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성은 기자] 서울 전역에서 아파트 '신저가'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문정동의 '올림픽훼밀리타운' 전용면적 84㎡는 이달 1일 15억원(13층)에 거래됐다. 지난해 거래된 직전 최고가인 21억원(7층)과 비교하면 6억원 떨어진 가격이다.
준강남이라 불리는 동작구 흑석동의 대장 아파트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는 지난 8월 말 18억5000만원(4층)에 팔렸다. 올해 2월 최고가인 25억4000만원(5층)에서 6억9000만원 내렸다.
강북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른바 '노도강'으로 불리는 노원·도봉구·강북구에서도 수억원의 하락세가 나타나고 있다.
노원구 상계동 '상계우방유쉘' 전용 84㎡는 지난해 8월 최고가 8억5000만원(16층)에서 지난달 2억6000만원 하락한 5억9000만원(18층)에 팔렸다.
강북구 미아동 'SK북한산시티' 전용 84㎡는 이달 6억5000만원(12층)에 거래됐는데, 지난해 11월 최고가 8억9000만원(20층)과 비교하면 2억4000만원 떨어졌다.
강남, 강북 할 것 없이 직전 신고가 대비 매맷값이 크게 떨어지는 이유는 시장에서 일부 급매물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거래 절벽 속에서 이따금 하락거래가 이뤄지면 곧바로 가격 지표가 되는 셈이다.
서울 동작구 흑석동 일대 아파트 전경. (사진=김성은 기자)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지수 하락률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이 조사한 서울 아파트 월별 실거래가지수 통계를 보면, 지난 7월 -3.94%를 보인데 이어 8월 -2.56%로 두달 연속 하락세를 지속했다.
올해 들어 8월까지 누적 하락률은 -6.63%로, 지난 2006년 실거래가지수 산출을 시작한 이래 가장 큰 낙폭을 나타냈다. 가장 크게 떨어졌던 2010년 연간 하락률 -5.89%를 8개월 만에 따라잡았다.
이같은 부동산 지표 하락은 매수심리를 더욱 얼어붙게 하고, 실거래가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지표 하락세가 나타나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 부동산 시장은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지만 이런 흐름을 전환할 카드도 마땅치 않아 향후 가격 하락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올해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1·2단계가 시행되며 대출 규제는 한층 강화됐고, 다른 부동산 규제도 대부분 유지되는 가운데 금리는 올라 집을 사기 더 어려워졌다"면서 "부동산 하락론에 힘이 실리며 매수세마저 실종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수요가 몰리거나 개발 호재가 있는 일부 지역은 상승할 수 있지만 외곽 등 나머지 지역은 하락세를 유지하며 양극화 심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성은 기자 kse586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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