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삼성SDI 선방 속 주춤한 SK온
LG엔솔,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AMPC 수혜 덕분
삼성SDI, 프리미엄 제품으로 호실적 예상
SK온, 연내 적자 탈출 어려워…내년 흑자 전환 가능성
2023-10-19 15:41:24 2023-10-19 16:13:41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국내 배터리 3사의 3분기 실적 성장세에 희비가 엇갈릴 전망입니다. 글로벌 경기침체 여파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는 추세이지만,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로 인한 수혜를 보고 있습니다.
 
국내 배터리 업계 맏형격인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북미 배터리 공장 안정화와 판매량이 증가로 3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습니다. 삼성SDI 역시 내실 위주 경영으로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 가운데, 후발주자인 SK온은 3분기에도 적자 탈출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다만 장기적으로 보면 내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점쳐지는 등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입니다.
 
국내 배터리 3사 잠정실적 및 컨센스.(그래픽=뉴스토마토)
 
19일 재계에 따르면 앞서 잠정실적을 발표한 LG에너지솔루션은 올 3분기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분기에만 매출 8조2235억원, 영업이익 731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0.1%, 7.5% 늘어난 실적을 냈습니다.
 
당초 시장에서는 3분기 배터리 업계 실적이 예상을 하회할 것으로 관측했었는데요. 유럽 등지에서 전기차 판매가 둔화한 데 따른 부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이유에서였습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LG에너지솔루션이 3분기 매출 8조4000억원, 영업이익 69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는데요. 이런 예상을 깨고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을 기록한 겁니다.
 
호실적을 낸 배경에는 미 IRA 시행에 따른 AMPC 수혜 효과가 꼽힙니다. LG에너지솔루션의 영업이익 가운데 AMPC가 2155억원으로 29.4% 가량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국이 IRA를 실행하면서 적용된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을 직접 생산할 경우 1kWh당 35달러, 모듈을 생산하면 1kWh당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입니다. 앞서 LG에너지솔루션은 1분기, 2분기에 각각 1003억원, 1109억원의 AMPC 수혜를 얻은 바 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지역 중심의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연 매출을 25~30% 이상을 달성하겠다는 각오인데요. 업계에서도 장기적인 성장을 점치고 있습니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4분기 유럽 고객사의 수요 회복, 미국 신공장 가동률 및 판매량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면서도 "전기차 성수기와 맞물려 유럽 주요 고객사 배터리 매입은 3분기 말∼4분기를 기점을 회복될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오는 26일 잠정 실적을 발표하는 삼성SDI의 경우에도 전기차 판매 둔화 속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업계에선 삼성SDI의 3분기 영업이익을 5087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을 냈던 작년 동기 5659억원보다 10.1% 줄어든 수치입니다. 하지만 전 분기 4502억원보다는 13.0% 증가할 전망인데요.
 
업계에선 삼성SDI가 3분기에 호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P5 등 프리미엄 모델 위주로 대응하고 있어 경기 둔화 영향에서 비켜서 있다"며 "오히려 주요 고객사가 공급량 증대를 요청함에 따라 헝가리 2공장 신규 라인을 가동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P5 배터리 비중이 3분기 50%를 넘어서면서 제품 믹스와 함께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김 연구원은 "삼성SDI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공장이 가동되는 2025년부터 양적 성장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코발트 프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등 보급형 라인업을 갖추는 시기에 점유율 상승 폭이 빨라질 것"이라며 장기 성장 가능성 역시 높게 점쳤습니다.
 
주민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프리미엄 전기차 배터리 판매에 집중하고 있어서 실적은 3사 중 가장 견조할 것"이라고 봤습니다.
 
SK온.(사진=SK온)
 
다만 SK온은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할 전망입니다. 배터리 3사 후발주자라는 점에서 적자를 벗어날 시점이 주목받았지만, 연내 흑자전환 가능성도 낮아졌다는 관측인데요.
 
업계에선 SK온의 3분기 영업손실 규모를 1531억원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2분기 영업손실 1315억원보다 적자 폭이 늘어난 수치인데요.
 
고객사인 포드 공장이 증설을 위해 6주 동안 가동을 중단하면서 제품 출하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풀이됩니다. 다만 포드 공장이 정상 가동하고 포드의 가격 인하로 F-150 라이트닝 주문이 급증하면서 SK온의 출하량도 함께 늘어날 것이란 점에서 흑자전환이 가까워질 것이란 관측입니다.
 
윤재성 하나증권 연구원은 "포드의 판매 증가에 따라 SK온의 배터리 출하량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라며 "2024년 영업이익 흑자 전환이 가까워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재계 관계자는 "SK그룹에서 분기 적자 2000~3000억원이 그렇게 큰 규모는 아니다"며 "내년에 게다가 작년 적자 만큼만 AMPC를 받아도 적자는 상쇄된다. 흑자를 언제 내느냐보다 얼만큼 더 많이 잘 낼 수 있느냐가 SK온의 실적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습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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