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 들끓는데…여당은 '먹방' 장외 여론전
야, 오염수 장외 여론전에…여, 성주참외 시식 맞대응
우원식·이정미도 단식 돌입…오염수 방류 저지 총공세
2023-06-26 17:04:52 2023-06-26 18:59:57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일본의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 오염수 방류가 임박한 가운데, 여야가 한 치의 양보 없는 여론전에 돌입했습니다.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안전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총공세를 펼치는 반면, 여당은 직접 경북 성주 참외 농가와 수산시장 등 현장을 찾으며 맞대응 여론전에 나섰습니다. 농수산물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여당 지도부가 직접 먹어서 보여주며 야당의 문제 제기를 괴담으로 규정하고 차단하려는 '맞불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여, 성주 참외·횟집 회식 '먹방'…'사드·오염수' 괴담 치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26일 사드가 배치된 경북 성주를 방문해 성주군청에서 사드 환경영향평가 승인 관련 브리핑을 듣고 참외 농가 농민들과 만나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김 대표는 직접 참외도 시식하며 공개적인 먹방을 통해 국민들에게 농산물의 안전성을 보여줬는데요. 앞서 야당은 지난 6년간 사드 배치에 반대하며 기지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성주 지역의 대표적인 특산물인 참외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김 대표는 "사드 환경영향평가, 이 간단한 결과를 내는 데까지 6년의 긴 세월을 보냈고 성주는 그사이에 마치 사람이 살면 안 되는 고장처럼 여겨졌다"며 "심지어 괴담을 퍼뜨리는 사람들은 '전자레인지 참외'라고 하는 조소까지 하면서 성주의 지역경제에 타격을 줬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러한 지역경제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일들을 중앙부처가 빨리빨리 해결하고 걷어내야 하는데, 문재인정권은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진행하는 시늉만 하고 사실상 진행하지 않으면서 저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2008년에는 미국산 쇠고기를 갖고 괴담을 퍼뜨리더니 2017년에는 참외를 괴담으로 삼았고, 지금은 청정 수산물인 우리나라 수산물을 가지고 괴담을 퍼뜨린다"며 "하루하루 열심히 살아가는 우리 농민·어민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해 주기는커녕 생계를 도리어 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민주당의 행태야말로 결코 용인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사드 사태는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의 미리보기와 다름없다"며 "민주당의 사드 전자파 선동이 괴담으로 판명됐지만 아직 그 누구도 사과하지 않고 있다. 과거 선동에 나섰던 의원들은 아예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겠다는 뻔뻔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윤 원내대표는 "가짜뉴스로 정부와 과학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고 장외집회를 통해 국민들 공포를 극대화한 후 선거만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잊히기만 기다리는 게 공식처럼 반복돼 온 민주당의 선전·선동 전략"이라며 "이번에야말로 과학의 힘이 괴담에 승리하는 선례를 남길 때"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부·여당은 괴담으로 망연자실하고 있는 수산업 종사자들과 횟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을 돕기 위해 수산물 시장과 횟집에서 '릴레이 식사'를 이어가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윤 원내대표는 지난 23일 원내지도부와 함께 서울 송파구 가락농수산물종합도매시장을 방문하고 시장 내 횟집에서 만찬을 즐겼습니다. 앞으로 상임위별 여당 의원들 역시 잇따라 농수산물 시장 등을 방문해 회식을 하며 수산물 안전성을 강조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6일 경북 성주군 성주농산물공판장을 찾아 참외를 맛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야, 무기한 단식농성 돌입… "오염수 방류 저지" 
 
반면 야당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투쟁에 돌입하며 대여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습니다. 민주당 후쿠시마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대책위원회 고문인 4선의 우원식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해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는데요. 오염수 문제와 관련한 민주당 의원의 단식은 윤재갑 의원에 이은 두 번째입니다.
 
우 의원은 "일본정부는 오염수 방류 계획을 즉각 철회하고 시운전을 중단하라"며 "일본 정부는 국내외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끝끝내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강행하고 있다. 이러한 일본의 행위는 전례가 없는 국제적 범죄행위이자 이웃 국가와 전 인류의 생존과 존엄에 대한 실질적 위협"이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잘못된 의사결정을 재검토하고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저지를 위한 실질적 방안이 마련될 때까지, 그리고 일본이 방류를 중단할 때까지 무기한 단식 농성에 돌입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 농성에 돌입했습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국민의 84%가 방류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며 "정의당이 선두에서 국민과 함께 요구를 관철할 때까지 싸우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윤 의원과 우 의원을 찾아 격려를 하기도 했습니다. 또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민주당 위원들은 유국희 원자력안전위원장과 면담하기 위해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방문했습니다. 
 
민주당은 다음 달 1일 서울시청역 인근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반대 규탄대회'를 시작으로, 7월 한 달 동안 호남·충청·제주 등 전국을 순회하며 권역별 규탄대회와 현장 최고위원 회의를 동시에 개최할 방침입니다. 정의당 역시 지역위원회별로 오염수 방류 반대 결의안 제정 요구와 집회, 선전전에 나설 계획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26일 오후 국회 본관 앞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저지를 위한 단식농성장을 방문, 단식 중인 윤재갑·우원식 의원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