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부·중진·윤핵관"...인요한 '전방위 인적쇄신' 신호탄
여 혁신위, 2호 혁신안 발표…'국회의원 희생' 방점에 파장 예상
혁신위 "정치적 권고, 의결까진 아냐"…김기현 "제안 오면 검토"
2023-11-03 16:15:20 2023-11-03 17:09:35
 
[뉴스토마토 박진아·최수빈 기자] 국민의힘 혁신위원회가 '국회의원 희생'에 방점을 둔 2호 혁신안을 내놨습니다. 1호 혁신안 '대사면'에 이어 2호 혁신안도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와 중진 의원,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의 내년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공개 요구했습니다. 권고 사항에 불과하지만, 당 안팎의 거센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입니다. 당장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해당 제안을 수용할지도 미지수입니다.
 
'3연임 금지' 빠졌지만인적쇄신 '윤핵관'으로 확대
 
인 위원장은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 결과 브리핑에서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거나 아니면 수도권 지역의 어려운 곳에 와서 출마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습니다. 
 
'대통령과 가까이 지내는 의원들'은 소위 '윤핵관'으로 불려 온 권성동(강원 강릉), 이철규(강원 동해·태백·삼척·정선), 장제원(부산 사상) 의원 등 핵심 인사들을 향한 표현으로 해석되는데요. 또한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와 다선 의원들에게까지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를 요구하면서 파장이 예상됩니다. 
 
인 위원장은 "우리 당은 위기다. 더 나아가 나라가 위기인데 그걸 바로잡기 위해서는 희생의 틀 아래에서 결단이 요구된다"며 "과거엔 국민이 희생하고 정치하는 분들은 많은 이득을 받았는데 이제는 국민에게 모든 걸 돌려주고 정치인이 결단을 내려서 희생하는 새로운 길을 요구한다"며 '희생'의 당위성을 강조했습니다.
 
다만 이 같은 요구는 혁신위의 '2호 안건'에 정식으로 포함되지 않았는데요. 김경진 혁신위 대변인은 "(위원장의 발언은) 지도부와 당 중진, 또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에게 정치적 권고를 하는 메시지의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권고의 내용이기 때문에 의결이라고까진 하기 어렵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는 조금 더 논의할 수도 있는 것 같다"며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에 혁신위의 강한 의지와 뜻을 피력했다고 봐주시면 될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문제는 인 위원장의 제안을 당 지도부가 정식으로 받아들일지 미지수라는 점입니다. 이날 혁신위 발표 후 당사를 찾은 김기현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혁신위에서 여러 논의한 결과를 종합적으로 정식 제안하면 당에서 논의기구와 절차를 통해서 종합 검토할 것"이라며 말을 아꼈습니다.
 
당 안팎에서는 '지도부·중진·윤핵관'의 총선 불출마 또는 수도권 출마 요구를 두고 당초 예상보다 파격적인 제안이라는 평가가 나오는데요. 당장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둔 당사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됩니다. 또한 2호 혁신안이 '인요한 혁신위'의 순항과 여당 혁신의 척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희생 강조한 인요한..."의원정수 감축·불체포특권 포기"
 
아울러 혁신위는 △국회의원 숫자 10% 감축 △불체포특권 전면 포기 당헌당규 명문화 △국회의원 세비 삭감 및 국회의원 구속 시 세비 전면 박탈 및 본회의·상임위원회 불출석 시 세비 삭감 △현역의원 평가 후 하위 20% 공천 원천 배제 등을 의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불체포특권 포기와 관련해 "당장 현역 의원들은 포기서약서를 작성해 당에 제출하고, 추후 당헌·당규에 명문화함과 동시에 공직후보자는 공천 신청 시 포기서약을 작성해 제출하는 것을 의무화하도록 제안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국회의원이 구속된 경우에도 무죄 추정 원칙의 틀 속에서 세비가 계속 지급됐다"며 "앞으로 국회의원이 구속될 경우 세비를 전면적으로 박탈하도록 하고 본회의·상임위 불출석 시 무노동 무임금 원칙에 따라 세비 삭감하도록 하라"고 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대한민국의 국회의원 세비 수준은 전 세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위 수준"이라며 "그런데 대한민국 국민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31위 정도"라고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국민 눈높이에 맞게 의원 세비를 다시금 책정해 삭감하라는, 세비 관련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제도 만들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습니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3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제3차 전체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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