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부동산 시장 침체로 급락했던 경기도 안양·의왕시 일대 아파트 매매가격이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집값이 반등하면서 저조했던 분양시장 분위기도 되살아나고 있는데요. 이 지역 대장주로 꼽히는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는 교통 호재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면서 급매가 소진된 후 매도자 우위 시장으로 흘러가는 분위기입니다.
인덕원역 일대 반등세
특히 인덕원역 일대 안양·의왕시 아파트 단지들은 GTX-C 노선 수혜로 상승세가 두드러집니다. GTX-C노선은 양주(덕정)~삼성~수원 간 74.8km를 연결하는 노선으로 인덕원역을 거칩니다. 노선이 개통되면 강남 출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될 예정입니다. 이밖에도 월곶~판교(월판선), 인덕원~동탄 복선전철 개통도 예정돼 있습니다. 서울과 수도권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는 것이지요.
인덕원역 인근에는 이미 아파트 단지들이 많아 신축이 생길 자리가 없었는데 농어촌공사가 이전하면서 생긴 자리에 들어선 것이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입니다. 2019년 11월 입주를 시작했으며, 지역 내 최고층인 43층 높이로 조성된 1774가구의 대단지라 단번에 지역 대장주로 등극했습니다. 인덕원역까지 걸어서 15분 정도 거리라 걷기는 애매하지만, 마을버스 5대가 단지를 경유합니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에 위치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전경. (사진=홍연 기자)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단지 내부 모습. (사진=홍연 기자)
북쪽으로 2km 남짓 떨어진 위치에 과천 지식정보타운(지정타)이 들어서면서 반사이익도 기대되는 상황인데요. 일자리가 생기고 인프라가 좋아지면 분위기가 또 달라지겠죠. 과천 지정타는 주택과 산업시설이 함께 들어서는 택지지구입니다. 남쪽으로는 평촌과 인접해 있는데, 평촌 학원가까지는 차로 10분 정도가 걸려 평촌 생활권이라고 할 수 없지만 이용하기엔 불편하지 않습니다.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의 전용 84㎡는 최근 11억8000만원에 거래됐습니다. 현재 나와 있는 매물의 호가는 12억~13억원까지 올랐습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몇 개월 사이에 2억~3억원이 올랐고 매매가 많이 돼서 물건이 별로 없다"면서 "전세가가 높아 집주인들이 들어와서 사는 경우가 많다 보니 급할 게 없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아파트는 2021년 6월 전용 84㎡가 16억3000만원에 실거래됐고 한때는 호가가 17억원까지 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분양 당시나 고점을 기록했을 때나, 또 지금도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의 시세에 대해서는 말이 많습니다. 교통 호재를 감안하더라도 비싸다는 평가입니다.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주변 단지를 살펴보면, 내손 라구역, 다구역과 덕현지구 재개발을 참고할 수 있을 겁니다.
입지에 따라 청약 양극화 현상이 큰 편인데요. 내손 라구역 재개발 지역에 공급된 '인덕원 퍼스비엘'은 지난 5월 1~2순위 청약에서 11.0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습니다. 완판이 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시장 반응은 좋았죠. 반면 상대적으로 인덕원역 접근성이 떨어지는 '인덕원자이 SK VIEW'는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습니다. 아직도 미분양 물량을 털어내는 중입니다.
인덕원 퍼스비엘 전용 84㎡ 분양가는 10억1400만~10억7900만원으로 고분양가 논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인덕원자이 SK VIEW의 경우 84㎡는 일반 분양이 나오지 않았고 전용 99㎡가 11억2400만~12억100만원이었습니다.
2단지 옆에 들어서는 힐스테이트인덕원. 한창 공사가 진행 중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1단지 옆에 자리한 포일스포츠센터. 수영, 베드미턴, 볼링 등을 배울 수 있습니다. (사진=홍연 기자)
인덕원역과 차로 3분 거리에 위치한 과천 지정타 쪽 아파트들과는 가격차가 얼마나 벌어질까요? 2021년 입주한 '과천푸르지오라비엔오'의 전용 84㎡ 호가는 14억원으로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와 1억~1억5000만원 정도 차이가 납니다.
주변 신축 단지들과 과천 지정타 중간쯤에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 시세가 형성된 것인데요, 이들과 비교했을 때 이 가격을 주고 살 만한 것인지는 수요자들이 판단해야겠죠.
1단지 선호 높아…인덕원 일대서 입지 강점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는 1, 2단지로 나뉘어 있습니다. 인덕원역과 가까운 1단지 선호도가 좀 더 높습니다. 1단지 바로 옆에는 포일스포츠센터가 있어서 단지 내 커뮤니티 시설보다 이곳을 많이 이용한다고 합니다. 대신 인덕원역을 오가는 마을버스 정류장은 2단지에서 가까워요.
초등학교 배정은 단지별로 다른데, 1단지가 인덕원초등학교, 2단지는 포일초등학교입니다. 인덕원초등학교는 길을 안 건너도 되고, 포일초등학교는 육교를 건너야 합니다.
동별로 살펴보면 학의천을 볼 수 있는 동이 로열동으로 꼽힙니다. 학의천을 사이에 두고 건너편에 푸르마을인덕원대우아파트와 인덕원동아에코빌아파트를 마주 보고 있어서 완전히 트인 전망은 아닙니다. 그래서 집을 구하는 이들도 고층이나 아예 저층을 찾는다고 해요. 정남향은 없고, 햇볕이 더 잘 드는 남서향이 남동향보다 선호도가 높고, 실제로 매매가도 5000만원가량 차이가 납니다.
학의천을 바라보고 있어 선호도가 높은 동들입니다. (사진=홍연 기자)
2단지는 포일초등학교로 배정되는데 이 육교를 이용해 길을 건너야 합니다. (사진=홍연 기자)
타입별로는 A타입이 949세대, B타입이 358세대, C타입이 144세대입니다. A타입은 팬트리·알파룸이 있고 드레스룸이 넓습니다. C타입은 A타입과 동일한데 침실이 조금 더 넓고 모두 남동향으로 배치된 것이 특징입니다. B타입은 알파룸과 팬트리가 없고, 주방 쪽에 창문이 없습니다. 학의천 방향, 고층인 남서향 A타입이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2단지 옆에는 총 349세대의 장기민간임대주택인 '힐스테이트 인덕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8만892명이 청약해 평균 231.8 대 1, 최고 847.7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는군요. 70여개의 상가가 생길 예정이라 생활 인프라는 좋아지겠지만 '뻥뷰'였던 2단지 일부 동은 힐스테이트 인덕원과 마주 보게 됐습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결국 입지가 성패를 가르는 만큼 인덕원역에서 가장 가까운 신축 대단지인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의 아성은 당분간 공고할 것으로 보입니다. 학군과 인프라는 아쉬운 수준이지만 인근 지역 재개발과 인덕원역 일대의 도시개발사업이 끝나면 나아지겠죠. 실거주보다는 투자 가치 측면에서 고려해 볼 수 있는 선택지 중 하나로 보입니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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