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한국은행이 1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상 행렬을 멈추면서 부동산 시장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모아집니다. 고금리가 강한 집값 하방압력으로 작용하는 가운데 기준금리 동결과 최근 아파트 매수심리 반등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습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3일 열린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3.5%로 동결했습니다. 지난 2021년 8월 말 이후 가팔랐던 기준금리 인상 랠리가 숨고르기에 들어간 것입니다. 한은은 올해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3%포인트 올렸습니다.
집값 급등기 저금리에 주택을 매수했던 '영끌족'들은 이자 부담에 짓눌렸고, 매수세는 실종되다시피 했습니다. 가격을 확 낮춘 급매물 위주 거래만 이뤄지며 집값을 끌어내렸죠. 금리 영향을 받는 전세시장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습니다.
이번 기준금리 동결로 부동산 시장은 그야말로 한숨 돌렸습니다. 줄곧 이어졌던 시장 비관론에 대한 우려가 걷히고, 부동산 시장의 핵심인 매수심리 회복을 기대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시장 지표 줄줄이 반등
최근 서울 아파트 매수심리는 2주 연속 상승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매주 조사하는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2021년 11월 100 밑으로 떨어진 뒤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마지막 주 63.1을 기록했습니다.
매매수급지수가 100을 밑돌면 시장에 집을 사려는 사람보다 팔려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입니다. 수급지수는 올해 들어 5주 연속 반등해 66.5까지 올랐으나, 이달 첫주 66.0으로 주춤했는데요. 지난 13일 66.4, 20일 66.7로 다시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값 하락폭은 2주째 감소해 -0.26%(20일 기준)로 나타났습니다. 올해 첫 조사에서 -0.67%를 보인 것과 비교하면 낙폭이 크게 줄었습니다.
서울 강남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지난해 하반기 기준금리가 2%대를 넘어서면서 급감했던 서울 아파트 매매량도 증가했습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월(821건)을 제외한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 건수는 월 1000건을 상회했는데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상(1.75%→2.25%)하는 사상 첫 '빅스텝'을 단행했던 같은 해 7월 매매거래는 647건으로 뚝 떨어졌습니다. 이후 12월까지 1000건을 넘지 못했죠. 그러다 올해 1월 1300여건을 훌쩍 넘기면서 지난해 5월(1736건) 이후 거래량이 가장 많았는데요. 심각한 거래절벽 현상이 완화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집값과 이자 부담에 수요자들이 당장 움직이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진단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최근 집값이 강하게 조정을 받다 보니 거래량에서는 반등 기미가 나타난다고 볼 수 있다"면서도 "수요자들 시선에서 금리와 집값 수준이 높아 매수세가 붙기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매매수급지수도 시장 호황기의 60~70%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전 상황보다 조금 개선될 수는 있어도 완전한 회복까지는 더딜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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