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탈당, 민주당 분열 가속…판 커지는 제3지대(종합)
원칙과상식 이어 이낙연도 '탈민주'…'1인 정당화' 비판
"양당 독점구도 타파…뜻을 같이하면 누구든 힘 모아야"
2024-01-11 17:35:59 2024-01-11 18:09:54
[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24년간 몸담아왔던 민주당을 떠났습니다. 전일 민주당 내 비주류 의원 모임인 '원칙과상식' 소속 3인(김종민·이원욱·조응천)이 당을 떠난 데 이은 탈당인데요. 총선을 세 달여 앞두고 민주당의 분열이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1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 및 신당 창당을 선언한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직격한 이낙연…"민주, 방탄 정당 변질"
 
이 전 총리는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탈당을 선언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민주당이 자랑했던 김대중과 노무현의 정신과 가치와 품격은 사라지고 폭력적이고 저급한 언동이 횡행하는 '1인 정당', '방탄 정당'으로 변질됐다"며 탈당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는데요. 그는 "잔인한 현실이 개선되기를 바랐지만 오히려 악화됐다"며 "포용과 통합의 김대중 정신은 실종됐다"고 민주당의 현 상황을 거듭 비판했습니다. 
 
앞서 조정식 민주당 사무총장이 "탈당과 분열은 민주진영 총선 승리와 정권 교체의 길이 아니다"라며 이 전 총리의 탈당을 공개적으로 만류했지만 이 전 총리는 끝내 마음을 돌리지 않았습니다. 되레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 신뢰를 잃는 것은 단합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변화하지 않아서"라며 "(탈당 만류를 위한) 그런 노력을 평소에 당의 변화를 위해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꼬집었습니다. 
 
탈당 기자회견에서 이 전 총리는 정치적 패착으로 지목되는 자신의 과거 행적에 대해서도 반성의 일성을 남겼습니다. 그는 "민주당의 피폐에는 저의 책임도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며 "2021년 치러진 서울시장, 부산시장 보궐선거에 기존 당헌을 고쳐가며 후보자를 낸 것은 민주당 대표로 일하면서 저지른 크나큰 실수였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선거를 1년 앞둔 시기에 서울과 부산의 공조직을 가동하는 것이 대선 승리에 도움을 줄 것이란 얕은 생각을 떨쳐버리지 못했다"고도 덧붙였습니다. 2020년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의 위성정당 허용 결정에 동의한 것에 대해서도 "부끄럽다"고 털어놨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구하려면 정치구조부터 바꿔야 한다"며 "서로를 싫어하고 미워하는 혐오와 증오의 양극정치를 끝내지 않고는 국민이 마음 편히 사실 수 없다"고 일갈했습니다. 
 
'원칙과상식'·이준석 신당 등과 연대 시사
 
양당 독점체제에 대한 이 같은 비판은 "다당제를 구현하겠다"는 그의 창당 비전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는 "미국은 양당제 속에서 분열의 늪에 빠져있지만 독일은 다당제로 극단의 정치를 피하면서 분열을 극복하고 있다"며 "우리도 혐오와 증오의 양당제를 끝내고 타협과 조정의 다당제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는데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거대 양당이 사활을 걸고 극한 투쟁만 계속하면서 국민을 위해 할 일은 소홀히 했다"며 "법안 안건 처리를 한다고 해도 한쪽은 단독 처리, 한쪽은 거부권으로 국민의 손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는 무익의 정치가 계속됐다"고 일침했습니다. 
 
다당제 구현을 위한 방안으로 이 전 총리는 '제3지대 연대'도 염두해 두고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힘을 모아야 한다"며 "우선 민주당에서 혁신을 위해 노력했던 의원 모임 '원칙과 상식' 동지들과 협력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서도 "뜻을 같이한다면 다른 경로를 거쳐온 분들과도 함께할 수 있다"고 긍정했는데요. "거대 양당에서 대표까지 지낸 사람들이기 때문에 폐해를 더 잘 알 수 있다 생각한다"며 "책임있는 역할을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반성에 입각한 새로운 정치 현실로 결실을 맺고 싶다"고 부연했습니다.  
 
이 전 총리는 "양당의 철옹성 같은 독점 구도를 깨트리는 데 의미 있는 정도의 의석을 얻고 싶다"고 신당 창당에의 포부를 전했는데요. "할 수 있는 한 거의 (모든 지역구에서) 다 (후보를) 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민주당 내 친낙(친이낙연)계 의원들에게 신당에 합류하도록 설득할 것이냐의 질문에는 "정치인의 거취를 함부로 말해서는 안 된다. 현역은 고려해야 할 일도 많고 정리해야 할 일도 복잡하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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