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석 축소" 김기현 맞불 여론전…실현 가능성은 '전무'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불체포특권 포기·무노동 무임금'
'중국인 투표·건보 먹튀 제한'…반중 정서로 야권 직격
2023-06-20 15:39:36 2023-06-20 18:53:59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의원 정수 30명(10%) 감축과 국회의원 전원 불체포특권 포기, 국회의원 무노동 무임금 제도 도입 등 '정치 쇄신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야당에 제안했습니다. 또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외교 결례 논란으로 촉발된 국내 거주 중국인의 투표권 제한,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화두로 앞세워 야당을 압박하고 나섰습니다.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선언하며 승부수를 띄우자 이 같은 내용의 연설로 맞불을 놓으며 여론전에 나선 것으로 풀이됩니다.
 
정치개혁 외친 김기현…'의원수 축소'로 시동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결정적 변화'라는 제목으로 취임 후 첫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나섰습니다. 그는 미리 준비한 1만2000자에 달한 연설문을 갖고 약 53분가량 연설에 나섰는데요. 민생 정책과 개혁에 힘쓰겠다고 밝히면서 야당 비판에도 적잖은 시간을 소비했습니다.
 
김 대표는 우선 '정치 쇄신 3대 과제' 공동 서약을 야당에 제안하며 가장 먼저 '국회의원 정수 10% 감축'을 꺼내들었습니다. 그는 "주권자인 국민들께서 많다고 생각하시면 다 이유가 있는 것"이라며 "의원 300명인데, 숫자가 10% 줄어도 국회는 잘 돌아간다. 엉뚱한 정쟁 유발, 포퓰리즘에 골몰할 그 시간에 진짜 할 일만 하면 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4월에도 현실성이 떨어지는 의원 정수 감축을 제시했으나, 지난 2개월간 당내에서 구체적인 논의 진전은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 등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국면 전환용'이라고 비판한 바 있어 향후에도 의원 정수 감축 논의는 난항이 예상됩니다.  
 
아울러 김 대표는 '코인 논란'에 휩싸인 김남국 무소속 의원을 거론하며 '무노동 무임금 제도'를 도입하자고 했습니다. 그는 "김 의원처럼 무단결근, 연락 두절에 칩거까지 해도 꼬박꼬박 월급이 나오는 그런 직장이 세상에 어디 있나"며 "안 그래도 '일하지 않는 국회', '개점휴업 국회'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출근하지 않고 일하지 않으면 월급도 안 받는 게 상식이고, 양심이라는 것을 우리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김 대표는 전날 이 대표가 선언한 '불체포특권 포기'에 대해서도 "모든 국회의원이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서에 서명하자"고 제안했습니다. 그는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는 만시지탄이지만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이 대표는 국민들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여러 차례 약속해 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겼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향해 "정치 지도자로서 정중한 대국민 사과부터 하는 게 도리"라며 "어떻게 약속을 지킬지 구체적 실천 방안을 제시해달라"고 촉구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중국인 투표·건보 먹튀' 제한이재명엔 '궤변' 공세
 
김 대표는 전날 윤석열정부를 비판한 이 대표의 연설에 대해서도 "장황한 궤변"이라며 "'사돈 남 말' 정당 대표로서 하실 말씀은 아니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소주성(소득주도성장) 실험으로 자영업 줄폐업시키고 집값 폭등시켜서 국민을 좌절시킨 정권이 어느 당 정권이냐"며 "탈원전, 태양광 마피아, 세금 폭탄, 흥청망청 나라 살림 탕진이 바로 민생 포기, 경제 포기"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는 이 대표의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 회동을 두고도 "야당 대표라는 분께서 중국 대사 앞에서 조아리고 훈계 듣고 오는 건 외교가 아닌 굴종적인 사대주의"라고 꼬집으면서 중국인 투표권 박탈과 외국인 건강보험 무임승차 문제를 화두로 꺼냈습니다.
 
김 대표는 "작년 6월 지방선거 당시 국내 거주 중인 중국인 약 10만명에게 투표권이 있었다"며 "하지만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에게는 참정권이 전혀 보장되지 않았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이어 "왜 우리만 빗장을 열어줘야 하는 것이냐, 우리 국민에게 투표권을 주지 않는 나라에서 온 외국인에게는 투표권을 주지 않는 것이 공정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그는 "외국인 건강보험 적용 역시 상호주의를 따라야 한다"며 "중국에 있는 우리 국민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 범위에 비해, 우리나라에 있는 중국인이 등록할 수 있는 건강보험 피부양자의 범위가 훨씬 넓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인이 더 많은 혜택을 누리고 있는 것이며, 부당하고 불공평하다"며 "국민의 땀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건강보험기금이 '외국인 의료 쇼핑' 자금으로 줄줄 새선 안 된다. 건강보험 먹튀, 건강보험 무임승차를 막겠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민주당은 이날 김 대표의 연설에 대해 "협치 의지, 공감 능력, 책임 의식을 찾을 수 없는 여당 대표의 내로남불 연설에 기가 막힌다"면서 "노동계, 언론계, 교육계, 사법부, 야당에 대한 악의로 가득 찬 공격적 언사로 가득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제407회국회(임시회) 5차 본회의에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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