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사업까지 포기한 금호건설, 유동성 적신호 켜졌다
수익 하락에 건전성 우려도…'오너3세' 박세창 사장, 경영 능력 의구심
관급공사 미운털 박힐라…우선협상대상자 철회에 새만금공항은 불투명
현금 줄고 부채비율 늘고…고금리·원가율 상승 부담에 3분기 전망도 '흐림'
2023-10-06 06:00:00 2023-10-06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금호그룹 오너가 3세 박세창 사장이 이끄는 금호건설의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졌습니다. 고금리와 원자재값 인상으로 건설경기가 악화한 상황에서 신규 공사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현금흐름이 부진하고 실적까지 하향 곡선을 그리는 등 악재가 지속되고 있는 까닭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금호건설은 지난달 27일 단일판매·공급계약 해지 공시를 통해 남양주 센트럴N49 개발사업 건설공사를 중단한다고 밝혔습니다.
 
(사진=금호건설)
 
작년 5월 금호건설이 수주한 해당 사업은 경기 남양주시 평내동 일원에 지하 5층~지상 최고 49층, 3개동 규모의 공동주택과 상업시설, 문화집회시설 등을 짓는 대형 프로젝트로 계약금액(1387억3740만원)은 지난 2021년 금호건설 매출액(2조651억원)의 6.7%에 달합니다.
 
금호건설이 대형 프로젝트 시공권을 포기한 배경에는 유동성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분석됩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금리인상과 원자재가격 급등, 악성 미분양 증가로 경기가 어려운 가운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자금 조달에 대한 부담이 커졌기 때문입니다.
 
실제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금호건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204억원으로 반년 새 23.7% 쪼그라들었으며 영업활동현금흐름(-398억원), 투자활동현금흐름(-8억원) 등도 1년 새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입니다. 이에 금호건설은 2019년 말 이후 처음으로 지난 8월 1년 6개월 만기 사모채 100억원을 발행하기도 했습니다. 연 9.6%의 고금리를 감수하면서라도 자금 조달이 절박했던 것으로 해석됩니다.
 
센트럴N49 개발사업 조감도.(사진=남양주 도시공사)
 
하반기 관급공사 수주 차질 우려
 
건설 경기가 악화하면서 센트럴N49 개발사업에 나선 남양주도시공사는 한국주택보증공사(HF)의 건설자금보증을 통해 PF로 자금을 조달하기로 했지만 금호건설이 HF의 보증 요건 또한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결국 시공권을 내려놓게 됐습니다. 금호건설과 PF대출 약정 조건에 대한 이견이 빚어지면서 공사는 지난 8월 대체시공사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군을 확보했으며 현재 동부건설과 계약을 추진 중인 상태입니다.
 
‘사업 추진 불가’를 통보한 금호건설은 해당 계약 해지에 따른 재무적 손실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패착이 더 커보입니다. 올해 상반기 기준 금호건설의 매출액 중 32.48%를 관급공사(3528억8400만원)가 차지하고 있어섭니다. 금호건설의 경우 공항공사 등 ‘관급공사’를 주력으로 성장했던 만큼 이번 계약 해지가 수주에 악영향을 줄 수 있는 것입니다.
 
당장 금호건설은 현대건설 컨소시엄으로 참여했던 새만금국제공항 입찰(지분 16%)도 일시 중단된 상태며 지난 8월 따낸 부천열병합발전소 현대화사업 건설공사 우선협상대상자도 계약 조건에 대한 이견으로 선정이 철회됐습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가 9828억원으로 1년 전보다 18% 감소한 상황에서 지난해 매출액의 22%에 달하는 부천열병합 발전소까지 놓치며 하반기 수주에는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모습입니다.
 
(표=뉴스토마토)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치며 박삼구 금호그룹 전 회장의 장남인 박세창 사장의 경영능력에도 물음표가 붙습니다. 지난 2021년 아시아나IDT에서 자리를 옮긴 박 사장은 현재 서재환 대표와 함께 금호건설을 이끌고 있는데 현재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없기 때문입니다.
 
특히 관리부문을 맡은 박 사장은 조완석 부사장(경영관리본부)을 필두로 정연준 상무(재무), 서원상 상무(전략기획), 최종원 상무(경영지원)와 전략기획과 경영지원, 재무·회계를 책임진다는 점에서 이익 부진과 재무 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낳습니다.
 
금감원에 따르면 금호건설의 영업이익은 2021년 말 1116억원에서 지난해 559억원으로 반토막 났으며 올해 상반기에는 109억원으로 전년동기에 견줘 69% 급락한 상태입니다. 올 3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습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금호건설은 영업이익은 55억원으로 1년 전보다 65% 감소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반면 부채비율은 올해 상반기 기준 227.6%으로 작년 말(211.3%)보다 악화했습니다.
 
수주 경쟁력이 떨어진 가운데 수익성 하락으로 영업현금흐름(OCF)이 저하하며 재무건전성도 약화한 것입니다. 이에 대해 금호건설 관계자는 "아직 3분기 보고서가 나오지 않았고, 새로 진행되는 공사도 있다"며 "4분기가 남은 상황에서 수주 상황은 지켜봐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alive02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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