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세과시에 한동훈 등판설까지…요동치는 여 권력구도
'이준석 신당' 연락망 참여 4만여명 육박…"최종 10만명 전망"
한 장관, 대구서 연예인급 인기몰이…총선 출마 기정사실화
2023-11-20 17:03:53 2023-11-20 17:59:1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내년 총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여권 내 권력 구도가 요동치고 있습니다. 그 중심엔 보수진영의 미래 권력인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관통하고 있습니다. 보수진영의 '우량주'로 평가받는 한 장관은 사실상 총선 행보에 나섰습니다. '위험주'로 뜬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에 속도를 내고 있는데요. 다양한 변수 등장에 여권의 총선 지형이 복잡해지는 형국입니다. 일각에서는 당정 일체 기조 속 경직된 분위기였던 여권이 새로운 '메기' 등장으로 당에 긴장감을 불어넣고 외연 확장을 꾀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신당 속도전 나선 이준석…여, 불편한 기색 '역력'
 
이 전 대표는 20일 신당 창당 첫 단계로 온라인 지지자 연락망 구축에 나선 지 이틀 만에 4만여명에 이르는 지지자가 모였다고 밝혔는데요. 그는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인터뷰 직전 확인해 보니 3만9500명 정도 되는 것 같다"며 "최종적으로 10만명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지난 19일에도 페이스북에 '연락망' 숫자를 업데이트하며 "자고 일어났더니 하루도 안 되어 정말 많은 분이 참여해주셨다"라고 했는데요. 그러면서 "우선 온라인상에 관광버스 920대를 구축하는 순간까지 달려보겠다"라며 일종의 '세과시'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는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 장제원 의원의 발언을 빗대어 자신을 대비시키는 효과까지 노렸는데요. 앞서 장 의원은 지난 11일 자신의 지역구 행사에 버스 92대를 동원했는데, 그 10배에 해당하는 사람을 모으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이준석 신당' 창당 움직임이 가속화하자 국민의힘 내부에선 불편한 기색을 역력히 드러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슈퍼 빅텐트를 치겠다"고 견제구를 날렸습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도 "(이 전 대표의) 언행이 좋아 보이지는 않는다"고 전했습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이날 국회 도서관에서 열린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 저서 '여의도 렉카'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의 '슈퍼 빅텐트'에 대해 "나경원·안철수·유승민·이준석과 화합 못 하는 사람이 어디 가서 빅텐트를 치겠단 말이냐"라며 "그건 존재의 부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19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x세대와 MZ세대 정치 고수가 만나 정치혁신과 미래 비전을 논하다'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고작 몸풀기 했는데…인요한도 '한동훈 띄우기'
 
반면 한 장관의 행보는 총선 출마 가능성이 커지는 쪽으로 기울면서 여권 내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윤석열정부의 1기 내각 가운데,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 등과 함께 내년 총선 출마 대상자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여권 내에선 내달 초 한 장관 교체 가능성이 점쳐지는 가운데 대구 출마, 수도권 선거대책위원장 등 각종 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한 장관은 연일 광폭 행보에 나서고 있습니다. 그는 21일과 24일 각각 대전과 울산을 찾을 예정입니다. 앞서 한 장관은 지난 17일 '보수 텃밭' 대구를 방문했는데요. 명목상 법무부 공식 일정으로 범죄 피해자 지원 기관인 '대구 스마일 센터'를 찾았지만, 정치권에선 총선을 염두에 둔 '정치 행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습니다. 
 
실제 한 장관은 취재진을 만나 "대구 시민을 존경한다"는 말과 함께 여권발 총선 출마 요구에 대해 "많은 직업 정치인들에게는 총선이 인생에 전부겠지만, 자기 돈으로 돈을 벌어 열심히 살아가는 대부분의 국민들껜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총선은 국민들 삶에 중요한 것인 건 분명하다"고 여지를 뒀는데요.
 
대구 일정 과정에서도 시민들의 사진·사인 요청, 꽃다발 선물 등이 이어졌고, 저녁 무렵 서울행 복귀 열차를 기다리는 중에는 시민들의 사진 요청이 줄을 잇자 예매표를 취소하고 3시간여가량 더 머무르기도 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선 이 같은 한 장관의 행보에 사실상 총선 참여 신호탄을 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한 장관의 총선 역할론에 힘을 싣는 분위기인데요.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한 장관이) 아직 정식으로 말씀 안 하신 것 같은데 환영한다"며 "경쟁력 있는 분들이 와서 (총선을) 도와야 한다. 결정이 된다면 참 좋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성태 전 국민의힘 의원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민의힘 대장주"라고 치켜세웠습니다. '하태경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이 전 대표는 한 장관을 향해 "당에 개혁적으로 보탬이 되는 방향으로 메시지를 보여준다면 하태경·이준석·한동훈이 동지가 되는 날이 올 수도 있다"고 의미심장한 말을 던졌습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지난 17일 대구 수성구 스마일센터 방문 중 한 시민에게 꽃다발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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