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올림픽파크 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청약 부진으로 침체 우려가 커졌던 서울 분양시장에서 두 자릿수 청약 경쟁률이 나왔다. 고금리 기조에 최근 분양 판도는 입지보다 분양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양새다.
21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0일 1순위 해당지역 청약을 받은 '강동 헤리티지 자이'는 106가구 모집에 5723건 신청으로 평균 경쟁률 53.99대 1을 기록했다. 이번에 일반공급된 전용면적 59㎡B는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전날 진행된 특별공급 접수에서도 113가구 모집에 5340건이 몰려 47.26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 단지는 서울 강동구 길동 신동아1·2차아파트 재건축을 통해 지하 3층~지상 최고 33층, 8개동, 총 1299가구 규모로 조성된다.
같은 강동구에 속한 올림픽파크 포레온보다 입지는 떨어지지만 저렴한 분양가가 성공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의 분양가는 3.3㎡당 2945만원으로, 전용 59㎡ 기준 최고 7억7500만원으로 책정됐다. 동일 면적 올림픽파크 포레온의 분양가는 최고 10억6250만원으로 3억원 가량 높았다.
같은 시기 강북에서 공급된 마포구의 '마포 더 클래시'는 고분양가 논란에도 두 자릿수 경쟁률을 보이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53가구 모집에 1028건이 청약돼 19.40대 1을 기록했다. 전용 59㎡A·B 타입에서 각각 141대 1, 154대 1이 나오기도 했다.
'강동 헤리티지 자이' 투시도. (사진=GS건설)
이 단지는 지하 5층~지상 25층, 17개동, 총 1419가구 규모로 아현2구역 재건축사업지에 들어선다. 4013만원의 3.3㎡당 분양가가 강남권 올림픽파크 포레온(3829만원)보다 높아 비싸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럼에도 높은 경쟁률을 보인 이유는 인근 아파트 시세 대비 낮은 분양가에 있다. 마포 더 클래시 전용면적별 최고 분양가는 △59㎡ 10억5000만원 △84㎡ 14억3100만원이다.
바로 옆 신축 아파트 '마포프레스티지자이'(2021년 준공)의 경우 전용 59㎡는 올 7월 15억9500만원, 전용 84㎡는 9월 18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최저 호가는 각각 14억원, 17억5000만원에 형성돼 있다.
또한 공급 규모가 59가구에 불과해 상대적으로 경쟁률이 높게 나온 점도 있다. 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공급 수가 적어 청약자 수에 비해 경쟁률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일대 공급물량이 많지 않아 대기수요가 꽤 있었다"고 말했다.
두 단지의 선전으로 서울 분양시장에 다시 온기가 퍼지는 분위기다. 이달 초 올림픽파크 포레온과 '장위자이 레디언트'의 저조한 청약 결과로 분양 한파 전망이 대두됐었다.
서울 최대 재건축사업지로 큰 기대를 모았던 올림픽파크 포레온은 평균 5.45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3695가구 공급에 2순위 청약까지 진행한 결과 총 2만153명이 청약했다. 같은 시기 성북구에서 분양한 장위자이 레디언트는 4.68대 1로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냈다.
두 단지는 입지 측면에서 우수하지만 주변에서 분양가보다 가격이 낮거나 비슷한 수준의 거래가 발생하면서 시세 차익 기대가 낮은 편이었다.
김웅식 리얼투데이 리서치연구원은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무섭게 뛰면서 분양가가 높을수록 부담해야 할 금융비용도 커졌다"며 "최근 청약시장에서 수요자들은 입지보다 분양가를 더 많이 보는 추세"라고 진단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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