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균열' 가시화…조응천 "질식 지경" 결단 임박
자객공천 시나리오 등장…"강성 지지층, 도움 안돼"
12월 계파갈등 분수령…이준석 신당 움직임에 촉각
2023-11-09 17:27:22 2023-11-09 18:39:46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민주당의 균열이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탈당 가능성이 재차 거론되면서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이후 일시적으로 봉합된 계파 갈등이 다시금 격화되는 모양새입니다. 내년 총선의 공천 작업이 본격화되는 오는 12월이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이상민에 그치더니조응천·이원욱까지 '탈당' 시사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9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현재 민주당 상황에 대해 "질식할 지경"이라고 정의했습니다. 스스로를 '민물고기'에 비유한 그는 "담수에 들어왔는데 지금은 소금물이 돼서 숨을 쉴 수가 없다"고 질식에 대한 부연 설명을 이어갔습니다. 
 
당 조직 전체가 친명(친이재명) 일색으로 꾸려진 데다 이 대표의 친위대를 자처하는 원외 조직, 테러에 가까운 행위를 자행하는 강성당원들, 이들을 사실상 방치하고 있는 지도부 등 당의 상황이 정상적이지 않음을 비유적으로 꼬집은 것입니다. 
 
조응천 민주당 의원이 4월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불진압 헬기의 야간운항 방안 모색을 위한 토론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 의원은 "(강성 지지자들은) 총선을 앞두고 조금이라도 대표에게 쓴소리를 하거나 좀 다른 목소리를 내면 그냥 너는 역적, 너는 수박, 그런 분위기가 지금 꽉 차 있다"고도 진단했는데요. 12월을 마지노선을 제시한 그는 '당의 민주주의 회복'을 결단의 조건으로 내세웠습니다.  
 
비명계 의원 중 탈당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조 의원뿐이 아닙니다. 앞서 김종민, 이상민, 이원욱 등도 12월을 전후해 결단을 내리겠다고 예고했습니다. 이들이 공통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이재명 대표와 당의 변화입니다. 이 대표는 물론 친명계 중진 의원들이 스스로 험지 출마에 나서며 의지를 보여야 한다고도 지적했습니다. 
 
이들은 이 대표와 민주당에서 더 이상의 개선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면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리게 될 것으로 예상했는데요. 공천 불이익 우려가 결단의 방아쇠가 될 것으로 봤습니다. 
 
 
'이준석 신당' 합류설 와중에'자객 공천' 시나리오
 
실제로 최근 정치권에는 '민주당 자객 공천 시나리오'라는 이름의 명단이 돌고 있습니다. 비명계 국회의원들의 지역구에 출마를 하려는 친명계 자객들이 거명됐습니다. 이를 두고 민주당 한 관계자는 "강성 지지자들이 자객 후보 명단을 돌리는 것 같다"고 추정했는데요. 이 관계자는 "(명단은) 총선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럼에도 해당 명단은 비명계 의원들의 불안감을 높이는 요인이 되고 있는데요. 앞서 방송인 김어준씨가 설립한 여론조사기관 '여론조사꽃'이 비명계 현역의원과 자객공천 예정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대다수의 현역의원이 열세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탈당을 결정한 비명계 의원들이 신당을 꾸리려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잡을지도 관심사입니다. 이 전 대표와 만남 사실을 인정한 이상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정치가 다르다. 같이 가기 어렵다"(김종민 의원), "이념적 편향성이 민주당 혁신계 의원들과 다르다"(이원욱 의원)라며 거리를 두고 있는데요. 그럼에도 정치권 안팎에서는 소수의 인사들이 이 전 대표 측과 물밑 교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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