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포스코 회장, 관건은 '외풍'
철강업 전문성 바탕으로 독립 경영 1순위 요건
국가기간산업 특성상 내부 인사 독립성 중요해져
정재계 안팎 "비철강 외부 인사, 조직원 납득 어려울 것"
2024-01-11 14:52:44 2024-01-11 14:53:28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차기 포스코그룹 회장 선임의 최대 관건은 정치권의 외풍의 막아내기라는 의견이 그룹 내부와 재계 안팎에서 나옵니다. 정치권의 외풍 차단을 위해선 무엇보다 철강업에 대한 전문성을 기반으로 독립 경영을 해야함이 제1순위 요건으로 꼽히는데요. 상대적으로 외부 인사보다 내부 인사가 전문성을 더 발휘할 수 있단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옵니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후보군으로 회사 내외부 인사 22명이 선정됐습니다. 이로써 현재까지 포스코그룹의 차기 회장 후보자는 외부 인사 15명, 내부 인사 7명 등입니다.
 
경북 포항시 남구 괴동동에 있는 포스코 본사 전경.(사진=연합뉴스)
 
포스코그룹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의 CEO 후보 추천위원회(후추위)는 오는 17일 회의에서 외부 후보군을 한 차례 더 압축한 뒤 내부 후보군까지 포함한 '롱 리스트'를 확정할 계획입니다.
 
현재 재계 안팎에선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 정탁 포스코인터내셔널 부회장, 재무통인 정기섭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이 '내부 후보자'에 포함됐을 것으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다만 제3의 인물이 내부에서 유력하게 거론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외부에선 권영수 전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이 후보로 언급됩니다. 또 최중경·윤상직 전 지식경제부(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이름이 오르내립니다.
 
무엇보다 포스코 내부에서는 "회사의 근간인 철강 산업을 모르는 수장이 그룹을 이끌면 안 된다"는 지적이 적잖은데요. 연장선상에서 포스코그룹의 국가기간산업으로서의 특성도 고려돼야 하기에 내부 인사가 상대적으로 정치적 독립성을 지닐 수 있다는 관측입니다. 
 
포스코는 철강제품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기업인데요. 자동차, 조선, 전자, 기계, 건설 등 주요 산업에 기초소재를 공급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정부와 정치권 외풍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인 데다 정권에 따라 '낙하산 인사' 논란이 불 경우 정치적 외풍에 시달릴 공산이 큽니다. 그간 포스코가 외풍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만큼 내부 구성원을 한 데 모을 수장으로 조직을 잘 아는 내부 출신 인사가 장점을 발휘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는 배경입니다.
 
포스코 본사.(사진=연합뉴스)
 
재계 한 관계자는 "내부 인사 출신이 전문성을 인정받을 수 있단 점에서 경영 능력이 입증된 수장에게 리스크 관리를 맡김으로써 내부 통제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칫 정치권 외압 입김이 나올 경우 포스코 중립성 등이 훼손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습니다.
 
정치권 관계자 역시 "철강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없는 외부 인사가 외풍을 타고 선임될 경우, 조직원들이 선뜻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습니다.
 
실제 최정우 현 회장의 경우만 하더라도 철강 이외의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아온 인물로 비철강 인사라는 비판이 있었지만, 포스코 정도경영실장, 포스코대우 기획재무본부장 등을 지낸 내부에 뿌리를 둔 철강맨입니다. 
 
그간 포스코는 수장 선임 과정에서 내부 출신이라는 관례를 따라왔는데요. 역대 포스코 회장 8명 중 7명은 포스코 내부 출신이었습니다. 4대 회장인 김만제 전 회장을 제외하면 모두 포스코 내부 출신으로 채운 바 있습니다.   
 
포스코 사정에 정통한 한 인사는 "차기 수장은 조직 운용 능력 및 추진력을 비롯해 철강산업에 대한 비전을 가져야 한다"며 "재무 외에 배터리, 건설, 무역, 자원개발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통찰력과 동시에 주인 없는 회사를 끌고 갈 수 있는 유연성과 강인함을 지닌 인물이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포스코 후추위는 1월 말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해 '숏 리스트'를 작성할 예정입니다. 2월에는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합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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