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월세 수요 느는데 가격 주춤…이유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에…월세가격만 상승세
전국 주택 월세가격 0.10%→0.05% 둔화
"매매·전세가격 하락 지속시 월세도 하향 조정"
2022-11-24 06:00:00 2022-11-24 06:00:00
 
[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최근 들어 월세가격 상승세가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주택시장 악화와 입주물량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매매와 전세가격의 동반 하락세가 이어질 경우 월세가격도 하향 조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3일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말 발표한 9월 주택 전월세 통계에 따르면, 전국 전세 거래량은 전년 대비 2.1% 감소한 반면 월세(반전세 등 포함)는 33.6% 증가했다.
 
올해 1~9월 전국 누계 전월세 거래량 중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1.8%로 지난해 동기(43%) 대비 8.8%포인트 확대됐다.
 
이같은 월세 거래 증가는 전세 수요의 월세시장 유입 영향이 크다. 금리 인상으로 전세자금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자 전세 기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상에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은 7%를 넘어섰다. 전세 보증금 5억원을 대출 받을 때 연 7% 금리를 적용 받는다면, 월 이자는 약 292만원에 달한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전국 주택 전월세 전환율 5.8%를 활용해 전세 보증금 5억원을 월세로 전환하면 242만원에 해당한다.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밀집 상가. (사진=뉴시스)
높은 전세대출 이자 대신 월세를 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한 수요자들이 월세시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월세가격만 홀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원의 10월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올해 들어 전국 주택 매매·전세가격지수 누계 변동률은 각각 -1.40%, -1.70%로 모두 하락했다. 반면 월세가격은 1.36% 상승했다.
 
그러나 지난달 월세가격 상승폭은 크게 꺾였다. 전국 월세가격은 올 1~8월 동안 매월 0.13~0.16%의 상승폭을 보였으나, 지난 9월 0.10%로 둔화된 뒤 10월 0.05%로 낮아졌다.
 
자세히 살펴보면, 아파트 월세가격이 9월 0.13%에서 10월 0.05%로 크게 축소됐다. 연립주택(0.07%→0.06%)은 소폭 감소, 단독주택(0.03%)은 전월 상승폭을 이어갔다.
 
특히 수도권 아파트 월세가격의 경우 전월 0.15%에서 지난달 0.05%로 줄었다. 서울(0.13%)은 전월 수준을 유지했지만 인천은 0.28%에서 0.02%로, 경기 지역은 0.14%에서 보합 전환해 수도권 전체 상승폭 감소를 견인했다.
(자료=한국부동산원)
같은 기간 월세 중에서도 보증금이 240개월치 월세를 초과하는 '준전세'의 약세가 두드러졌다. 월세와 준월세(보증금이 12~240개월치 월세 이하)는 각 0.17%, 0.14%에서 0.09%, 0.07%로 상승폭을 줄인 가운데 준전세는 전월 0.01%에서 보합 전환했다. 수도권의 준전세는 -0.13%로 하락세를 보였다.
 
부동산원은 "서울은 주요 학군지와 대단지 중심으로 월세 수요가 증가하며 상승세를 이어간 반면 인천과 경기는 입주물량 영향을 받는 곳 중심으로 월세가격이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입주물량이 많은 곳에서는 비교적 임차인들의 선택폭이 넓고, 집주인들의 잔금 납부 압박에 임대료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득은 그대로인데 월세가 계속 오르면 수요자들이 다른 지역으로 이탈할 수 있다"며 "월세 상승 한계치에 도달했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매매시장 침체의 영향도 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임대인 입장에서 사실상 매매 차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임대 수익료를 받아 투자 수익률을 보전하려는 경향도 있다"고 해석했다.
 
지금처럼 매매·전세가격 동반 하락이 지속될 경우 월세가격 하락이 점쳐진다. 송 대표는 "전세가격이 계속 떨어지면 월세로 가려고 했던 수요자들이 더 저렴한 전세 매물을 구하거나, 급전세를 찾아갈 수 있다"며 "향후 월세 전환 가속화는 둔화되고 가격도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함 랩장은 "전월세 물량 중 월세 매물이 늘어나 공급보다 실질적인 수요가 더 적다면 수요자의 교섭력이 높아지게 된다"면서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오르고 있는 월세가격이 하향 조정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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