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돌풍에 여야 복잡해진 셈법
야권 파이는 키우지만…민주 '제1당' 빨간불
힘 받는 '정권심판론'에 국민의힘도 고심
2024-03-12 18:05:52 2024-03-13 14:33:35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조국혁신당의 예상 밖 선전으로 '교차투표'가 이번 총선의 주요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은 애초에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을 구호로 앞세우며 당의 정체성을 제시한 바가 있는데요. 제3지대 정당 중 가장 늦게 출발했지만 가장 선명한 색깔을 내는 조국혁신당의 행보에 국민의힘과 민주당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12일 총선 관련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에서 나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조국혁신당 '최소 10석' 이상 가능
 
12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조국혁신당이 실제 총선에서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 수준의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두 자릿수' 의석수가 가능할 전망입니다. 제22대 총선은 지난 총선과 마찬가지로 '준연동형제'를 따릅니다. 총 300개 국회 의석수에 각 정당의 득표율을 곱한 뒤 이 중 지역구 의석수를 제외한 나머지의 절반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보장하는 건데요. 선거구 획정으로 총 300석 중 지역구는 254석, 비례대표는 46석으로 결정됐습니다. 현행 공직선거법상 '3% 봉쇄조항'을 뚫거나, 지역구 선거에서 5개 이상의 의석을 차지하면 비례대표 의석을 배분받을 수 있습니다.
 
조국혁신당의 최근 지지율은 1525% 안팎입니다. 이날 공표된 <뉴스토마토·미디어토마토> 123차 정기 여론조사(3월9~10일 조사·이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비례대표 투표 의향' 문항에서 조국혁신당은 24.6%의 지지를 얻었습니다. 앞서 지난 11일 발표된 <JTBC·메타보이스> 조사(7~9일)에선 조국혁신당이 19% 지지율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달 6일 <YTN·엠브레인퍼블릭> 조사(3~4일) 결과, 조국혁신당 지지율은 15%였습니다. 
 
각 당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은 "총선에서 1525% 득표율을 기록할 경우 조국혁신당이 10~15석 안팎을 가져갈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긴장하는 이유도 이런 맥락입니다. 야권의 파이는 넓힐 수 있지만, 민주당 자체 동력은 약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더불어민주연합은 민주당(20명)·새진보연합(3명)·진보당(3명)·시민사회(4명) 등의 추천을 받아 총 30명의 비례대표 출마자 명단을 확정합니다. 
 
조국혁신당 선전에 여도 야도 '딜레마'
 
조국혁신당의 약진은 국민의힘에도 좋지만은 않습니다. 비례대표 투표에서 민주당 몫의 표를 빼앗아 간다는 점은 호재로 볼 수 있지만, 조국혁신당 지지의 근간이 '윤석열정권 심판론'에 있다는 점에선 전반적인 전선을 약화시킬 수 있습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스스로도 "윤석열정권 2년의 무도함, 무능함에 국민들의 울분이 쌓여있는데, 조국혁신당이 이를 앞장서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지지율 상승의 배경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검찰독재 조기종식을 향한 쇄빙선이 되겠다"는 조국혁신당의 정권심판론이 힘을 받을수록 국민의힘이 공세를 강하게 밀어붙였던 '이재명 사천 논란'은 자연히 옅어지는 형국입니다. 
 
자의 반, 타의 반 조국혁신당과 한배를 타게 된 민주당의 속내는 더 복잡합니다. 민주당의 공천 파동에 실망한 친문(친문재인) 지지층과 '윤석열정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대여 강경파들이 조국혁신당으로 흡수된 것으로 보이면서 이들과의 연대를 끊어낼 수 없는 상황이 돼 버린 것입니다. 동시에 '조국 사태'로 2030과 중도층의 민주당 지지세를 잃어버린 경험도 있는 탓에 섣불리 "손을 잡겠다"고 선언할 수도 없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조국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윤석열정권을 심판하고자 하는 모든 정치세력이 힘을 합쳐야 한다"고 에둘러 말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 때문입니다. 이날 열린 민주당의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조국혁신당의 선전에 대해 "국민들이 (민주당에) 회초리를 때리는 심정으로 나온 결과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는데요. 그는 "민주당이 어느정도 비례 정당에 있어서 지지가 있어야만 전체 국면을 좌우할 수 있다"며 조국혁신당과의 연대가 능사는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이재명 대표 개인에게도 이른바 '조국 신드롬'은 부담스럽습니다. 조 대표에 대한 지지도가 올라갈수록 이 대표는 민주당의 유일무이한 대권 주자의 지위를 위협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조국혁신당이 '이재명 사당화'에 반발한 비명(비이재명)·친문 세력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게 된다면 범야권의 판세 역시 달라질 수 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