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재감 없는 김기현…'용산 출장소' 전락한 100일
'당 안정화' 성과…리더십·지지율 정체·정국 주도권 '숙제'
내년 총선 승리 '과제'…"앞으로는 외연 확장" 공략 채비
2023-06-15 16:17:22 2023-06-15 19:29:40
 
[뉴스토마토 박진아·최수빈 기자] 지난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로 출범한 김기현호가 15일 취임 100일을 맞았습니다. 그간 당대표 중징계 사태, 가처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장기간 내홍을 겪던 지도부가 안정을 되찾고 '당정 일체'를 바탕으로 대통령실과의 관계 회복을 이루면서 비교적 당의 안정화에 기여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하지만 출범 초기 최고위원들이 잇단 설화로 교체되는 과정에서 리더십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고 정책, 당내 개혁 등에서 '김기현 표' 의제가 제시되지 못하면서 '존재감이 없다'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여기에 민주당의 악재에도 지지율 등 반사이익을 보지 못하고 여당 존재감을 각인시키지 못한 점도 한계로 꼽힙니다. 이제 안으로는 낙하산 공천 우려를 해소하고, 밖으로는 원활한 당정 관계와 외연 확장을 꾀하면서 내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는 과제가 남았다는 평가입니다.
 
'윤심' 논란 속 출범…최고위원 설화 등 리더십 위기
 
윤심(윤석열 대통령 의중)을 등에 업고 당권 레이스에 뛰어들었던 김 대표는 친윤(친윤석열)계의 압도적인 조직력을 바탕으로 3·8 전당대회 1차 투표에서 득표율 52.93%, '과반 득표' 당선을 이뤄냈습니다. 최고위원 당선자들도 모두 친윤계 인사라 부담감 없이 당을 이끌면서 당이 안정화를 되찾았다는 평가는 김 대표의 성과로 꼽힙니다.
 
하지만 김 대표 체제 초반, 가장 큰 암초로는 단연 김재원·태영호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한 설화 논란이 꼽힙니다. 지도부 출범 이후 두 달여 만에 김 최고위원이 '5·18 광주 민주화운동 헌법 수록 반대'나 '전광훈 우파 통일설', 태 최고위원이 '대통령실 관련 발언 녹취 논란'으로 나란히 당원권 정지 징계를 받으면서 공백이 불가피해졌는데요. 이는 김 대표의 리더십에 대한 지적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또 일찌감치 대통령실의 직·간접적 지지로 '윤심'을 등에 업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선출됐던 만큼, '용산 출장소', '용산 이중대' 등의 비판도 잇따랐습니다. 특히 취임 초 '주 최대 69시간 근로시간 개편' 등을 놓고 당정 간 정책 혼선을 보여준 사례는 김 대표의 리더십마저 시험대에 오르게 했는데요. 민심과 대통령 사이를 적절히 속도조절해야 할 집권여당 대표가 대통령실 해명하기에 급급하다 보니 당이 주도적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뒤따랐습니다.
 
여기에 '김기현 표' 의제가 눈에 띄지 않는다는 아쉬움도 나옵니다. 김 대표는 '민생119'를 비롯한 각종 특별위원회를 신설하고 여러 현장에 직접 나서며 민생 행보를 보였는데요. 하지만 체감 성과는 뚜렷하지 않으면서 정국 주도권을 잡지 못했습니다. 때문에 '존재감이 없다' 등의 지적도 함께 나왔습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민주당에서 엄청난 악재들이 팡팡 터지고 있음에도 국민의힘이 반사이익 내지는 주도권을 가지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김기현 대표가 100일 동안 정확히 뭘 했는지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고 혹평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총선 승리' 김기현호 최대 과제패배 땐 윤 대통령 '레임덕'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당 대표 취임 100일 기자회견'을 열고 "최고위원 궐위 및 사고 상황에서도 혼란을 최소화해 흔들림 없는 당의 안정을 도모했다"고 자평하면서 "당은 보다 빈틈 없는 안정화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이제 김 대표 앞에 놓은 과제는 내년 총선 승리인데요.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외연 확장과 도덕성 확립에 주력하겠다는 게 김 대표의 구상입니다. 그는 "지난 100일의 기간이 당내 혼란을 극복해 당을 안정화하는 데 방점을 둔 시간이었다면, 이제 앞으로는 외연 확장에 더 많은 힘을 기울이겠다"며 "그간 지지받지 못했던 세대, 지역에서도 우리의 진정성이 전달되도록 더욱 매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대표는 내년 총선 공천과 관련해서는 "지금까지 특정 계파에 속하지 않고 국민 편에 서서 불편부당하게 정치 활동을 해왔다고 자부한다"며 "그런 경험과 정신을 바탕으로 당헌·당규에 의한 시스템 공천을 철저히 지키고 공천 과정에 사심 개입이 배제되도록 철저히 챙기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또 내년 총선의 '검사 공천설'에 대해서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그야말로 근거 없는 기우에 불과하다"며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말한 바와 같이 검사 공천, 검사 왕국이 될 것이란 이야기는 터무니없는 억측이다. 능력 있는 사람, 시스템 공천을 통해 주민들의 지지 받는 분들이 공천받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는 "작년 대선에서의 시대정신이 '공정과 정의'였다면, 내년 총선에서의 시대정신은 '완벽한 비정상의 정상화'가 될 것"이라며 "오직 민생과 국익 관점에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이어 "비정상의 완전한 정상화, 대한민국의 지속 가능성을 위한 3대 개혁의 완성은 내년 총선에 달려 있다"며 "국민의힘은 절체절명의 선거인 내년 총선에서 국민 여러분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과반 의석을 차지하도록 더욱 낮은 자세로 매진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1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소회를 밝힌 뒤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최수빈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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