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잿값 상승에 입주 지연 속출…골머리 앓는 건설사
'힐스테이트 송더 더 스카이' 등 줄줄이 입주 밀려
"화물연대 파업·자재 수급 문제 쌓인 결과"
"공사비도 올랐는데"…지체보상금 지급에 '한숨'
2023-03-07 06:00:00 2023-03-07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예정된 시기보다 입주가 미뤄지는 아파트 단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원자잿값 상승 여파에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공사기간이 늘어나면서 입주도 밀린 것인데요. 입주 지연 단지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건설은 인천 송도의 '힐스테이트 송도 더 스카이' 입주예정자들에게 내년 2월에서 5월로 입주 시기를 3개월 연기한다고 통보했습니다.
 
경북 포항에 지어지는 '힐스테이트 초곡'은 4차 중도금 납부 일정을 연기했습니다. 50% 이상의 공정률을 달성해야 4차 중도금을 납부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는데, 공정률이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중도금 납부가 미뤄진 것입니다.
 
경기 고양시 '힐스테이트 라피아노 삼송 1~3단지'의 경우 당초 입주 예정시기가 올해 1월 말이었으나, 아직 공사를 완료하지 못했습니다. 1·2단지 중 일부 가구는 임시사용승인으로 입주가 허용되긴 했지만 집 내부 계단 난간, 타일 등 공사가 마무리되지 못해 입주예정자들의 반발이 거센 상황입니다.
 
해당 단지 입주예정자들은 지난달 28일 현대건설 본사 앞에서 시위를 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날림보수를 중단하고 책임자가 밀착마크해 보수완료 기한을 특정해줄 것을 요구했습니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오는 15일 1·2단지의 정식 입주가 이뤄지며, 이달 말 3단지를 준공할 예정"이라며 "입주민들의 불편이 없도록 공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공사현장. (사진=연합뉴스)
 
또한 충북 청주시의 민간 임대아파트 'KTX오송역 대광로제비앙'은 입주 시기를 이달에서 3개월 연기했는데요.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서울 강남구 개포동의 '디에이치퍼스티어 아이파크'도 입주 연기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공공 아파트도 입주 지연 사태를 맞았습니다. 창원 가포지구 A-2블록의 공공분양 단지는 올 6월에서 9월로 입주가 연기됐으며, 서울 강남구의 수서역 역세권 A3블록 신혼희망타운도 올 1월에서 6월로 미뤄졌습니다.
 
이같은 전국적인 입주 지연 사태 대해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원자잿값 상승과 자재 수급 문제, 화물연대 파업으로 인한 물류대란 등의 문제가 쌓인 결과"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입주예정자들의 피해는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입주에 맞춰 계획했던 이사와 학교 진학은 물론 대출 이자 등 연쇄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죠
 
공사비 상승에 지체보상금까지 막막
 
입주 지연의 책임이 시공사에 있는 경우 건설사는 수분양자에게 지체보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지난해 가파르게 오른 공사비 인상분에 지체보상금까지 더해지면 수익성은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지체보상금 관련 사항은 계약서마다 다르다"면서 "납부한 금액에 따른 이율도 다르고, 두 번 이사해야 하는 입주자들에게 이사비를 지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설계변경 때문에 입주가 미뤄지면 시행사와 협의해서 보상하기도 한다"며 "지체보상금은 하루 단위로 매겨져 금액이 만만치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이 관계자는 "공사비와 관리비 등을 제외하면 마진율은 5% 미만"이라며 "여기서 지체보상금으로 수익폭이 더 줄어들 경우 건설사 입장에서는 난감하다"고 토로했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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