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창욱 기자] 최근 홍해를 지나는 상선이 이틀 연속 공격을 받으면서, 해운업계가 반사이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앞서 2023년 10월 ‘홍해 사태’ 당시에도 물류 대란과 운임 급등으로 해운사들의 실적이 크게 개선된 바 있는 만큼, 홍해 지역의 긴장이 다시 고조된다면 당시와 유사한 흐름이 재현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입니다.
8일(현지시각) 후티 군사 미디어가 홍해 해상을 지나던 라이베리아 국적의 벌크선 ‘매직 시즈’ 호에 승선한 후티 대원들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사진=연합뉴스)
최근 홍해를 지나던 상선이 무장세력에게 잇따라 공격을 받으면서, 해당 해역의 긴장감이 다시 고조되고 있습니다. 7일(현지시각)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홍해를 지나던 벌크선 ‘이터니티C’가 폭탄 드론과 소형 보트 두 척에 탑승한 무장 인원에게 공격당했습니다. 아직까지 배후를 자처한 단체는 없지만, 예멘 정보 당국은 후티 소행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날에도 선박 습격이 있었습니다. 이 일대를 지나던 그리스 소유의 라이베리아 국적 벌크선 ‘매직시즈’가 6일 미사일과 무인기(드론)에 급습당해 침몰했습니다. 후티 측은 다음 날 공격 사실을 인정하며 "선박이 침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홍해를 둘러싼 긴장감이 커지면서, 해운업계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2023년 10월 ‘홍해 사태’ 당시 해운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린 바 있기 때문입니다. 수에즈 운하가 위치한 홍해는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최단 항로로, 전 세계 해상 컨테이너 물동량의 약 30%가 이 구간을 통과합니다. 그런데 2023년 후티 반군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기 시작하자, 다수의 글로벌 선사들이 수에즈 운하 운항을 중단하고 우회로로 아프리카 최남단 희망봉을 돌아가는 방법을 선택한 것입니다, 이 경로는 기존보다 평균 6500km 이상을 더 항해해야 하며, 운송 기간도 7~8일가량 늘어납니다. 이로 인해 운임이 급등했고, 해운업계가 반사이익을 누린 것입니다. 실제로 2024년 HMM의 영업이익은 3조5128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501% 증가했습니다.
다만 이번 사태의 파급력이 이전보다는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이미 2023년 홍해 사태를 계기로 불안정성을 체감한 글로벌 선사들 상당수가 홍해를 피해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우회하는 항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이번에 공격을 받은 상선은 단발성 운항을 하는 벌크선으로, 이들은 우회 시 운임 부담이 커 위험을 감수하고서라도 홍해 항로를 이용할 수밖에 없다”며 “반면 정기 컨테이너선을 운항하는 대부분 글로벌 선사들은 여전히 운항 불안정성을 우려해 홍해를 피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반사이익은 이미 2023년 홍해 사태 당시 대부분 반영됐고, 지금은 그 수준이 유지되는 정도”라고 덧붙였습니다.
박창욱 기자 pbtkd@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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