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초고층 여의도 재건축 물밑 수주전 활발
시범·한양·공작 아파트에 건설사 현수막 홍보전
가격 반영은 아직…'평당 1억' 전망도
2023-04-11 06:00:00 2023-04-11 06:00:00
 
여의도 공작아파트 출입구 모습. (사진=김성은 기자)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여의도 하늘을 비상하다!"
 
10일 찾은 여의도 공작아파트 출입구 앞에 걸린 현수막 문구입니다.
 
지난 1970년대 준공된 여의도 노후 아파트 대부분은 50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아파트 층수를 제한하는 '35층 룰'을 폐지한데 이어 여의도 국제금융지구 육성에 따라 이 단지들은 초고층 새 아파트로 거듭날 계획인데요. 빌딩과 아파트 단지가 어우러진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볼 수 있을 전망입니다.
 
63빌딩과 어깨를 나란히 할 아파트를 짓기 위한 건설사들의 수주 경쟁도 본격 막이 올랐습니다. 시공사 선정 단계가 다가오는 재건축 단지에 현수막을 내걸고 눈도장 찍기에 나섰습니다.
 
삼성물산,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6개사의 로고가 새겨진 플래카드는 공작아파트 곳곳에서 펄럭였습니다.
 
파크원 건너편에 위치한 공작아파트 373가구는 최고 49층, 582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입니다. 지난해 11월 서울시는 공작아파트에 대한 정비계획 결정 및 정비구역 지정 고시를 했으며, 올해 2월 영등포구청은 KB부동산신탁을 사업시행자로 지정했습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 곳곳에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김성은 기자)
 
여의도에서 가장 치열한 수주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 곳은 시범아파트입니다. 시공능력평가 상위 10위 건설사 중 8개사의 현수막이 시범아파트를 둘러싼 담벼락에 붙어 있습니다.
 
1584가구로 지어진 이 단지는 준공 50년을 넘긴 여의도 내 최고령 아파트입니다. 여의도 재건축 단지 중 대지면적이 가장 크며, 가구당 대지지분도 높아 사업성이 기대되는 곳이죠.
 
재건축을 통해 최고 65층, 2500가구 규모의 아파트가 세워질 예정입니다. 서울시는 이같은 내용이 담긴 신속통합기획안을 지난해 11월 확정했으며, 올 상반기 정비구역 지정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사업 주체에서 정비계획안을 제출했고, 구청의 검토 과정에 있습니다.
 
여의도 한양아파트 출입구. (사진=김성은 기자)
 
한양아파트 단지 내부에도 대형건설사 6개사의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한양아파트 588가구는 최고 54층, 1000가구 규모로 늘어날 예정입니다. 기존 제3종일반주거지역을 일반상업지역으로 상향해 용적률 최대 600%를 적용한다는 신속통합기획안이 지난 1월 확정됐습니다. 이어 상반기 정비구역 심의를 완료할 계획입니다.
 
여의도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시범아파트의 경우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사업시행인가를 추진할 예정으로, 이즈음 시공사 선정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양아파트도 비슷한 시기에 시공사를 선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건설사도 강한 수주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여의도는 상징성이 충분하고, 고층 개발로 양호한 수익성이 예상된다"며 "수주전에 안 뛰어들 이유가 없다"고 했습니다.
 
여의도 삼익아파트 담벼락에 걸린 신탁사 현수막. (사진=김성은 기자)
 
신탁사 수주 경쟁도 '후끈'
 
수주전을 치르는 곳은 건설사 뿐만이 아닙니다. 신탁사도 수주 경쟁에 가세했는데요. 한국토지신탁, 하나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은 삼익아파트에 성공적인 재건축 사업을 기원하는 현수막을 내걸었습니다.
 
여의도에서는 신탁방식 재건축이 활발합니다. 신탁사가 시행을 맡는 방식입니다. 앞서 한국자산신탁은 시범·수정·광장아파트, KB부동산신탁은 한양·공작아파트의 사업시행자로 지정됐습니다.
 
신탁방식 재건축의 최대 장점은 원활한 자금조달과 사업기간 단축입니다. 다만 통상 일반분양 수익의 3~4%를 수수료로 지불해야 하죠. 그럼에도 전문성이 담보된 신탁방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여의도 아파트 단지 전경. '브라이튼 여의도'가 공사 중이다. (사진=김성은 기자)
 
'평당 1억' 간다지만…가격 급등은 아직
 
여의도 재건축사업 기대감에 비해 가격 상승세는 크지 않은 모습입니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최고가 대비 뚝 떨어졌던 매매가격이 최근 1~2억원 가량 오른 정도입니다. 고금리 부담과 전세를 놓지 못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시범아파트 전용면적 79㎡는 지난 2021년 10월 최고 20억1000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 1월 15억원, 3월 16억2000만원에 팔렸습니다.
 
한양아파트 인근 부동산 관계자는 "시범 24평(전용 79㎡)은 17억8000만원, 한양 35평은 18억5000만~19억원에 나와 있다"며 "재건축 단지에 대한 문의는 있지만 매수자들이 지켜보는 분위기"라고 말했습니다.
 
매물 자체가 없기도 합니다. 시범아파트의 한 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는 오랫동안 대출이 안 나왔던 지역으로 이자 압박에서 자유로운 집주인들이 많다"며 "때문에 급매가 잘 없고, 재건축 기대감이 가격에 반영될 때 팔고 싶어하는 눈치"라고 전했습니다.
 
이 아파트들이 재건축될 시 평당 1억원을 호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옵니다. 옛 여의도 MBC 부지에 들어서는 '브라이튼 여의도'를 통해 가격을 짐작해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부동산 관계자는 "여의도 신축 아파트인 브라이튼 여의도 35평 가격을 35억원으로 보고 있다"며 "신축 시세가 이렇다 보니 향후 재건축 아파트도 이 가격을 따라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
0/300

뉴스리듬

    이 시간 주요 뉴스

      함께 볼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