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집권여당 지지율이 모두 하락세를 면치 못하면서 1년여 앞으로 다가온 국회의원 총선거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 숫자가 보여주듯, 국민이 차츰 윤석열정부에 등을 돌리고 있는데요. 국민과의 눈높이에서 소통을 중시하며 출범한 윤석열정부가 정작 국민과의 소통 부재로 정책 혼선은 물론, 일방적인 국정 운영으로 민심의 이반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김형두 헌법재판관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①끝없는 거부권 정국
최근 윤 대통령이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대해 첫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정치적 후폭풍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거부권 행사를 통해 여야의 극단적인 대립 구조가 상징적으로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문제는 민주당 주도로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의료법, 방송법 제·개정안 등을 놓고도 여야가 같은 과정을 반복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끝없는 거부권 정국 속에 정부·여당과 야당의 강대강 대치는 내년 총선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윤 대통령 일방통행에 따른 민심 이반입니다. 7일 <뉴스토마토>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지난 3일부터 5일까지 사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선거 및 사회현안 80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지지율은 33.6%로 집계됐습니다. 5주째 30%대에 머물렀는데요. 부정평가 응답이 63.4%인 가운데, '매우 잘못하고 있다'는 극단적 부정평가 응답만 56.9%로 절반을 훌쩍 넘었습니다.
정당 지지도 역시 국민의힘은 하락세를 멈추지 못했는데요. 조사 결과 국민의힘은 35.5%로 전주(37.4%)보다 1.9%포인트 떨어졌습니다. 반면 민주당은 48.0%로 전주(47.3%)보다 0.7%포인트 상승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②옐로카드 4·5 재·보선
정부·여당의 위기감은 전국 9곳에서 치러진 4·5 재·보궐선거에서도 여실히 드러납니다. 국민의힘 텃밭인 울산에서 교육감 선거와 기초의원 선거에서 모두 패배했고 전북 전주을 국회의원 재선거에서는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이 8%에 그치면서 지난 대선 때 득표율의 반토막이 났습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울산시교육감은 진보 성향인 천창수 후보가 61.94%의 득표율을 기록해 당선됐습니다. 보수 성향인 김주홍 후보는 38.05%에 그쳤는데요. 울산 남구의원(남구나) 보궐선거 결과도 최덕종 민주당 후보가 50.6%의 득표율을 기록해 49.39%를 얻은 신상현 국민의힘 후보를 간발의 차이로 이겼습니다.
이번 재·보궐 선거가 1년짜리 성격이고 투표율이 매우 낮았다는 측면을 고려해도 총선이 1년여 남은 시점에서 텃밭인 울산에서의 패배는 집권여당으로서 뼈 아프고 위기감이 느껴지는 대목인데요.
총선 경고음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부산·경남(PK)에서 이런 심상치 않은 상황이면 수도권에서는 강남도 안심 못 한다는 이야기"라며 "대선 기준으로 울산 남구가 송파(56.76%)나 용산(56.44%), 성남 분당(55.00%)보다 득표가 많았던 곳"이라고 말했습니다.
③퇴로 없는 외교
윤 대통령의 외교안보 정책도 민심의 이반을 가속화하는 요인 중의 하나로 꼽힙니다. 최근 '굴욕외교', '외교참사' 등 수많은 비판을 가져온 한일 정상회담 후폭풍은 물론이고, 북핵 위기 속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국민적 기대는 매우 낮은 상황입니다. 역대급 외교 이벤트인 한미 정상회담을 목전에 두고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을 교체했다는 점만 봐도 정상회담에 미칠 악영향은 피할 수 없습니다.
이날 발표된 미디어토마토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56.2%가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가 없다'('매우 기대가 없다' 41.1%, '대체로 기대가 없다' 15.2%)고 답했습니다. 또 응답자의 57.7%가 '대일본 굴욕외교 국정조사' 필요성에 대해 '찬성한다'고 했습니다.
국민 절반 가까이가 외교안보 정책 우선순위로 '국익'을 꼽았는데요.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48.3%는 외교안보 정책 우선순위로 '실리에 기반한 국익'을 지목했습니다. 반면 윤석열정부의 대표적 외교 기조인 '자유와 연대'를 선택한 응답은 고작 11.7%에 그쳤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됩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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