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저하고 난망…건설사 3분기도 부진
현대·포스코 외 영업이익률 하락
원가율에 발목…"4분기도 쉽지 않아"
2023-10-30 16:00:23 2023-10-30 16:20:32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국내 주요 건설사들이 올해 3분기 해외 사업과 수주 확대를 기반으로 덩치를 키웠지만 내실은 다지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자재가격 상승으로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영업이익률이 감소하고 부채비율은 증가하는 등 질적 개선을 이뤄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시공능력평가 상위 건설사 가운데 올해 3분기 성적을 발표한 삼성물산 건설부문·현대건설·대우건설·GS건설·DL이앤씨·포스코이앤씨·HDC현대산업개발 등 7개 건설사의 매출액은 24조3084억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전년동기(19조9421억원)에 비해 21.9% 증가한 수준입니다. 해외 현장 공정이 본격화한데다 플랜트와 신사업 등 비주택 부문을 강화한 점이 매출액 향상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됩니다.
 
서울 시내 도심 모습. (사진=백아란기자)
 
실제 올해 3분기 대형 건설사 중 현저한 실적 오름세를 보인 현대건설의 경우 1년 전보다 59.7% 뛴 245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으며 누적 매출액(20조8146억원)과 영업이익(6425억원) 또한 각각 37.3%, 28.4% 증가했습니다. 사우디 네옴 러닝터널,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폴란드 올레핀 확장공사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되고 국내 주택부문 실적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반면 건설사가 순수하게 영업을 통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은 총 1조373억원에서 9973억원으로 3.9% 하락했으며 수익성 지표인 영업이익률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등 실속은 떨어졌습니다.
 
건설사별로 보면 GS건설의 부진이 두드러졌습니다. GS건설은 올해 3분기 602억원의 영업이익을 시현했는데 이는 작년 동기에 견줘 52% 감소한 규모입니다. 다만 지난 4월말 붕괴된 인천 서구 검단 안단테 아파트 건설현장과 관련해 5500억원 규모의 비용을 반영하며 영업손실(-414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흑자 전환했습니다.
 
신규수주의 경우 1년 전보다 57.7% 떨어진 1조9790억원으로 나왔습니다. 이에 대해 GS건설 측은 “국내 부동산 시장 침체 영향”이라며 “영업이익은 지속적인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상승 등 대외환경 악화로 인한 보수적인 원가율 반영과 국내 사업장 품질·안전 강화 비용 반영으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DL이앤씨 역시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804억원으로 직전 분기(719억원)보다 개선됐지만 주택 원가율 상승 부담이 지속하면서 작년보다는 30.93% 급락했습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0.6% 줄어든 1조8374억원으로 대형 건설사 중 유일하게 감소했습니다.
 
주택 원가율 부담이 지속되면서 일부 건설사의 경우 이익률이 하락하고, 부채비율은 늘어나는 등 재무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제기됩니다.
 
(표=뉴스토마토)
 
건설사 매출에서 원가와 판매관리비 등을 모두 제외한 뒤 순이익을 비율로 계산한 영업이익률을 보면 현대건설(3.2%)과 포스코이앤씨(2.3%)를 제외한 5개 건설사가 모두 하락했습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경우 영업이익률이 7.7%에서 5.7%로 빠졌으며 대우건설(8.2%→6.4%), GS건설(4.2%→1.9%), DL이앤씨(6.4%→4.4%), HDC현대산업개발(9.4%→6.0%)도 뒷걸음질 쳤습니다.
 
건설사의 안전성과 유동성을 판단할 수 있는 부채비율에도 경고등이 켜진 모습입니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부채비율이 110.7%에서 118.6%로 작년 말보다 7.9%포인트 상승했으며 GS건설은 216.4%에서 250.9%로 뛰었습니다.
 
한편 주택경기에 대한 전망도 밝지 않은 상황입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상반기 업황이 부진했다가 하반기 개선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많았지만 고금리와 부동산 경기 침체 등의 영향으로 착공과 분양 일정은 여전히 불확실성에 놓인 까닭입니다.
 
김세련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주택 원자재 가격 하향 안정화로 마진 회복되는 분위기이나 종목별로 이익 체력은 차별화되는 구간”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이후 미국 10년물 금리가 5%에 근접하면서, 국내 시중금리도 상승하는 등 부담이 되고 있다”라며 “전반적인 매크로 환경이 주택주에 우호적이지 않다”라고 진단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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