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건설사 유동비율 악화…건전성 '주의보'
건전성 지표 유동비율, 9곳 하락
투자 강화한 SK에코플랜트, 94%로 가장 낮아
부채비율 급등한 롯데건설…"올해부터 개선"
2023-04-19 06:00:00 2023-04-19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지난해 유동성 위기가 건설업계를 덮치면서 각 건설사의 재무 건전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와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약화된 시기인 만큼 재무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더욱 클 수 밖에 없죠. 대형건설사도 예외는 아닙니다. 재무 건전성을 확보하지 않은 상황이라면 언제든 유동성 위기를 맞을 수 있죠.
 
19일 뉴스토마토가 각 건설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대형건설사의 유동비율은 전반적으로 하락했습니다. 유동비율은 재무 건전성을 판단하는 지표 중 하나입니다.
 
(표=뉴스토마토)
 
SK에코플랜트, 유동비율 100% 하회…"투자 영향"
 
이중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94.3%의 유동비율을 보이며 100%를 밑돌았습니다.
 
유동비율은 1년 내 현금화 가능한 유동자산을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비율을 말합니다. 기업의 지급능력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유동비율이 높을수록 현금 동원력이 양호하다고 봅니다. 통상 200% 이상 유지되면 안정적이라 평가하죠.
 
SK에코플랜트의 유동비율은 △2020년 93.6%에서 △2021년 97.8%로 상승했다가 지난해 소폭 줄었습니다. 유동비율이 100% 아래면 단기간 갚아야 할 돈이 더 많은 셈입니다.
 
지난해 유동부채는 6조1133억원으로, 1년 전(4조1531억원) 대비 47% 확대됐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1조5249억원의 매입채무가 전년의 2배 수준으로 늘어 큰 비중을 차지했으며, 같은 기간 초과청구공사액은 9925억원에서 1조5385억원으로 늘었습니다.
 
SK에코플랜트의 부채비율 또한 높은 편입니다. 지난 2021년 572.9%에서 지난해 256%로 크게 하락했지만, 다른 대형건설사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입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환경·에너지 기업 전환에 맞춰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면서 M&A(인수합병) 등 투자를 늘린 영향"이라며 "현재 차입 규모는 관리 가능한 범위"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환경·에너지 사업 밸류체인 완성을 위한 투자는 대부분 마무리됐다"며 "올해부터 재무 건전성 개선과 내적성장 강화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롯데건설, 부채비율 '껑충'…"올해 개선 전망"
 
지난해 대우건설을 제외한 모든 대형건설사들의 유동비율이 감소했습니다. 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 포함)을 비롯해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은 전년 대비 10%포인트 이상 하락했습니다.
 
롯데건설은 2021년 134%에서 지난해 118%로 1년 새 16.2%포인트의 하락폭을 보였습니다. 유동자산은 3조5131억원에서 6조8286억원으로 크게 증가했지만 유동부채도 2조6128억원에서 5조7739억원으로 늘면서 유동비율은 떨어졌죠.
 
부채비율은 142.3%에서 264.8%로 크게 늘었습니다. 자본은 2276억원 늘어난 반면 부채는 3조5408억원 증가한 탓입니다.
 
롯데건설은 지난해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 여파로 자금난을 겪은 바 있는데요. 시평 10위 내 건설사도 자칫 휘청일 수 있다는 위기감이 퍼지기도 했습니다. 롯데그룹 계열사의 지원과 회사채 발행 등으로 위기를 넘겼습니다. 올해 1월에는 메리츠증권 주간으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채권을 매각해 1조5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습니다.
 
지난해 재무 구조 악화에 대해 롯데건설 관계자는 "자금 조달 과정에서 발생한 일시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은 올해 1~2월에 어느 정도 해소가 됐고, 앞으로 재무 구조도 개선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변동성을 대비해 선제적으로 자금을 확보해둔 상태"라고 덧붙였습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대형건설사 중에서도 신용등급 AA등급을 보유한 곳들은 재무 구조가 대체로 양호하지만 A등급 건설사 중 어려운 곳도 있다고 평가된다"며 "대형건설사라고 안전하지 않은 만큼 재무 건전성 확보가 중요한 때"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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