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4800여가구에 달하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올림픽파크포레온)의 일반분양이 다음달로 추진되는 가운데 흥행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의 청약 성적이 내년 분양시장을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9일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조합에 따르면 다음주 중 새 아파트 분양가가 확정되면 오는 25일 모집공고를 내고, 내달 중 본격적인 분양에 돌입할 계획이다.
이날 오후 강동구청은 둔촌주공 재건축 아파트의 분양가를 논의하기 위한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조합 관계자는 "조만간 구청이 분양가를 결정해 일주일 뒤에 알려주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후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분양보증 등 분양을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조합은 내년 1~2월 분양을 계획했으나, 사업비 대출 부담을 덜기 위해 일정을 앞당겼다. 레고랜드 발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시장 위기 상황에서 지난달 가까스로 7000억원 규모의 PF 차환을 조달했지만 금리는 기존의 3배 수준인 11.79%로 뛰었다.
최대 관심사는 분양가다. 조합은 3.3㎡당 3900만원대를 희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보다 100만~300만원 낮은 금액을 예상하고 있다. 전용면적 84㎡의 분양가가 12억원 수준으로 책정될 경우, 대출규제 완화에 따라 중도금 대출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장 모습. (사진=뉴시스)
둔촌주공 재건축은 서울 강동구 둔촌1동 일대의 기존 5930가구를 지상 최고 35층, 85개동, 총 1만2032가구 아파트로 다시 짓는 사업이다. 이중 일반분양 물량은 4786가구에 달한다. 부동산R114 집계 결과, 올해 1~10월 서울 아파트 누적 분양물량이 7542가구인 것을 감안하면 둔촌주공 분양의 의미는 상당하다.
전문가들은 둔촌주공 분양이 향후 청약시장의 분위기를 결정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둔촌주공의 청약 경쟁률이 높게 나온다면 수요 활성화로 이어져 분양시장 분위기가 개선될 수 있다"면서 "반대로 둔촌주공도 미분양이 난다면 수요가 사라졌다고 판단해 장기 침체로 접어들 것"이라고 관측했다.
업계에서는 둔촌주공 분양 흥행에 무게를 두고 있다. 윤 연구원은 "둔촌주공 분양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주변 시세보다 저렴한 데다 서울 강남권역 입지로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은 단지"라며 "강남권 진입 수요 등이 몰리며 청약 성적은 상당히 높게 나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고금리와 집값 하락 전망으로 분양시장 여건이 악화된 만큼 미분양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이다. 서진형 공정주택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둔촌주공 분양가가 인근 시세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다면 미분양도 짐작해볼 수 있다"면서 "대출이 가능해져도 실수요자들의 이자 부담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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