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청약 단지 대부분이 미분양 행진을 이어가는 '분양 한파' 속에 예상치 못한 '1순위 마감' 사례가 나와 이목이 쏠린다.
27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25일 1순위 청약접수를 받은 '파주운정 경남아너스빌 디원(A18블록)·리버(A48블록)'는 각각 16.87대 1, 11.32대 1의 평균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고 경쟁률은 23.79대 1(A18블록·전용 84㎡A), 16.27대 1(A48블록·전용 84㎡B)로 집계됐다.
두 자릿수 성적과 동시에 모든 면적대가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최근 분양 시장이 전반적으로 2순위 청약 접수에도 미달을 면치 못하는 흐름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파주 운정신도시의 청약 흥행은 예상 외의 결과라는 게 업계 반응이다. 서울 집값도 하락세를 지속하는 시장 침체기에 수도권 외곽 지역인 파주에 수요가 몰리긴 힘들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럼에도 소비자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던 점은 조정대상지역 해제로 청약·대출 등의 문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을 이용할 수 있는 입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등이 실수요자들을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파주 운정신도시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또 다른 비규제지역인 부산에서도 1순위 마감 단지가 나왔다. 지난 12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양정자이더샵SK뷰'는 특별공급분을 제외한 540가구 모집에 3만1793개의 청약 통장 접수로 평균 58.8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또 8개 타입 모두 1순위 해당지역에서 모집가구를 채웠다.
이 단지는 부산 일대 조정대상지역 해제 이후 첫 분양에 나선 곳으로, 규제 완화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부산 중심가와 가까운 입지, 규제 해제 전 책정한 분양가 등도 한몫했다.
이처럼 분양가나 입지, 시세 차익 등 이점이 확실한 곳에서는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힐스테이트 푸르지오 수원'의 계약 취소분 6가구는 2년 전 가격에 출시돼 3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 단지들은 1순위 마감은 커녕 모집가구 수를 채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국토교통부 통계를 보면, 전국 미분양주택은 지난해 12월 1만7710가구에서 올해 8월 3만2722가구로 약 2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미분양도 1509가구에서 5012가구로 증가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요즘 분양시장에서는 아무리 브랜드가 좋아도 실속이 없으면 미달된다"며 "결국 가격과 입지가 소비자 관점에 부합해야 선택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 부동산 하락장 속에 외지인보다는 탄탄하게 받쳐주는 실수요자들이 인정해 주는 지역에서 분양 성적이 안정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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