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윤심' 업은 인요한 편…벼랑 끝 '윤핵관'
김기현, '윤심' 꺼낸 인요한 겨냥 "대통령 언급말라" 직격
대통령실 "그런 것 없다" 선 그었지만…윤핵관 궁지 몰려
2023-11-16 16:39:24 2023-11-16 19:21:46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두고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과 여권 내 핵심 인사들의 갈등이 격화하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은 '윤심'(윤 대통령 의중)을 거론하며 지도부와 윤핵관을 향해 압박 수위를 높이는 거듭 높이는 반면, 주류의 움직임은 여전히 거부 또는 침묵을 유지하면서 불만이 고조되고 있는데요. 인 위원장이 '마지노선'으로 제시한 선택의 시간이 다가오면서 지도부·중진·윤핵관의 입지도 점차 좁아지며 궁지에 몰린 모습입니다.
 
김기현, 인요한 '작심 비판'3호 혁신안 '거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16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인 위원장을 겨냥해 "당무에 개입하지 않고 있는 대통령을 당내 문제와 관련해서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작심 비판했습니다.
 
이는 인 위원장이 전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소신껏 끝까지 당과 우리에게 필요한 것을 거침없이 하라'는 신호가 왔다고 언급한 것에 대한 반응인데요. '당 지도부·중진·윤핵관'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를 권고한 이후 혁신위가 본인의 거취 문제를 연일 압박하고 있는 데 대한 불쾌한 기색을 또다시 드러낸 것입니다. 
 
특히 김 대표는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한 응답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당 대표의 처신은 당 대표가 알아서 결단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국민의힘 지도부 이날 혁신위 보고한 내년 총선 '청년 50% 할당' 등을 골자로 하는 3호 혁신안을 끝내 의결하지 않았는데요. 당 최고위가 "공천관리위원회에 결정해야 할 사안"이라며 사실상 혁신안을 거부한 셈입니다.
 
혁신위는 이날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특별히 언급할 내용이 없다"며 "당이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혁신위도, 당 지도부도 한마음으로 합심해서 나아갔으면 하는 바람일 뿐"이라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양측의 갈등이 치킨게임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여권 내부 갈등이 최고조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심' 카드에 궁지 몰린 윤핵관…당내 '술렁'
 
여권 내부는 인 위원장이 '윤심' 카드를 꺼낸 이후 크게 술렁이는 모습인데요. 일단 대통령실은 이날 이에 대해 "그런 건 없었다. 당에서 알아서 하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현재 여권 핵심 인사 중 인 위원장의 '용퇴' 요구를 받아들인 이는 이용 의원뿐입니다. 윤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수행실장을 지냈던 이 의원은 처음으로 "당이 요구하면 불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요. 그 외 김 대표를 비롯해 원조 윤핵관, 장제원·권성동 의원 등은 혁신위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인 위원장이 '윤심' 카드를 꺼내든 것을 두고 대통령실이 사실상 혁신위에 힘을 실어 이들의 결단을 촉구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인 위원장 역시 이들의 반발로 난관에 부닥치자 '윤심' 카드를 꺼내든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달까진 답하라"고 마지노선까지 제시하면서 사실상 윤핵관 등이 궁지에 몰린 모습입니다.
 
일각에서는 인 위원장의 '윤심' 공개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이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꼭 공개적으로 하실 필요가 있었을까 싶다"며 "뒷배에 누가 있다며 힘의 균형을 논하는 순간 정치 공학으로 빠질 수밖에 없다. 용산의 힘으로 혁신안을 관철하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신당 창당을 추진 중인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도 YTN 뉴스라이더에 출연해 "인 위원장이 말실수를 한 거다"라며 "대통령이 당무에 개입했다고 선언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습니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김기현 대표가 향후 1~2주 사이에 쫓겨나고 여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또는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중심의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꾸릴 것으로 전망한 바 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지난 14일 오전 제주시 연동 국민의힘 제주도당사를 찾아 간담회장으로 입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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