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반포·개포 1만가구 입주 폭탄…전세시장 '폭풍전야'
반포 차기 대장주 '래미안원베일리'…내달 말 입주
"원베일리로 수요 몰릴 것…인근 단지 전셋값 하락 전망"
다음은 개포동…6702가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입주
2023-07-17 06:00:00 2023-07-17 06:00:00
 
[뉴스토마토 백아란·김성은 기자] "사전점검 전에는 집주인들 마음이 급하지 않아요. 막상 입주가 다가오면 3달 안에 잔금을 치러야 하니 가격을 낮춰 전세를 내놓을 것입니다." (반포동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
 
지난 14일 둘러본 서울 서초구 반포 부동산 곳곳에는 "원베일리 입주를 축하한다"는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매매·전세·월세 물건 다량 확보'라는 홍보판을 비롯해 부동산 창이 '래미안원베일리' 매물로 도배되면서 입주장을 실감했습니다.
 
내달 31일부터 2990가구 대단지인 래미안원베일리 입주를 앞두고 반포 전세시장은 요동치고 있습니다. 잔금을 치르기 위해 집주인들이 내놓은 전세 매물이 인근 전셋값 하락을 이끌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시장에 래미안원베일리 전세 매물은 쏟아지고 있습니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반포동 전세 매물은 2166건으로, 이 가운데 래미안원베일리 매물이 절반 이상인 1275건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올해 5월부터 풀리기 시작한 래미안원베일리 전세는 6월 1000건을 돌파한 뒤 최근 1200여건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프=백아란 기자)
 
전세 물량이 많지만 아직 가격 하락세는 나타나지 않고 있습니다. 현재 전용면적 84㎡ 전세 시세는 14억원에서 16억원 사이로 형성돼 있습니다.
 
반포의 A 부동산 관계자는 "저렴한 매물은 전용 59㎡ 9억원 후반대, 전용 84㎡ 13억원까지 나왔지만 빠르게 계약이 이뤄졌다"면서 "13억5000만원짜리 저층 매물도 이미 계약자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이달 15~17일 사전점검을 거치고, 내달 31일 입주가 시작되면 분위기가 달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이 관계자는 "사전점검 이후 아파트에 대한 평판과 집주인들의 입주율에 따라 전세 매물량이 달라지기 때문에 지금부터 예의주시해야 한다"며 "통상 사전점검 전에는 집주인들이 느긋한 편"이라고 했습니다.
 
이어 "전셋값이 어느 쪽으로 고개를 틀지 지켜봐야 하지만 입주하면 매물이 늘고 경쟁이 붙어 대체로 가격이 내리는 경향이 있다"면서 "중간에 오르더라도 잔금 마감일 직전에 급매물이 또 한번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내달 말 입주를 시작하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원베일리, 수요 흡수"…주변 아파트 단지 긴장
 
대규모 단지 입주에 인근 아파트 전셋값도 출렁일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진 가격 방어가 됐지만 차기 반포 대장주로 꼽히는 래미안원베일리가 수요를 흡수하면 주변 단지에서 전세 가격을 낮출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래미안원베일리 바로 옆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전세는 이달 10일 13억4000만원(5층)에 신규 거래됐는데, 올 1월 1~6층이 11억9000만~12억5000만원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오른 상태입니다. 맞은편 '래미안퍼스티지' 또한 급매물을 제외하면 14억~15억원대로 매물이 나와 입주장 타격이 가해지지 않았다는 게 업계 시각입니다.
 
반포 B 부동산 관계자는 "원베일리는 아크로리버파크보다 입지가 좋아 전월세를 찾는 수요가 많다"며 "최근 래미안퍼스티지 세입자가 비슷한 가격이면 신축인 원베일리로 이사가겠다고 해 계약한 바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이어 "퍼스티지 집주인이 세입자를 잡으려고 뒤늦게 가격을 낮추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면서 "앞으로 이런 사례가 많아지면 집주인이 알아서 가격을 내릴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공사 현장. (사진=김성은 기자)
 
개포동 대어도 입주…전셋값 변수로
 
반포를 비롯해 하반기 강남 일대에 1만 가구 규모의 입주장이 펼쳐집니다. 연말에는 6702가구의 강남구 개포동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입주에 돌입할 예정입니다.
 
올해 초 3375가구의 '개포자이 프레지던스' 입주 시기에 전세 물량이 증가하며, 인근 아파트 전셋값이 일시적으로 하락한 바 있는데요. 개포자이의 두배에 달하는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의 입주장을 앞두고 강남 전셋값 변동에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이밖에 규모는 크지 않지만 '대치 푸르지오 써밋'(489가구), '신반포르엘'(330가구) 등도 입주장에 가세한 상태입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갭투자나 아파트 입주 물량이 많은 지역의 경우 신규 세입자 확보 문제로 인해 역전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초고가 단지가 많은 강남권은 선호도가 높기 때문에 임차인 확보가 상대적으로 용이한 편이지만 지역별 혼조세는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백아란·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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