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모두 '공천 뇌관' 직면…위험도는 민주 높다
'부의장' 김영주 탈당 선언…"하위 20% 통보에 모멸감"
'공천 부적격' 서정숙, 여당 첫 반발…TK 공천 결과 '촉각'
2024-02-19 17:57:52 2024-02-20 06:18:4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여야가 공천 작업에 속도를 내면서 당내 파열음이 잇따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공천에 대한 반발은 '사천 논란'이 불거진 민주당에 더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전망됩니다. 민주당이 하위 20% 통보를 시작하자, 4선의 국회 부의장인 김영주 의원이 '탈당 행렬'에 몸을 실은 게 대표적입니다. 당 원심력이 다시 커지면서 윤석열정권을 심판하려는 '이재명 지도부의 총선 전략에도 빨간불이 켜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임시국회 개회식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 있다. (사진=연합뉴스)
 
"민주당, 이재명 사당 전락"…김영주, 전격 탈당 선언
 
5선 도전에 나서는 김 의원은 19일 국회 소통관에서 탈당을 전격 선언했습니다. 민주당 공천 향방의 최대 뇌관으로 꼽혔던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결과가 반발 탈당으로 이어진 첫 사례입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이 오늘 저에게 의정활동 하위 20%를 통보했다. 영등포구를 대표하는 국회의원으로 모멸감을 느낀다"며 당을 떠날 계획을 밝혔습니다. 
 
하위 20% 평가 결과는 이날 오전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이 직접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나는 친명(친이재명)도 아니고 반명(반이재명)도 아니다"라고 입을 연 김 의원은 "오로지 국민 속에서 더 사랑받고 신뢰받는 민주당으로 만드는 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기 위해 중간지대에서 노력해 왔지만 나를 반명으로 낙인찍고 이번 공천에서 떨어뜨리기 위한 명분으로 평가 점수가 만들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의원은 또 지난 4년간 매해 우수 국회의원으로 선정됐던 자신을 하위 20%로 분류한 것은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사당으로 전락했다고 볼 수 있는 가장 적나라하고 상징적인 사례"라고도 꼬집었습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어떠한 근거로 하위에 평가됐는지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점수 공개를 요구한다"고 말했는데요. 회견 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그는 "정량평가와 정성평가 점수가 비슷하다면 수긍을 하겠지만, 확연히 다르다면 (인정할 수 없다)"고 부연했습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되는 국민의힘 입당설 등에는 "아직 아무 생각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비선의 장막 거둬라"…불붙은 '이재명 사천' 논란
 
공천을 둘러싼 민주당의 잡음은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 대표의 '사천 논란'의 공을 쏘아올린 문학진 전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비선의 장막을 거둬라"고 일갈했습니다. 이른바 '밀실 공천' 논란에 직격탄을 날린 것입니다. 
 
문 전 의원은 "선거를 앞둔 공당으로서 누구도 납득할 수 없는 기준과 절차로 장막 뒤에서 특정 집단과 특정인들을 공천하려 벌이는 일련의 행태에 대해 개탄과 함께 즉각 시정할 것은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는데요. 그는 "공당으로서의 책무를 헌신짝처럼 팽개치고 사당화의 길을 가고자 하는 당 지도부는 국민 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습니다. 
 
그는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올해로 민주당에 입당한 지 30년 차인데 이런 행태를 처음 봤다"며 "공천 때 파열음이 있고 반발이 있고 잡음이 있을 수는 있지만 이상한 수치의 해괴한 여론조사가 뒤에서 저질러진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습니다. 
 
공천 1R 앞서 나간 국힘도 '내부 잡음'
 
국민의힘에서도 컷오프(공천배제)된 현역의원의 첫 번째 반발이 나타났습니다. 경기 용인병에 공천을 신했지만 공천을 받지 못한 서정숙(비례대표) 의원이 "공천 특권 카르텔이 작동하고 있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입니다. 
 
국민의힘은 용인병에 윤석열 대통령과 사법연수원 동기인 고석 변호사를 단수 공천했습니다. 이에 서 의원은 "현직 우수 국회의원을 경선도 안 시키고 원천 배제하다니 이것이 과연 시스템 공천, 공정 공천이 맞느냐"고 비판했습니다.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당선된 이상일 용인시장이 특정 후보를 지원해 불이익을 당했다는 것이 서 의원의 주장입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공천 작업이 안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었는데요. 국민의힘의 텃밭인 '영남' 지역의 공천이 본격화되면 서 의원의 뒤를 걸을 사람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지역구 65곳 중 56곳에서 현역 의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절반가량인 26곳에서 아직까지 단수 추천이나 경선 후보자가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장동혁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구·경북(TK)의 현역 물갈이 폭이 커질 것이란 관측에 "예상할 수 없다"면서도 "하위 10% 컷오프와 하위 10~30% 감산이 있고 신인 가점이 있기 때문에 그에 맞춰 경선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현역 의원 중에서 교체되는 분들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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