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임박한 '윤핵관'…인요한 압박에 '전전긍긍'
인요한, 연일 '희생' 촉구…전화 독촉 등 압박 수위 ↑
지도부·중진·윤핵관 '묵묵부답'…김기현 불출마 시사
2023-11-07 16:02:17 2023-11-07 19:11:20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당 지도부와 중진,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향해 내년 총선 불출마 혹은 수도권 험지 출마 결단을 거듭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인 위원장의 '희생' 요구에 당사자들은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는 가운데, 김기현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해 결단이 임박한 것으로 보입니다. 혁신위는 오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2호 혁신안을 공식 보고할 예정으로, 당 지도부의 수용 여부에 따라 향후 혁신위의 성패가 좌우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기현, 불출마 시사?…결단 땐 '인적쇄신' 본격화
 
인 위원장이 콕 집은 윤핵관들은 7일 현재까지 '총선 불출마'와 '험지 출마' 등에 대한 명시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습니다. 다만 김 대표는 내년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져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김기현 1기 지도부'에서 수석대변인을 지낸 유상범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김 대표의 향후 정치 행보와 관련해 과거 김 대표와 측근들이 나눈 대화를 공개했는데요. 유 의원은 "(김 대표가) 국회의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큰 영광은 다 이뤘다고 언급했다"며 "여러가지로 고민할 것으로 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당 대표와 원내대표, 울산시장도 역임한 과정을 말했는데, 저는 충분히 당과 국가 발전의 측면에서 이제는 (울산 불출마 여부를) 검토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여당 혁신을 이끄는 인 위원장은 연일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는데요. 실제 인 위원장은 전날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대통령과 가까운 사람이 누구인지 우리가 다 알지 않느냐.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어제 저녁에도 결단을 내리라고 전화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결단 대상으로 권성동, 장제원 의원이나 김기현 대표가 떠오른다'는 질문엔 "그중에서 한두명만 결단을 내리면 (다른 이들도) 따라오게 돼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당 의원총회에서 휴대전화를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핵관 거취에 '침묵'…혁신안, 9일 최고위에 '보고'
 
정치권에서는 김 대표와 함께 친윤(친윤석열) 의원들의 거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당사자들은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데요. 친윤 핵심인 이철규 의원은 지난 6일 취재진의 질문에 "(인 위원장 전화를 받거나) 그런 적 없다"고 말을 아꼈고, 권성동·장제원 의원 역시 인 위원장의 '결단'과 관련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혁신위는 9일 최고위원회의에 2호 혁신안을 보고할 예정입니다. 앞서 혁신위는 지난 2일 △국회의원 정수 10% 축소 △국회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 △세비 축소 및 구속 시 세비 박탈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 4가지를 의결했습니다.
 
다만 지도부·중진·윤핵관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내용은 보고 문건에 '권고' 형태로 포함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당 지도부가 이를 수용할지가 관건입니다. 지도부가 권고안을 받아들이면 실질적인 혁신으로 자리잡아 혁신위의 성과로 꼽히는 반면, 당사자들의 반발로 결국 받아들이지 않으면 '반쪽짜리' 혁신에서 그칠 전망입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여당이 '정말 뭔가 달라지려 한다'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면서 "지도부의 결정을 지켜봐야겠지만, 중진·윤핵관 등이 빠진 자리에 누가 들어올지도 관건"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7일 오후 김종인 전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나기 위해 서울 종로구 김 전 위원장의 사무실로 들어서기 전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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