대통령의 고민을 깊게 하는 것은 '민심'입니다. 28일 발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11월25~26일 조사, 신뢰수준 95% 표본오차±3.1%포인트) 결과에 따르면 '김건희 특검법' 추진에 찬성하는 응답은 전체의 60.5%에 달했습니다. 반대는 31.1%에 그쳤습니다. 또 국민 60.8%는 김건희 특검이 이뤄질 경우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 안 된다고 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응답은 29.5%에 불과했습니다. 윤 대통령이 민심에 역행할 경우 총선을 앞두고 '정권 심판론'이 다시금 부상할 우려가 큰 셈입니다.
 
'20석 안팎' 여당 내 반란표 땐'레임덕' 불가피
 
김건희 특검 추진과 관련한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60대·70대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에서 특검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았고 특히 20대에서 40대까지는 찬성 응답이 70%를 넘었습니다. 지역별로는 대구·경북(TK)을 뺀 모든 지역에서 특검에 대한 지지 응답이 앞섰습니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부산·울산·경남(PK)에서조차 절반 이상이 특검에 찬성했습니다.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에서도 65.6%의 응답자가 '김건희 특검'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윤 대통령이 이 같은 여론의 벽을 뚫고 거부권 행사를 강행하려 한다면 특검법은 다시 국회로 돌아와 재표결을 진행하게 되는데요.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하면 최종 법률로 확정이 됩니다. 현재 민주당(168석)과 정의당(6석), 기본소득당(1석), 진보당(1석), 야권 성향의 무소속(6석, 구속된 윤관석 제외) 의원 등의 의석 수를 합치면 182석이 되는데요.
 
여기에 국민의힘의 총선 물갈이 대상자로 볼 수 있는 '컷오프 탈락자'(현역의원 20%, 약 22석)들이 특검법 찬성으로 돌아서면 3분의2 이상 요건을 충분히 충족시킬 수 있습니다. '이준석 신당'에 동참하려는 의원들 역시 국민의힘에는 마이너스 전력입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박근혜 탄핵의 판박이가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배경입니다. 
  
김진양·박주용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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