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위원장 '이동관 그대로'…정국 화약고 눈앞
이동관 방통위원장 인사 연기…다음달 지명할 듯
여야, 7월 임시국회 '인사청문회 격돌' 예고
2023-06-29 17:36:04 2023-06-29 19:11:52
 
[뉴스토마토 박진아·윤혜원·최수빈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집권 2년 차를 맞아 사실상 첫 개각을 단행했지만, 차기 방송통신위원장 인사는 명단에서 제외됐습니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내정된 상태는 그대로지만, 여러 정무적 고려로 내달 이후로 연기되는 분위기인데요.
 
이 특보가 임명될 경우 7월 임시국회에서 '인사청문회 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은 이 특보가 국정과제 수행의 적임자라며 '철벽 엄호'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반면, 야권에서는 도덕성과 전문성에 결격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며 송곳 검증을 벼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동관 청문회 한 차례만리스크 최소화 전략
 
이날 대통령실이 발표한 장·차관급 인사 명단에는 이 특보의 이름은 적혀있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방통위원장으로 내정된 상태지만, 이날 이 특보를 방통위원장에 지명할 필요가 없다는 대통령실의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아들 학교폭력 논란, 이명박정부 청와대 홍보수석 시절 언론계 부당 개입 의혹 등 이 특보를 둘러싼 논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지명 시기를 조율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방통위원장직 면직처분을 받은 한상혁 전 위원장 임기도 고려 대상이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한 전 위원장 임기는 다음 달 말까지였습니다. 방통위원장을 보궐 임명하면 전임자 잔여 임기가 적용되는데요. 이 특보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두 번 치러야 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따라서 한 전 위원장 잔여 임기는 현행 대행체제로 운영하고, 그 이후 이 특보를 지명하는 방안이 거론될 수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한국방송공사(KBS) 수신료 분리 징수 등의 현안을 일단락한 뒤 지명해 잡음을 최소화하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 특보가 거의 (방통위원장에) 확정된 것 같다"면서도 "(인사청문회를 두 번 하는) 리스크는 안고 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 의원은 "(이 특보 아들) 학폭에서 새롭게 나오는 것이 없고, 이명박정부 때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도) 수사가 됐지만, 이 특보는 수사받지 않았고 관여가 확인된 적이 없다"며 "(이 특보가) 논란에 휩싸이지 않게 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 (사진=뉴시스)
 
7월 정국 흔들 최대 변수정국 격랑 속으로
 
임명 시점이 달라질 뿐 이 특보가 방통위원장으로 지명되는 것은 기정사실입니다. 벌써부터 7월 임시국회의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인사청문회 격돌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내년 총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만큼, 여야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주도권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됩니다. 
 
야권은 인사청문회에서 이 특보에 대한 '언론 장악' 논란, '자녀 학폭' 의혹 등을 부각할 전망입니다. 실제 민주당은 연일 이 특보를 향한 공세를 퍼붓고 있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명박정권 시절 이 특보가 국정원을 동원해 언론인 사상을 검열하고, 인사에 부당 개입한 것 아니냐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이 특보 임명 강행은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반면 여권에서는 이 특보에 대한 철벽 엄호가 펼쳐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방통위원장 인사청문회가 열리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이 여야 합의에 따라 지난달 정청래 민주당 의원에서 친윤(친윤석열)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으로 교체된 만큼, 적극 엄호에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문수 전 서울시의회 교육위원장을 비롯한 전 하나고 특위위원들이 지난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동관 아들 학폭' 관련 하나고 학폭 입시비리 재수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윤혜원·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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