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국위 선양한 이재명 대통령 유엔외교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2025-09-29 11:05:31 2025-09-29 11:05:31
이재명 대통령의 3박5일 유엔(UN)외교는 국민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과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주고 국위를 선양한 성공적인 외교였다. 먼저 1경 7000조원을 운용하는 세계 최고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을 만나 최첨단 미래산업인 인공지능(AI) 협력 업무협약(MOU)을 작성하고 AI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을 아태지역 허브로 만드는 데 뜻을 모았다. 우리 국민의 미래 먹거리를 챙겼다.
 
국민에게 희망과 자부심 준 이 대통령의 '유엔외교'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서는 한국민이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과 의지 그리고 강력한 회복력을 발휘해 친위쿠데타 사태를 극복하고 민주주의를 회복해 당당히 국제사회에 복귀했음을 선언했다. 국민주권국가로서 한국은 이제 민주주의 여정을 함께할 모든 이들에게 '빛의 이정표'가 될 것임을 약속했다.
 
적대와 대립으로 파탄에 빠진 남북 관계를 회복하고 정상화하기 위해 3원칙으로 상대의 체제를 존중하고 흡수통일이나 모든 적대행위를 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고,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의 END 이니셔티브를 제시했으며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가자고 제창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본부에서 열린 제80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특히 비핵화의 진전과 연결하지 않고 북·미 간 관계정상화를 수용한다는 것이 창의적이고 진취적인 제안이었고, 트럼프 대통령의 김정은 위원장과의 만남을 촉진하는 효과를 기대하게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엔 비판, 기후·환경문제 경시와 자국이기주의 연설로 유엔 무대가 시끄러운 가운데 이 대통령은 자유와 인권, 포용과 연대의 가치를 수호하는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은 거주하는 내외국인 모두를 사회의 동등한 구성원으로 존중할 것임을 선언하고 기후·환경문제 해결에 모범을 보이며 '원조하는 나라'로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실현하고 '함께하는 더 나은 미래(Better Together)' 건설에 앞장설 것임을 약속했다.
 
우리나라가 9월 유엔 안보리 의장국이어서 이 대통령은 한국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안보리 회의를 직접 주재하였고 직접 선정한 'AI와 국제평화·안보'라는 주제로 회의를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AI가 파괴적 혁신을 가져올 발명품으로 국제협력과 다자주의 연대를 통해 적절한 규범을 마련해 활용하지 않으면 자칫 인류를 위협하고 불평등과 빈부격차를 심화시키는 도구가 될 수 있으므로 공동의 대응 방안을 찾아내야 하고 대한민국은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국제 규범 형성과 협력 논의에서 중심 역할을 자임할 것임을 천명했다.
 
안보리 회의를 주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나라의 외교적 역량을 확인하는 것인데 인류의 미래에 결정적인 중요성을 지닌 AI를 주제로 국제 규범 형성에 앞장서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은 한국의 신장된 외교력을 여실히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또 이 대통령은 총회 연설과 한국의 대북 및 외교정책에 대해 안토니우 구테흐스 사무총장으로부터 적극적인 지지를 받았을 뿐 아니라 여러 양자 정상회담에서도 국익 증진 세일즈외교를 수행했다.
 
지난 7월 9조원의 K2 흑표전차 수출 계약을 체결한 폴란드의 나브로츠키 대통령과는 K2의 우수성을 확인하면서 잠수함과 FA-50 전투기 협상 등 방산 협력 확대를 논의했고, 파벨 체코 대통령과는 관광 및 원전 사업 협력을 논의했으며 멜로니 이태리 총리와는 방산과 AI, 청정에너지, 우주항공까지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는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고 철도·공항·도로 등 인프라 협력과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논의했다.
 
끝으로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대한민국 투자 서밋'이라는 투자 설명회를 개최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다양한 정책과 해법을 제시했다. 린 마틴 뉴욕증권거래소 회장과 씨티그룹, UBS, 제이피모건, 골드만삭스 등 월가의 거물 투자은행이나 자산운용사 대표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 대통령은 국방비 증액을 통해 군사 긴장 걱정이 없는 튼튼한 국방력으로 한반도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아울러 기업들의 불공정 지배구조를 시정하고 불공정 거래를 척결해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며, 세금 제도 개혁을 통해 배당과 자사주 취득 등에서 남용을 막는 3차 상법 개정을 추진하는 한편 기업의 의사결정을 더 합리화하는 제도를 만들며 확장재정정책을 통해 적극적인 신산업 육성 정책을 펼치겠다고 다짐하면서 투자를 유치하고 한국 금융과 증시의 부흥을 모색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주유엔 대한민국 대표부에서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과 면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향후 과제
 
이 대통령의 유엔외교는 이처럼 세계 외교무대에 한국의 국가 위상을 떨치고 국민들에게 자부심과 함께 미래 경제에 대한 희망을 주었지만 몇 가지 중요한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일방적으로 몰아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공세가 가장 큰 난관이다. 한국의 외환보유고가 4160억달러인 상황에서 84%나 되는 3500억달러의 투자를 요구하고 투자처도 미 상무부의 결정을 트럼프 대통령이 인가하면 한국은 단지 입금해야 하며 투자 이익금 배분을 한·미가 반반으로 하다가 한국이 투자금을 회수한 뒤에는 미국 90%, 한국 10%를 갖는 방안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수용하면 또 다른 외환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크므로 한미 간 무제한 외환 스와프를 해야 하고 투자 대상 결정에 한국도 관여해야 하며 이익 배분도 상업적 합리성에 맞게 조정해야 할 뿐 아니라 한국인 입국 비자 문제도 해결돼야 한다는 입장을 개진하면서 합의가 지연되고 있다.
 
비록 일본이 미국과 유사 합의를 했다지만, 한국과 일본의 외환보유고나 미 국채보유액, 경제 규모, 국외 투자 능력 면에서 큰 차이가 있는 점을 고려해 미국은 투자액 자체를 줄이고 무제한 외환 스와프와 투자 방식에 대한 한국 정부의 합당한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다. 조선, 원자력, IT, 배터리 등에서 미국의 제조업 중흥의 동반자인 한국이 외환 위기 등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치면 미국의 뜻도 이루지 못한다는 점 등을 잘 설명해 양국의 호혜적인 이익 증진의 관점에서 합리적인 합의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10월10일 북한 노동당 창당 80주년 행사를 계기로 북·중 관계가 어떻게 진전되는지를 주시하면서 10월말 경주 APEC 정상회의를 차질 없이 준비해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이 외교적으로 가장 중요한 과업이다. 먼저 숙소와 행사장 등 시설을 완비하고 경호와 안전 문제 등 행사 진행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고 회의 내용 면에서도 좋은 성과를 내야 한다.
 
특히 이번에 20여개국 정상들이 방한할 뿐 아니라 한·미 및 한·중 정상회담과 세계의 주목을 받는 미·중 정상회담도 개최될 가능성이 크므로 만반의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방문을 계기로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가능성이 있으므로 한·미 공조를 강화하고 이를 지원하는 동시에 회담이 개최될 경우 이를 북핵 문제 해결과 남북 관계 정상화 및 개선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빈틈없이 잘 마련해야 할 것이다.
 
홍현익 전 국립외교원장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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