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쩍 않는 윤핵관, 용핵관과 공천 혈투
장제원 이후 실종된 불출마…민주 10명과 '대비'
영남 중진 물갈이 불가피…양지 좇는 용핵관과 경쟁
2024-02-02 17:12:19 2024-02-02 17:57:13
[뉴스토마토 김진양·유근윤 기자] 국민의힘의 공천 신청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현역 의원의 불출마 선언은 '원조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 등에 그쳐 '물갈이론'이 무색해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10여명이 불출마 의사를 밝힌 민주당과도 대비되는 행보입니다. 
 
장제원, '윤핵관' 중 유일한 불출마
 
2일 기준 국민의힘에서 불출마를 선언한 현역 의원은 장제원 의원(부산 사상)과 김웅 의원(서울 송파갑) 두 명에 그칩니다. 이 중 김 의원은 대표적인 비윤(비윤석열)계로 꼽히는데요. 윤핵관 중 출마를 포기한 이는 장 의원이 유일합니다. 앞서 인요한 전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윤핵관의 불출마를 요구하며 "대통령과 가까운 친윤(친윤석열)부터 희생해달라"고 말했지만, 여기에 응답한 사람이 거의 전무한 셈입니다. "나를 밟고 윤석열정부를 선공시켜 달라"던 장 의원의 일성은 공허한 메아리가 됐습니다. 
 
이는 10명이 넘는 의원들이 불출마 선언을 한 민주당의 상황과도 대조를 이루는데요. 민주당에서는 국회의장을 지낸 6선 박병석 의원(대전 서구갑)과 5선 김진표 국회의장(경기 수원무), 4선 우상호(서울 서대문갑), 3선 김민기(경기 용인을), 재선 임종성(경기 광주을), 초선 강민정·김홍걸(이상 비례), 오영환(경기 의정부갑), 이탄희(경기 용인정), 최종윤(경기 하남), 홍성국(세종갑) 등 총 11명이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총선)에 나서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에서는 되레 '희생'을 요구받았던 영남권 중진 의원들의 출마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가 동일 지역에서 3선 이상을 한 현역 의원에게 경선 점수를 최대 35%까지 감산하는 경선 규칙을 발표했음에도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는 것이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지난달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식당에서 4선·5선 중진 의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공동취재사진)
 
대표적인 인물이 친윤인 김기현 전 국민의힘 대표입니다. 김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울산시민과 남구민 여러분의 어제보다 나은 내일을 위해 그동안 뿌려왔던 노력을 결실을 마무리하고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출마한다"고 밝혔는데요.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지 47일 만의 결단입니다. 
 
김 전 대표는 "정치를 개인의 영당을 위해 하지 않았고, 유불리에 따라 당을 떠나지도 않았으며, 과거의 추억에 안주하기보다 혈혈단신 끊임없는 투쟁과 강단 있는 도전을 통해 스스로 혁신하며 앞으로 전진해왔다"고 자신의 출마에 정당성을 부여했습니다. "더 낮은 자세로 진심의 정치로 사심을 버리는 정심의 정치로 반드시 총선 승리를 이뤄내겠다"는 포부도 덧붙였습니다. 
 
'현역 대 용핵관'…영남 대전 개봉박두
 
영남권에는 김 전 대표 이외에도 5선의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을 비롯해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서병수(부산진갑), 김도읍(부산 북강서을), 박대출(경남 진주갑) 등 16명의 중진(3선 이상) 의원이 있습니다. 당내 3선 이상 중진 31명 과반이 영남권에 포진한 셈입니다. 
 
결국 용산 대통령실 출신의 '용핵관(용산 핵심 관계자)'와 현역 의원의 대결 구도가 불가피한 상황이 된 것인데요. 기득권을 놓지 않는 영남권 중진 의원들과 양지를 좇는 대통령실 출신 참모들의 자리다툼이 전개되는 모양새입니다. 
 
현재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용핵관'은 행정관급까지 포함해 20~30명에 달합니다. 이 중 주진우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은 지역구를 옮겨 험지 출마를 선언한 하태경 의원의 부산 해운대갑 출마를 공식화했고,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은 김영식 의원의 경북 구미을에 도전장을 냈습니다.
 
임종득 전 국가안보실 2차장은 초선인 박형수 의원의 지역구 경북 영주·양양·봉화·울진에, 전광삼 전 시민사회소통비서관은 양금희 의원의 대구 북갑에 각각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김진양·유근윤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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