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후쿠시마 오염수 안전기준 부합"…방류 초읽기
그로시 사무총장, 4~7일 일본 방문…최종보고서 공개
"방사능 영향, 무시할 수 있는 수준"…'정국 뇌관' 부상
2023-07-04 17:40:37 2023-07-04 18:58:11
 
[뉴스토마토 박진아·한동인 기자]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와 관련해 사실상 "문제가 없다"는 평가를 내린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습니다. IAEA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밝혔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전달받은 보고서를 토대로 올여름 구체적인 오염수 방류 시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방류가 임박하면서 일본 내에서 불안한 여론을 의식한 "여름 해수욕 기간은 피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본 정부는 여름 방류 계획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예상대로 '안전하다'는 보고서방류 '명분 쌓기'
 
일본 지지통신·교도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기시다 총리를 접견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계획을 검증한 최종 보고서를 전달했습니다. 최종 보고서는 방류 설비와 방법 등이 모두 타당하다는 지금까지의 보고서와 내용이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IAEA는 이날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보고서 개요를 공표하고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가 안전기준에 부합하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의 해양 방출이 사람들과 환경에 미치는 방사선의 영향은 무시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종 보고서를 받은 기시다 총리는 "우리나라에서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 성실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는데요. 기시다 총리는 전달받은 보고서를 토대로 올여름 구체적인 오염수 방류 시기를 결정할 예정입니다. 그는 중국 등 주변국 여론을 고려해 방류 시점을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일본 내에서도 야마구치 나쓰오 연립여당 공명당 대표가 "여름 해수욕 기간에는 방류를 피하면 좋겠다"는 의견을 내는 등 불안한 여론이 지속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럼에도 일본 정부는 해양 방류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되풀이했는데요. 실제 마쓰노 히로카즈 관방장관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해양 방출 시기는 올해 봄부터 여름 무렵이라고 밝혀왔고, 이 방침에 변경은 없다"고 말해 일각의 방출 지연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앞서 그로시 사무총장은 기시다 총리와의 접견 전에 도쿄 외무성에서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외무상과도 회담을 가졌습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그로시 사무총장으로부터 IAEA가 정리한 오염수 방류 계획 평가 보고서의 설명을 들은 것으로 판단됩니다.
 
하야시 외무상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IAEA의 중립적이고 전문적인 대처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며 "처리수(오염수)의 해양 방출의 안전성에 대해 계속해서 과학적 근거에 기반해 투명하게 국제사회에 정중하게 설명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을 둘러싸고 현재 중요한 국면을 맞이했다"며 "처리수에 대한 포괄적인 평가를 담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있어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은 오는 5일 후쿠시마 제1원전을 방문해 방류 시설 등을 살펴볼 예정입니다. 7일까지 일본에 머문 뒤 한국, 뉴질랜드, 쿡제도 등 3개국을 방문합니다. 한국은 7~9일까지 방문할 예정입니다.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4일 일본 총리 관저에서 열린 회의에서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에게 IAEA의 보고서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IAEA 사무총장, 7~9일 방한…커지는 '오염수 공포'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7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그로시 사무총장을 만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보고서에 대한 설명을 들을 예정입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 1차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에서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 박진 외교부장관 등과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박 차장은 그로시 사무총장의 방한 배경에 대해 "(일본의) 최인접국이고 따라서 IAEA가 검토를 했다면 그 결과에 대해 대상 국가 외의 주변국과 공유하는 게 당연한 것 아니겠나"라고 설명했습니다. 다만 만난다는 원칙과 날짜만 정해졌을 뿐 구체적인 장소나 내용에 대해서는 조율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민 불안감 해소를 위해 소통 채널로 등장한 정부의 일일 브리핑은 보고서 발표 날까지도 오염수 방류와 관련해 기술적 검증이 막바지 단계라는 말뿐, 명확한 대응 방안은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국민적 불안감도 여전히 큰데요. 앞서 우리 정부는 일일 브리핑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설명하면서 일본 정부를 옹호하는 일본 대변인실 같다는 비판이 쏟아진 바 있습니다.
 
국제통상 전문가인 송기호 변호사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IAEA가 기본적으로 하는 일이 일본의 환경영향평가서를 검토하는 일이기 때문에 이번 검토 대상에는 한국에 대한 영향이 담길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하며 "여전히 일본의 환경영향평가에서 말하는 이른바 농축의 문제가 해양 생태계의 퇴적과 축적의 문제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에 대한 문제도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송 변호사는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금지 조치에 대해서도 "우리 정부의 잠정 임시 조치일 뿐인데, 그것을 뒷받침하려면 일본 바다가 방사능 오염 위험성이 있다는 근거를 (우리 정부가) 가지고 있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오히려 지금의 상황에선 (우리 정부가) 일본 바다에 문제가 없다는 쪽으로 동의를 하고 있는데, 두 가지 사안을 결코 별개로 볼 수 없음에도 논리와 과학, 국제법상 근거도 전혀 없는 조치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이 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관련 일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한동인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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