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메프 악몽 1년…여행사에 남은 건 '집단소송'
여행사 5개 그룹으로 나눠 소송 진행…이달 내 제기 가능성↑
각 사 개별 대응…법무팀 없는 영세 여행사는 변호사 선임 나서
2025-07-09 16:58:43 2025-07-09 17:58:20
[뉴스토마토 변소인 기자] 1년 전 발생한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로 막대한 피해를 입었던 여행사들이 이제는 소비자들의 집단소송에 맞서게 됐습니다. 대응 방안을 두고 현재 각 사별로 나뉘어 고심 중인데요. 긴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행업계 전반이 어수선한 분위기입니다.
 
9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소비자원은 티몬과 위메프에서 여행·숙박 상품을 구매했지만 환불받지 못한 소비자들의 집단 소송을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소비자원은 집단 소송을 수행할 5명의 변호사를 선임하고 비용을 지원한 상태입니다. 일부 소액의 부족분은 소비자들이 부담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소비자원은 티메프에서 피해 상품을 판매한 여행사를 5개 그룹으로 나눠 집단분쟁조정 및 소송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1번 그룹은 교원투어, 에어텔닷컴, 스마트인피니, 인한항공여행사 등 △2번 그룹은 노랑풍선, 선민투어, 롯데관광개발, 내일투어 등 △3번 그룹은 모두투어, 인터파크트리플, 웹투어, 타이드스퀘어 등 △4번 그룹은 하나투어, 온다, 여행박사, 한진관광 등 △5번 그룹은 참좋은여행, 온라인투어, 야놀자, 람정제주개발 등으로 분류했습니다. 
 
2024년 7월26일 피해자들이 서울 강남구 티몬 신사옥에서 환불접수를 위해 대기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3일 소비자원은 하나투어 등이 속한 4번 그룹 여행사를 상대로 약 14억7000만원 규모의 부당이득 반환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번 달 안에 나머지 그룹에 대한 집단소송이 순차적으로 제기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다른 여행사들의 선례에 비춰 통상적인 대응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주요 여행사들은 내부 법무팀을 통해 집단 소송에 대비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지난해 집단분쟁조정 때에는 한국여행업협회가 여행사들의 의견을 모아 대응해 왔지만 민사 소송부터는 각 사가 따로 움직이기로 했습니다.
 
앞서 티몬과 위메프를 통해 상품을 판매했던 다수의 여행사들은 플랫폼 측의 대금 미지급으로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십억원의 손해를 입었습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손실이 커진 상태에서 티메프 사태까지 겹치면서 여행박사 등 일부 여행사는 폐업 위기에 몰리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여행사들이 받아낸 변제액은 피해 총액의 0.76%에 불과했습니다. 손실을 무마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금액입니다.
 
이번 집단소송을 앞둔 영세 여행사의 경우 회사의 존립을 걱정하는 수준입니다. 이번 집단소송 대상인 한 영세 여행사 관계자는 "티메프 사태로 입은 손해가 4억원에 달하는데 낮은 변제율로 280만원만 받았다"며 "법무팀도 없어 일단 변호사를 선임했는데 얼마나 소송이 길어질지 모르겠다. 긴 소송 기간 동안 회사가 남아있을지도 의문"이라고 한탄했습니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가 머지포인트 사건보다 더 오래 걸릴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머지포인트 피해자들의 경우 1심 판결까지 3년이 소요된 바 있는데요. 특히 여행상품 정산 구조의 특수성과 책임 주체에 대한 해석 차이 때문에 법적 공방은 더욱 복잡해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입니다.
 
변소인 기자 bylin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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