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객 출마' 친명, 노골적 '이재명 마케팅'…본선은 득보다 '실'
비명 현역 지역구 도전하며 "민주당 답지 않은 정치인" 직격
"이재명 이름만 스쳐도 경선은 통과…2년 전과 정반대 분위기"
이재명 비호감도 50%…"중도 확장 걸림돌"
2024-01-24 17:26:34 2024-01-24 18:18:23
[뉴스토마토 김진양, 김포=최병호 기자] 오는 4월 총선의 공천을 앞두고 민주당 내에서는 친명(친이재명)과 비명(비이재명)의 치열한 '집안 다툼'이 일고 있습니다. 친명계를 자처하는 비례대표 초선 의원들이 잇따라 비명계 현역 의원의 지역구에 출마 선언을 하는가 하면, "내가 더 친하다"며 친명 인사끼리도 힘겨루기를 불사하고 있습니다. 지난 2022년 지방선거 당시 '이재명'의 이름을 철저히 숨기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입니다. 
 
하지만 이 같은 노골적인 '이재명 마케팅'이 본선에서도 효과를 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이재명 대표에 대한 지지도 만큼이나 비호감이 적지 않아 '중도 확장'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24일 경기 김포시 통진읍 청룡어린이집을 찾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어린이집 원아들과 함께 손 하트를 만들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비례 16명 중 6명, 비명 지역구 도전
 
24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의 비례대표 의원 16명 중 6명이 비명계로 분류되는 현역 의원 지역구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표적인 인사가 지난 22일 경기 성남중원에 출사표를 던진 이수진 의원입니다. 이 의원은 당초 우상호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서울 서대문갑 출마를 장기간 준비해 왔는데요. 당이 이 지역을 전략공천 지역구로 분류하면서 출마 지역을 변경했습니다. 
 
성남중원과 "특별한 연고는 없다"고 밝힌 이 의원은 "성남은 이 대표의 심장이자 차기 대선 승리의 발판"이라며 "성남을 지키는 것은 민주당을 지키는 것이며 이 대표를 지키는 것"이라고 출마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지역구 현역인 윤영찬 의원을 겨냥해 "민주당에 배신과 분열의 상처를 주면서 민주당의 이름으로 출마하겠다는 상황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습니다. 
 
이에 윤 의원은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아무런 명분도 없는 선사후사일 뿐"이라며 "갑자기 내려오면서 오직 자신만이 진짜 민주당 후보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도 무례하고 지역주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불쾌감을 드러냈습니다. 
 
경기 광명을 출마를 선언한 양이원영 의원의 언행도 이 의원과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양이 의원은 "이재명 대표와 정치적 생사고락을 함께 했다"며 이 대표와 친분을 강조한 동시에 "국민의힘에 있어도 이상하지 않은 민주당답지 않은 정치인이란 조롱이 여기저기서 들린다"며 현역인 양기대 의원을 저격했습니다.  
 
'친명 마케팅' 가열에…"인신공격·비방 엄격 조처" 경고
 
이처럼 공천을 놓고 계파 간 충돌 양상이 격화되자 홍익표 원내대표가 "경쟁은 치열하게 하되 공정하게 해야 한다"고 언급하는 등 지도부가 나서 분열을 조기에 차단하려는 듯한 모습입니다. 그는 "경쟁자 역시 같은 당 안에 있는 동지이기 때문에 존중과 배려도 잊지 않아야 된다"고도 당부했습니다. 임혁백 공관위원장 역시 "우리 당 일부 국회의원 입후보자 간 인신공격과 상호 비방이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일련의 문제에 대해 단호하고 엄격히 조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하지만 정작 '친명 마케팅'과 '자객 출마' 논란의 핵심 당사자인 이 대표는 관련 이슈에서는 말을 아끼고 있는데요. 지난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대표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이 많다. 소위 친명계라 불리는 나랑 가까운 사람들이 오히려 더 많이 떨어지지 않았냐"며 자객 출마 논란을 일축했습니다.
 
그럼에도 당 안팎에서는 '이재명 마케팅'의 효과를 긍정합니다. 수도권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한 인사는 "이재명 이름 석 자만 스쳐도 경선은 그냥 통과하는 거로 생각하면 된다"고 언급했는데요. "당대표 이름을 거론할 수 없는 적합도 조사를 제외한 개별 여론조사에서는 이재명과의 친분이 조금만 있어도 압도적인 지지세가 확인된다"는 것이 그의 설명입니다. 
 
그러면서 그는 선거의 비정함에 대해서도 일갈했습니다. 2년 전 지방선거 때만 해도 '이재명 거리두기' 일색이었는데, 지금은 분위기가 정반대라는 겁니다. 당시에도 선거 준비를 했다는 그는 "상대 후보가 나와 이 대표가 같이 찍은 사진을 들고와 친명 공세를 펼쳤었다"며 "그때도 지금도 스스로를 친명은 아니라 생각하지만 최근 상황을 보면 그 사진이라도 찾아와야 하나 싶다"고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국민 과반이 이재명 '비호감'…중도 확장 걸림돌 
 
그가 지적한 지점은 '이재명 마케팅'을 앞세운 후보들의 본선 경쟁력에 우려를 표하는 근거가 되기도 합니다. 30%에 이르는 중도층 확장을 위해서는 이 대표에 대한 비호감도를 낮추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뷰가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여야 사령탑 이재명·한동훈 호감도'를 물은 결과(2024년 1월2일 공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대표의 호감도는 45%, 비호감도는 50%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 대표는 이날 피습 복귀 후 첫 현장 일정으로 경기 김포의 군부대를 방문해 당직비 인상과 동원훈련 기간 축소를 핵심으로 한 국방공약을 발표했습니다. 현재 평일은 2만원, 휴일에는 4만원인 당직비를 각각 3만원, 6만원으로 인상을 하겠다는 계획인데요. 
 
이 대표는 "모두를 위해 특별한 희생을 치르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특별한 보상을 해야 한다"며 "특별한 희생에 대해 '손해를 본다. 억울하다' 이런 생각이 들지 않도록 챙겨나가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는 "기존의 예산을 잘 집행하는 것도 중요하고 국가의 예산 배정을 좀 늘려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8년 만의 새 당 로고와 상징을 직접 공개했는데요.  '민주·미래·희망'을 기치로 하는 새 로고를 선보이면서 이 대표는 "죽이는 절망과 좌절이 아니라 살리는 희망의 세계로 우리가 함께 가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김진양 기자, 김포=최병호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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