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최정우, 외부인사 '주목'
민영화 후 내부 인사만 수장됐지만, 외부 인사 깜짝 발탁 여지
금융지주 사례처럼 윤 대통령 인사 철학에 낙하산 제외 가능성도
2024-01-08 06:00:00 2024-01-08 06:00:00
 
[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포스코그룹의 차기 수장으로 외부 인사들의 경쟁력이 주목받고 있습니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수장으로 사실상 내부 인사를 낙점해왔습니다. 외부 인사가 회장에 발탁된 사례가 없어 내부 출신이 유리하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외부 인사가 깜짝 발탁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경북 포항에 위치한 포스코 본사.(사진=연합뉴스)
 
재계에선 포스코그룹의 사외이사 7명의 손에 차기 회장의 향배가 달렸다고 보고 있습니다. 포스코그룹 사외이사는 모두 7명입니다. 박희재 서울대 기계공학부 교수, 김성진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 유영숙 기후변화센터 이사장, 권태균 전 조달청장, 유진녕 엔젤식스플러스 대표, 손성규 연세대 경영학과 교수, 김준기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으로 구성돼 있는데요. 이 가운데 김성진, 유영숙, 권태균 이사의 임기가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일 만료됩니다. 차기 회장 선임과 함께 새로운 사외이사가 이사회에 합류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포스코 내부 관계자는 "사외이사가 중요하다. 사외이사를 통해서 (대통령실) 언질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이니까 사외이사가 추천하는 사람이 누가 들어오냐에 따라 (수장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포스코는 그간 내부 출신 중심으로 수장을 뽑아왔는데요. 이번에 순혈주의를 깨고 외부 출신이 수장으로 올 여지를 닫을 수 없다는 전망도 나옵니다.  앞서 최정우 회장은 3연임 도전을 접었는데요. 국민연금공단이 최 회장의 3연임에 사실상 반대 의사를 밝히며 긴장감이 고조된 바 있습니다. 사외이사 7명 모두 최 회장 재임 기간 선임됐거나 연임된 인사라 공정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게 국민연금공단 측의 이의제기였습니다. 국민연금은 지난달 기준 포스코홀딩스 지분 6.71%를 가지고 있는 대주주입니다.
 
김태현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지난달 28일 포스코그룹 차기 회장 인선을 위한 CEO후보추천위를 겨냥해 "공정하고 투명한 기준에 따라 회장 선임 절차가 공개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직격한 바 있습니다. 그러자 후추위는 당일 새벽에 자료를 내고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투명하며 공정하게 회장을 선임할 것"이라고 정면 반박에 나섰습니다. 또 "지분 0.5% 이상 주주를 대상으로 ‘주주 추천’ 절차를 시작하고, 별개로 서치펌(헤드헌팅 업체) 10곳에서 최대 3명씩 추천받아 1월 중순 롱리스트를 만들 계획"이라고 부연했습니다.
 
포스코는 소유 분산 기업이라는 점에서 정권의 외압을 견디기 힘든 구조인데요. 문재인정부에서 취임했던 최 회장의 경우 재계 5위인 포스코 수장임에도 정권이 교체된 뒤 윤석열정부에서 해외 경제사절단에 참여하지 못하는 패싱을 겪었습니다.
 
반면, 금융지주 사례처럼 민간기업 인사에 정부가 관여하지 않는다는 윤석열 대통령 인사 철학에 따라 낙하산 인사 제외 가능성도 제기됩니다. 숏리스트를 모두 내부인사로 추려질 경우가 그렇습니다. 앞서 BNK금융지주, IBK기업은행 수장 자리에 내부 출신이 발탁되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은 사그라 든 바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재계 안팎에선 이번 포스코 수장 선임도 사외이사들이 중립적 절차에 따라 선정한 전문성에 따른 인사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옵니다. 
 
후추위는 신뢰할 수 있는 외부 전문기관에 평판 조회를 의뢰해 8일까지 결과를 돌려받을 예정입니다. 이어 17일 내외부 후보군을 합친 20∼30명 규모의 '롱 리스트'를 최종 확정합니다. 외부 저명인사로 구성된 '후보 추천 자문단'의 의견도 받기로 했습니다. 1월 말에는 후보군을 5명 내외로 압축해 '숏 리스트'를 작성합니다.  2월에는 이를 '파이널 리스트'로 좁혀 최종 후보 1명을 확정해 이사회에 추천할 계획입니다.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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