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의 한 주'…윤핵관·혁신위 중 한쪽 치명타
'최후통첩' 인요한 "'희생안', 이번주 정식 의결·최고위 송부"
버티는 윤핵관·밀어내는 혁신위…여권 권력구도 최대 분수령
2023-11-27 06:00:00 2023-11-27 06:00:0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와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등 여권 내 핵심 인사들의 운명의 한 주가 다가왔습니다. '희생'을 권고한 2호 혁신안,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에 대한 여당 내 주류들의 응답이 없을 경우 혁신위는 이번 주 권고안을 정식 의결해 당에 공식 요구할 방침입니다.
 
사실상 최후통첩 카드를 꺼낸 데다가, 일부 혁신위원의 사의 표명 사태까지 배수진을 치면서 혁신위는 마지막 승부수를 띄웠는데요. 혁신위와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의 물러설 수 없는 팽팽한 기 싸움 속, 둘 중 어느 한쪽은 치명타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위의 '용퇴론' 압박 속 주류들의 거취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주 여권 권력구도는 최대 변곡점을 맞을 전망입니다. 
 
배수진 친 인요한…일부 위원 '사퇴설'까지 
 
26일 정치권에 따르면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희생안'에 대한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의 침묵이 계속될 경우 권고안을 정식 의결해 오는 30일 최고위원회의에 정식 안건으로 상정할 예정입니다. 앞서 그는 지난 23일 혁신위 회의에서 여권 내 핵심 인사들을 향해 "일주일의 시간을 주겠다"고 최후통첩을 날렸는데요. 혁신위가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권고안을 내놓은 지 20일이 지나도록 무반응이 계속되자 더 이상 참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입니다. 
 
혁신위는 인 위원장의 최후통첩과 함께 일부 혁신위원의 사의 표명까지 알려지면서 배수진을 쳤습니다. 혁신위는 지난 10차 회의에서 2호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송부하는 시점을 놓고 격론을 벌였는데요. 이 과정에서 박소연·이젬마·임장미 혁신위원은 회의에서 김경진 혁신위원의 '혁신위는 김기현 지도부 체제 유지를 위한 시간끌기용'이라는 발언에 회의감을 느껴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인 위원장은 사의 표명설이 불거진 혁신위원 3명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들의 요청을 들으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는데요. 혁신위는 "사퇴의사를 표명했다고 일부 언론에 보도된 3명의 혁신위원과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오찬을 하면서 확인한 바, 3명의 혁신위원이 사의표명을 한 바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혁신위의 이 같은 상황은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내부 불만이 한계점에 도달한 것으로 해석되는데요. 김기현 대표가 혁신위에 전권을 주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만약 혁신위가 '권고'가 아닌 '안건'으로 최고위 의결을 요구하면, 전권을 약속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이를 거절하기 어렵습니다. 혁신위는 최고위 의결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기 해체 카드도 고려할 수 있다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2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10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혁신위 '임계점' 도달…윤핵관 버틸 땐 여당 '소용돌이'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혁신위가 이번주 정식으로 '희생' 권고안을 정식 안건으로 의결해 최고위에 송부하더라도, 최고위가 이를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옵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혁신위나 여권 내 핵심 인사 둘 중 한쪽은 치명타를 피할 수는 없어 보이는데요. 분명한 것은 이러한 상황들이 혁신위와 지도부 등에 모두 부담이 된다는 점입니다.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이 혁신위의 압박에도 버티기에 들어간다면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업은 혁신위는 물론, 대통령실과의 갈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준석 신당' 등 제3지대의 입지가 커질 빌미를 제공하는 셈입니다.
 
여기에 여권 내 핵심 인사들의 '기득권' 이미지는 더욱 강해져 내년 총선에서의 승리는 더욱 멀어질 수도 있습니다. 이미 혁신위와의 기 싸움을 통해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은 '변화', '혁신'의 이미지를 거부했습니다. 이들은 혁신위의 희생 요구에도 대부분 침묵하거나 용퇴론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습니다.
 
실제 김 대표는 현재 지역구인 울산 재출마설이 이어지고 있고, 5선 주호영 의원과 '원조 윤핵관' 장제원 의원은 "서울에 가지 않겠다"며 험지 출마 요구를 일축했습니다. 그 외 중진,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주가 여권 권력 구도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혁신위의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혁신위가 갈 길은 더 강한 압박으로 영남 중진, 친윤 핵심 의원을 공천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하든지, 진짜 해체하든지 둘 중 하나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23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만희 사무총장과 함께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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