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딜레마'도 모자라…민주, '임종석·추미애' 공천 뇌관
이재명 "정치활동에 자유…전략적 목적에 맞게 해야"
인재근 "총선 불출"…이종걸 "불출마 권유 없었다"
'임종석 거취' 공 넘긴 공관위…"당 판단 따라야"
2024-02-14 17:18:25 2024-02-14 18:59:53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조국 신당'의 등장으로 셈법이 복잡해진 민주당이 연일 지속되는 공천 잡음으로도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표가 "새 술은 새 부대에"라는 말로 쇄신론에 불을 지피고 있지만 정작 '올드보이'로 지목되는 사람들은 "공정한 경선을 진행해야 한다"는 말로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습니다. 공천 갈등의 정점에 있는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거취는 민주당 계파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입니다. 
 
'광주' 찾은 조국…민주 연일 '견제구'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본격적인 정치 행보를 전개한 지 사흘째인 14일 민주당 내에서는 조 전 장관의 입장을 이해한다면서도 당의 총선 전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전해졌습니다. 
 
신당 창당을 선언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14일 오전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추모의탑에 분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 격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BBS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조 전 장관과 그의 가족들이 그들이 한 행위에 비해서 겪는 고통이 훨씬 크다고 본다"면서도 "과연 본인이 정당을 설립해서 출마하는 게 바람직한 건지 고민해 주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문 전 대통령이 조 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신당 창당의 불가피성을 이해한다"고 언급한 것에 대해서도 정 의원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는데요. 그는 "덕담 수준 이상은 아니라 본다"고 일축했습니다. 
 
이 대표도 이날 소상공인연합회를 방문한 후 기자들과 만나 조국 신당과 관련한 질문에 "누구나 정치활동에 자유가 있다"면서도 "그것을 정책적, 전략적 목적에 맞게 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눈높이"라며 선을 그었습니다. 
 
이재명 "새 술, 새 부대에"
 
당 내부적으론 공천과 관련한 갑론을박이 여전합니다. '친문(친문재인) 대 친명' 구도는 이 대표가 '통합'을 재차 강조하며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된 것으로 보이지만, 이 대표가 새롭게 '쇄신론'을 꺼내들면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른바 '올드보이 청산론'인데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소상공인정책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사진)
 
이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우리는 미래로 가야 한다"고 적은 데 이어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는 "떡잎이 져야 새순이 자란다. 새 가지가 또 다른 새 가지를 위해서 양보해야 한다. 장강의 물은 뒷물결이 앞 물결을 밀어낸다"며 인적 쇄신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올드보이로 지목된 이들은 불편한 기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인재근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윤석열정권 심판과 민주주의 회복을 위해 22대 총선 불출마를 결심한다"고 밝혔는데요. 앞서 이 대표가 인 의원을 만나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이후 당대표실 관계자가 "인 의원이 먼저 대표와 만남을 요청했고, 그 자리에서 불출마를 약속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인 의원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당 혁신과 국민이 보시기에 합당한 통합공천, 통합공천, 통합공천을 기대한다"며 '통합공천'이라는 단어를 3번 연속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현재 민주당의 공천 과정이 '통합공천'과 거리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런 측면이 있다"고 긍정하기도 했습니다. 그의 지역구인 서울 도봉갑에 영입 인재인 김남근 변호사를 전략공천 할 수 있다는 일각의 주장에는 "제가 지지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올드보이, 나이 아닌 정신으로 판단"
 
이종걸 전 의원은 불출마를 권유받았다고 알려진 또 다른 중진 인사인데요. 이 전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거두절미하고 말씀드리겠다. 이재명 대표께서 불출마를 요청했다는 보도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 제가 출마한 종로의 모 후보가 단수 공천된다는 기사도 있는데 이 또한 근거 없는 소문에 불과하다"고 일축했습니다. 
 
같은 날 출마 선언을 한 노웅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올드보이 청산론'에 대해 "올드보이는 생물학적 나이가 아닌 정신을 이야기해야 한다"며 "나는 계파정치, 구태 정치를 하지 않은 사람"이라고 말했습니다. 불출마 권유 여부에 대해서도 "그런 요구를 받은 적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결국 공천 갈등의 향방은 임종석 전 실장과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행보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입니다. 두 사람은 모두 문재인정부의 핵심 인사였지만 '윤석열정부 출범 책임론'을 두고 설전을 벌였습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 임 전 실장의 중·성동갑 출마에는 부정적 기류가 우세한 반면, 추 전 장관은 전략공천 대상자로 거론되는 등 상반된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전날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은 "(임 전 실장은) 제 공관위에서 심사하지 않는다"며 칼자루를 당 지도부에게 넘겼는데요. 이와 관련해 정성호 의원은 "당의 전략적 판단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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