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도 험지출마 압박…비명계 세력화 시동
김두관 "장수가 앞장서야" vs 박찬대 "현실성 없는 주장"
비명계, '원칙과 상식' 출범…"강한 야당 되려면 변화·결단 필요"
2023-11-16 17:02:19 2023-11-16 19:25:4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여권에서 시작된 중진 험지 출마론이 민주당으로도 옮겨붙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앞장서 험지로 향해야 한다는 의견이 점차 힘을 얻고 있는데요. "지도부가 솔선수범해야 한다", "대표는 총선 전략 짜기에 더 매진해야 한다" 등 친명(친이재명)계 사이에서도 입장이 갈리는 것으로 전해집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와 민주당에 변화를 촉구했던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은 정치 세력 모임을 공식 출범했습니다. 본격적으로 막을 올린 총선 레이스에서 내부 권력 투쟁도 점차 수면 위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친명 내부서도 엇갈리는 '이재명 험지 출마'
 
친명계로 분류되는 김두관 민주당 의원은 16일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이재명 대표가 (험지 출마를) 결심하는 것 자체가 총선 승리의 최대 전략이다"라며 그의 험지 출마론을 재차 주장했습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험지에서 출마를 해야 한다고 처음 의제를 제시한 당사자이기도 한데요. 그는 "가진 것을 많이 내려놓아야 혁신 경쟁이 가능하다"며 "계양 총선, 당 대표 선거, 사법리스크에 따른 방탄 국회 등 과정에서 한 번도 이재명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사실은 비호감도가 매우 높다. 지도부가 앞장서야 한다, 장수가 앞장서야 한다는 이야기를 국민들과 당원들이 지지를 한다"고 소신을 굽히지 않았습니다. 
 
"이 대표가 먼저 결심을 하면 친명계와 비명계 모두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그는 부연했는데요. "험지에 가서 죽으라는 게 아니라 사즉생의 각오로 하면 당도 살고 본인도 살 수 있다고 생각을 해야 한다"며 "애정을 가지고 충정에서 말하는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럼에도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이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는 의견이 팽팽히 맞섭니다. 친명계인 박찬대 최고위원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내년 총선이 매우 절실한데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될 당대표가 험지에 가서 자기 선거만 하라는 것은 현실성이 없다"며 "지역구 의원으로 자리를 지키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계획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민주당의 이원욱(왼쪽부터), 김종민, 윤영찬, 조응천 의원이 16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당 내홍 재점화되는 사이뭉친 '비명계 4인방'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내홍이 확산하는 사이, 비명계 의원들은 '원칙과상식'이라는 정치 세력 모임 출범을 선언했습니다. 이날 '원칙과상식' 출범 기자회견에 나선 김종민·윤영찬·이원욱·조응천 의원은 "현재 대한민국 정치가 역대 최악의 비호감·비정상 정치의 늪에 빠졌다"고 진단하며 "정권의 독주를 막을 수 있는 강한 야당이 되려면 민주당의 변화와 결단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도덕성 회복, 당내 민주주의 회복, 비전정치 회복 등을 요구한 이들은 민주당부터 변해야 한다고 거듭 호소했는데요. "작은 목소리로 시작하지만 많은 지지와 응원이 이어져 큰 물줄기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보다 많은 의원들이 동참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들은 이 대표의 험지 출마론이나 탈당 등에 대해서는 유보적 태도를 취했습니다. 윤영찬 의원은 "탈당과 관련해 네 명의 의원들이 얘기한 적이 없다"고 선을 그었는데요. 그는 "혁신 동력으로서 우리 당에 있는 혁신 기운이 더 힘차고 빨리 갈 수 있도록 채찍질을 하겠다"고 말했고 김종민 의원도 "이름을 공개하지 못하는 40~50명의 의원들과 민주당의 변화를 이끄는 데 전력할 것"이라고 동조했습니다. 이 대표의 험지 출마 역시 "본인이 판단해야 할 문제"라고 일축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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