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 첫 경고 메시지 낸 김기현의 '공허한 메아리'
연이은 '설화'에…"최근 잡음 당원과 국민께 송구"
의원 정수 축소 언급…"국민이 줄이라고 요구해"
2023-04-06 14:57:31 2023-04-06 17:25:57
 
[뉴스토마토 박진아·이강원 기자]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선 최고위원들에 대해 공개 경고장을 날렸습니다. 차후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엄정한 기강을 확립하겠다고 강조하며 '국민과 당원들께 송구하다'고 사실상 공식 사과도 했는데요. 하지만 내부 갈등이 증폭된 상황에서 이 같은 구두경고로 당내 기강이 얼마나 바로잡힐지 의문입니다.
 
김 대표는 또 국회의원 정수를 300석에서 30석 이상 줄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는데요.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에 적용할 선거제도 개편안을 논의하는 국회 전원위원회에서 의원정수 축소를 논의할 것을 공식 제안했습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 대표가 당 지도부의 잇따른 설화로 수세에 몰리자 국면전환용 카드를 꺼냈다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기현 "당 이미지 실추 언행 책임 물을 것" 경고
 
김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당을 이끌어가는 주요 구성원이 국민과 당원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는 일이 최근 빈발하고 있는데, 더 이상 이런 일이 반복돼서는 안 된다"고 했습니다.
 
특히 "당 대표로서 엄중히 경고한다. 이 시각 이후 당의 이미지를 실추시키고 당을 부끄럽게 만드는 언행에 대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당헌·당규에 따라 당 대표에게 주어진 권한을 보다 엄격하게 행사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가 당 최고위원회의를 비롯한 공개석상에서 사과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간 경고성 발언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백브리핑 과정에서만 이뤄졌습니다.
 
김 대표는 이어 "당 윤리위를 조속한 시일 내에 구성하고 엄정한 윤리 기강을 확립하도록 하겠다. 또한 국민정서에 어긋나는 언행으로 물의를 빚은 사람에 대해서는 향후 자격평가 시 벌점을 매기도록 하겠다"며 "총선 승리를 위해 장애 요인이 되면 누구든지 엄정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경고 메시지를 낸 것은 태영호 최고위원의 '4·3' 발언,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5·18' 발언, 조수진 최고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캠페인' 등 민심과 동떨어진 발언들이 연일 논란을 빚으면서 집권여당의 신뢰를 떨어뜨렸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구두경고만으로 당 안팎에서 불거진 잡음이 사라질지는 미지수라는 반응입니다.
 
총선 위기감에 '의원수 축소' 승부수"최소 30석 이상"
 
아울러 김 대표는 선거법 개정 관련 국회의원 정수 축소도 언급했는데요. 그는 이날 "다음 주부터 시작하는 전원위에서 의원 수를 감축하는 것을 논의해야 할 것"이라며 "최소 30석 이상 줄일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김 대표는 "국회에 대한 신뢰가 회복되지 않고 있는 마당에 신뢰 회복을 위한 특권 내려놓기조차 없이 선거 제도만 개편하자는 것은 국민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전원위 논의 시작 전에 가장 중심에 있는 대전제는 민심이다. 국민은 국회의원 정수를 줄여야 한다고 요구하고 계신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제헌국회에서 국회의원 의석수를 200석으로 시작했고 헌법에서도 200인 이상이라고 200이라는 숫자를 명시 규정하고 있는 이유를 생각해 봐야 한다"면서 "지금의 300석이 절대적인 숫자인지 따져봐야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의원정수 축소와 관련해서는 더불어민주당과 군소정당의 거부감이 심해 전원위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되는데요.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곧바로 "정치적으로 어려울 때마다 의원정수가 무슨 약방의 감초인 양 꺼내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진아·이강원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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