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카카오(035720)가 출시 15년 만에 카카오톡을 대규모 개편하며 슈퍼앱으로 도약을 선언했지만 이용자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메신저 본연의 단순성과 직관성을 중시하는 사용자들의 기대와 충돌하면서 혹평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개편의 효능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는 가운데 다음 달 공개할 챗GPT 협업 기능이 사용자 마음을 돌릴 카드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카카오톡 개편의 핵심은 친구탭 피드화와 숏폼 도입입니다. 인스타그램·틱톡 등으로 이동한 젊은 층을 다시 불러들이고 카카오톡을 업무용 메신저에서 탐색형 서비스로 확장하겠다는 게 카카오의 구상입니다. 증권가에선 이번 카카오톡 개편의 목적이 체류 시간 증대, 데이터 기반 광고 효율성 개선을 통한 수익 다각화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문제는 시장의 부정적 반응이 즉각적이고도 거세게 일고 있다는 점입니다. 카카오톡이 이미 업무용 메신저로 적극 활용되고 있는 상황에서 직장 상사·거래처 등에 사생활이 의도치 않게 노출돼 사용자의 불편을 초래하면서 개인정보 침해 논란까지 불거졌습니다. 여기에다 과도한 광고 노출도 이용자 불만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업데이트 차단 검색이 급증하기도 했습니다.
실제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1점 리뷰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는 '최악의 업데이트', '이전 버전으로 돌아가게 해주세요', '업무로 아는 사람 1500명인데 그분들 업데이트하는 사진 보는 걸 제가 왜 해야 하죠' 등의 부정적 의견이 주를 이룹니다. 카카오 주가도 개편 직후 6만원 선이 무너지는 등 개편 여파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혹평이 잇따르자 결국 카카오는 일부 기능을 조정하고 향후 개선 방향을 공지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지난 27일 공지를 통해 숏폼 설정에 미성년자 보호 조치를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격자형 피드 사용자환경(UI)이 이용자에게 피로감을 준다는 피드백을 반영해 상태 메시지, 생일 알람 크기를 조정하는 업데이트도 진행 중입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이용자 반응과 피드백을 면밀히 듣고 개선 방안을 논의 중"이라며 "친구탭 개선 방안도 공유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이제 카카오에 남은 반전 카드는 인공지능(AI)입니다. 카카오는 다음 달 중 오픈AI와 협업해 챗GPT 기능을 카카오톡에 탑재합니다. 채팅탭 상단에 챗GPT 버튼을 추가하고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해 선물하기·지도·예약·음악 서비스 등을 대화창에서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입니다.
업계는 카카오톡 내 AI 기반 대화·추천·검색 서비스가 완성도 있게 구현된다면 현재 역풍을 잠재울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IT업계 관계자는 "오래된 서비스일수록 UI 개편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하는데 챗GPT와 결합이 이용자들이 얼마나 직관적으로 빠르게 적응할지가 관건"이라며 "AI 접목이 사용자 편의 개선의 혁신으로 받아들일지도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카카오가 출시 15년 만에 카카오톡을 대규모 개편하며 슈퍼앱으로 도약을 선언했지만 이용자의 혹평이 이어지고 있다. (이미지=카카오)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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