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스텔 수익률 역대 최고…뜯어보니 '속 빈 강정'
5월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 4.93%
매매가격 하락에 수익률 상승
"이자 고려하면 수익률 실현 어려워"
2023-06-21 06:00:00 2023-06-21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오피스텔 수익률이 최근 3년 새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고금리 여파로 매매가격이 하락하면서 적은 투자비용으로도 높은 수익률을 내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인데요.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오피스텔 수익률은 4.93%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5월(4.74%)부터 12개월 동안 지속적인 오름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통계 작성을 시작한 지난 2020년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입니다.
 
부동산원은 "오피스텔 수익률은 오피스와 중대형상가, 국고채 금리,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지역별로 대전이 7.13%로 가장 높았으며, 광주가 6.38%로 뒤를 이었습니다. 부산(5.58%), 세종(5.46%), 대구(5.35%), 인천(5.28%), 경기(4.99%) 등으로 수도권보다 지방 오피스텔 수익률이 높게 나타났습니다.
 
서울은 4.39%로 전국 평균을 밑돌았습니다. 노원·도봉·강북구 등이 있는 동북권(5.11%)은 5%대의 수익률을 보였으나, 강남·서초·송파·강동구가 속한 동남권(4.02%)은 4% 초반에 머물렀습니다.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 사무실 모습. (사진=뉴시스)
 
오피스텔 수익률은 12개월치 월세를 매매가격에서 월세보증금을 뺀 값으로 나눈 비율입니다. 월세가 높을수록, 투자한 비용이 적을수록 수익률은 상승합니다.
 
부동산 시장 침체로 오피스텔 매매가격이 떨어지자 수익률은 올랐습니다. 전국적으로 오피스텔 가격 하락세가 지속하며 지난달 전월 대비 -0.26%의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서울은 전월 대비 0.13%, 지난해 5월과 비교해 1.68% 떨어졌습니다.
 
반면 월세가격은 하락을 멈추고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올해 3월 수도권 오피스텔 월세가격은 전월 대비 0.06% 하락했으나, 4월 보합 전환해 지난달에도 보합세를 이어갔습니다. 서울은 4월 -0.03%에서 지난달 0.04%로 상승 전환했습니다. 전세사기 문제가 불거지며 나타난 월세 선호현상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역마진 우려…매매·분양시장 먹구름
 
수익률이 높다고 투자하기 좋은 환경은 아닙니다. 오피스텔 매입 시 받은 고금리 대출 이자까지 고려하면 역마진 우려가 상당합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오피스텔 가격이 여전히 높은 편이고, 금리를 따져보면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금리가 이전보다 낮아졌다고 하지만 수익률이 개선됐다고 보긴 이르다"고 진단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오피스텔 매매시장 분위기는 암울합니다. 부동산플래닛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4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2079건으로 전년 동월(4664건) 대비 55.4% 감소했습니다. 같은 기간 거래금액 또한 9257억원에서 4030억원으로 56.5% 급감했습니다.
 
새 오피스텔 분양도 쉽지 않아 시행사들은 다양한 혜택을 내놓고 있습니다. 서울 광진구 구의동에 위치한 '구의역 에떼르넬 비욘드'는 10년간 임대 보장을 비롯해 입주 축하금 1000만원을 제시했습니다. 신세계건설이 시공하는 마포구 노고산동의 '빌리브 디 에이블'은 중도금 대출 1회차를 실행한 계약자 50명에게 계약금의 5%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한 분양업계 관계자는 "완판이 어려울 것 같은 단지는 홈페이지까지 닫는 등 지출을 줄이기 위해 홍보 활동을 멈추기도 한다"면서 "높은 분양가로 수익률 실현을 기대하기 어렵다 보니 오피스텔 분양시장은 아직 차갑다"고 말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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