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국정이 장난인가"…3자 회동엔 "메아리 없는 함성" 일축
"민생에 최선…총선 전략 자체가 경제"
"정부가 달라지면 3% 경제성장률 가능"
2023-11-02 16:49:38 2023-11-02 18:55:48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국정은 장난이 아니다"라며 윤석열정부를 향해 직격탄을 날렸습니다. 윤석열정부 출범 초기부터 '아니면 말고'식의 이슈몰이로 던져졌던 국정운영 방식에 경고의 메시지를 날린 것입니다. 동시에 그는 경제 파탄의 책임이 있는 정부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변화를 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는데요. 정부·여당과의 협력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3자 회동 가능성에는 선을 그었습니다. 이에 따라 여야 협치는 한층 더 멀어질 전망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일 국회에서 민생경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 신중하고 엄중해야"…'메가시티론'엔 즉답 피해
 
이 대표는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 기자회견'에서 "5000만명이 넘는 인명이 걸린 국정은 정말로 신중하고 엄중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주 69시간제', '의대정원 확대' 등을 거론하며 "오늘은 이 의제를 던졌다가 내일은 슬그머니 또 다른 의제를 내미는 식으로 국정을 가볍게 다루면 안 된다"며 "중대한 국가적 과제를 아무 생각 없이 툭 던졌다가 '어, 저항이 만만치 않네'하고 미안하다는 말도 없이 집어넣는 것은 정말로 문제"라고 비판했습니다. 
 
이날 '3% 경제성장률 달성'을 어젠다로 제시한 이 대표는 '김포 서울 편입론' 등 민생·경제 정책과 직접적 연관이 없는 질문들에 즉답하는 대신 윤석열정부의 국정운영 방식을 지적하는 것으로 갈음했습니다. 
 
예산 정국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민생과 경제를 화두로 띄우면서 다른 이슈로 시선이 분산되는 것을 막기 위한 전략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그는 전날에도 기자들과 만난 여러 자리에서 '총선기획단·김포편입론' 등의 현안에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거나 진중하지 못한 정부의 모습을 꼬집었는데요. 관련해 박성준 대변인은 "이 대표는 당무 복귀 일성으로 민생경제 현안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며 "민생에 최선을 다하겠다. 총선 전략 자체가 경제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건전재정' 매달린 정부가 경제위기 심화"
 
이 대표는 이날 "'달라지겠다, 국민이 늘 옳다'는 대통령의 말씀은 가계와 기업이 휘청일 때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해나가야 비로소 실현될 것"이라며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습니다. 호황이든, 불황이든 오로지 '건전재정'에만 매달리며 경제 위기를 심화시킨 정부가 지금이라도 정책 우선순위를 조정하고 위기 극복 방안을 총동원하면 3% 성장률 회복이 가능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그는 '돈을 풀면 물가가 오르고, 국가 부채도 늘어난다'는 정부의 건전재정 추진 논리를 정면으로 반박했는데요. 이 대표는 "어느 영역에 어떤 방식으로 지출하느냐에 따라 영향이 전혀 다를 수 있다"며 "복합적인 현상에 대해 단순하게 접근해서는 안된다"고 일침했습니다. "빚이 나쁘다는 일반적인 고정관념을 관철하면 제대로 된 유능한 경제 운영이 불가능하다"며 "경기 불황기에는 투자를 해야 활황기에 성과를 낼 수 있다"고도 그는 역설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세사기 피해자와 코로나19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 등을 구제하기 위해서는 일정부분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정부가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정부 부채가 다소 증가하더라도 정부가 책임을 진다면 민간 부채는 줄일 수 있는데, 현재 우리 정부의 부채비율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에 머물러 여력도 충분하다는 이유에섭니다. 
 
이와 함께 그는 성장률 3%를 달성하기 위한 방안들로 '1년 한시 임시소비세액공제', '대중교통 청년 3만원 패스' 등을 새롭게 제시했는데요. 이는 곧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산안 심의에서 정부·여당과의 협의가 매우 중요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3자 회동 제안, 필요한 때 하겠다"
 
이 대표 역시 이를 인지하고 있었는데요. 그는 "경제회복이라는 중요한 과제 앞에서 국회 다수당으로서의 책임과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국민의 시각에서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꼼꼼하게 심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는 대화와 소통, 타협을 통해 일정한 공통의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지만 안타깝게도 현실은 잘 작동하지 않는다"며 "필요한 부분에 있어서는 정부여당과 협의를 통해서 반드시 필요한 예산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다만 영수회담이나 3자회담 제안 여부에는 거리를 두는 모습이었는데요. 이 대표는 허탈한 웃음과 함께 "메아리 없는 함성도 한두 번"이라며 "필요한 때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구호나 선언보다는 실전이 중요하다.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책임져야 한다"며 "지금은 할 수 있는 일, 필요한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부연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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